휴가철에 읽을만한 다섯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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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에 읽을만한 다섯권의 책
  • 승인 2004.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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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떠나는 세계의 명소들”

한차례 여름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더위를 피해 사람들이 자연속으로 숨어든다. 그러나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휴가기간도 짧아지고 금전적 여유도 없다면 몇 권의 책으로 집에서 나만의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다. 직접 가보기 전에 책을 통해 먼저 세상을 보고 듣고 느끼는 여유가 필요하다. 아름다운 세계 곳곳을 책으로 누벼보자. <편집자 주>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유홍준의 나의문화유산답사기(창작과비평사)1,2,3은 땅끝마을 해남에서부터 문화유산으로 잘 알려진 경주까지 저자가 꼼꼼히 답사하면서 펴낸 책이다. 이미 출판 10년째를 넘기고 있지만 꾸준히 개정판을 내는 동안에도 휴게소, 터미널 앞 식당까지 놓치지 않고 수정했기 때문에 마치 책을 읽는 독자가 직접 다녀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또한 미술사를 전공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이야기 솜씨는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돌 하나 부엌문 하나도 놓치지 않고 그것들에 얽힌 유래들을 풀어내 읽는 이로 하여금 여행의 즐거움 뿐만 아니라 앎의 즐거움까지 느끼게 한다.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한비야의 중국견문록(푸른숲)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독자가 원하는 중국을 경험할 수 있다. 이미 세계 오지 여행과 국토순례로 잘 알려진 저자가 1년동안 중국을 배우고 그들의 문화를 배우며 사람냄새 나는 여행을 다녀왔다. 단순히 여행지의 정해진 코스대로 유명한 곳만 찾아다니는 ‘수박 겉 핥기’식이 아닌 중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떠난 유학생활이기에 더더욱 중국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피터메일의 ‘나의 프로방스’

땅 넓고 사람 많은, 그래서 조금은 복잡하다 생각되는 중국을 경험했다면 이제 조금 조용한 곳으로 옮겨 마음의 휴식을 갖자.

피터메일의 나의 프로방스(효형출판)는 저자가 카피라이터로 활동하던 시절 프랑스 남부 일대를 여행하다가 프로방스 지방의 풍경에 매료되어 자신의 모든 안정적인 삶을 버리고 이 곳에 정착해 산 1년간의 삶의 여행기이다. 이미 학창시절 교과서에 실린 알퐁스도데의 ‘별’의 배경으로 잘 알려져 있는 느림, 시골, 일상, 소박함의 도시 프로방스. 휴식을 즐기는 틈틈이 화가들의 마을에 들려 고흐나 피카소의 작품을 감상하고, 세잔느도 만날 수 있다.

리차드 부스의 ‘헌책방마을 헤이온와이’

작은 책방이나 자신의 서점을 갖길 꿈꾸는, 그래서 책 속에 파묻혀 사는 삶을 꿈꾸는 이들은 반드시 영국으로 떠날 것을 권한다.

리차드 부스의 헌책방마을 헤이온와이(씨앗을 뿌리는 사람)는 영국 웨일스의 퇴락한 시골 마을 헤이온와이에 헌책방을 개업하여 불과 10여년 만에 수백만권의 헌책과 헌책방 수십여 군데가 들어찬 ‘헌책방 마을’로 만들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저자의 자서전이다. ‘헤이 독립 선언문’을 발표, 헤이온와이를 자신의 ‘독립국’으로 선언하기까지 하는 등의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썼다. 한 괴팍한 인간이 웨일즈의 시골 한 구석에서 세계를 대상으로 헌 책 사업을 하며 보고 듣고 배운 책의 이면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은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유럽의 지적 흐름에 대한 야사와 배경까지도 배울 수 있다.

김혜자의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좀 더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여행을 떠나길 원한다면 아프리카로 눈을 돌려보자.

김혜자의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오래된미래)는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지구 곳곳에서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한 10여 년간의 기록이다. 한국의 어머니상이라 불리는 국민배우 김혜자, 그러나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히고 산다는 동료연예인의 고백처럼 편한 삶을 살던 그녀가 이제는 진정한 ‘세상의 어머니’가 되었다. 세상의 불평등과 모순에 분노하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한 끼의 밥이라도 더 먹이는 것이 급선무라는 그녀의 주장은 그 어떤 명분보다 빛나는 진정한 어머니의 마음이다.

현승미기자(smhyun@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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