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토론 - 교회 버스 운행,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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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토론 - 교회 버스 운행,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승인 2004.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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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한국교회가 실시하고 있는 ‘교회 버스 운행’. 이 교회 버스의 운행에 대해 최근 출범한 기독노조가 ‘교회 버스 운행 금지 입법 청원’을 위한 1백만 명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일부 대형 교회들의 교회 버스 운행으로 인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영세 개척 교회 보호’가 그 이유이긴 하지만 선교적 측면에서의 적극적 운행이라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찬성 - 선교·지역사회와의 동행 위한 필수품

도시 교회에 비해 교통 사정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농·어촌 시골 교회의 경우 교회 버스의 운행은 필수적이다. 도시 교회보다는 농·어촌 교회에 더 필요한 것이 교회 버스의 운행이라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다 떠나고 노인들만 남은 교회, 거동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노인들을 보면 굳이 교인들이 아니더라도 이들을 목적지까지 태워주는 것이 시골 교회의 인심이고, 당연한 일상이다.

목회방침에 의해 교회 버스를 운행하지 않는 목회자들의 결정 또한 환영받아야 하지만, 교회 버스의 운행이 필수적인 시골 교회에 있어서 ‘교회 버스 운행 금지 입법 청원’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개척 교회를 살리기 위한 기독노조의 결정이 시골 교회의 존폐를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새벽예배부터 각종 예배에 교인들을 수송하고, 교인 심방, 주일학생 수송, 각종 행사에의 활용, 지역사회 노인들을 위한 교통편의 제공을 하는 데 교회 버스의 사용은 필수적인 것이다. 교회 버스 운행의 선교적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대형 교회들의 교회 버스 운행으로 인해 영세한 개척 교회들의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수긍한다. 그러나 ‘싹쓸이식 교회 버스 운행’ 현상은 극히 일부 대형 교회들에 국한된다고 본다. 교회 버스 운행 금지에 대한 청원이 받아들여진다면 기독노조가 보호하려는 개척 교회가 오히려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대형 교회의 경우 교회 버스를 운행하지 않더라도 자가용 승용차 이용이 대체 방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 ‘주차장 부족과 교통 혼잡’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지만 이것이 교인 수 감소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척 교회의 경우 상당수 성도들이 교회 버스의 도움이 없이는 교회에 출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오히려 교회 버스 운행이 교회 출석률을 일정하게 유지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교회 버스 운행 중지로 인한 직접적 피해는 개척 교회에 고스란히 전달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더 타당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기독노조의 ‘교회 버스 운행 정지 입법 청원’은 개척 교회의 상황을 무시한 상태에서 구상된 한국 교회의 부흥을 중단시키는 ‘유토피아적 발상’이라 할 수 있다.

이 기회에 버스를 사용하는 교회들에게 제안하고 싶다. ▲자기 교회 교인들을 태우기 위한 장소는 타 교회 정문 앞이 아닌 다른 장소를 선택하는 배려를 해야 한다. ▲교회 버스 운전자에 대한 ‘교통법규 준수교육’을 철저히 시켜, 교통규범을 어겨 지역 교회 전체가 호도되는 일은 없도록 한다. ▲지입차 사용, 불신자 기사 채용을 자제한다. 지입차주나 불신자들의 경우 운전이 거칠고 덕이 안된다는 것이 목회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역 사회가 교회 차 사용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자. 교회는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도록 돼 있다. 교회 버스 또한 지역 사회를 위한 선교와 봉사 차원에서 운행되도록 배려해야 한다. 지역 사회가 버스 사용을 요청할 때 과감히 지원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또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나 복지단체 등에서 언제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적극적인 선교를 하자.

교회 버스 운행에 대한 문제점은 이미 지역 교회와 개척 교회, 대형 교회들에서도 인식하고 있는 문제다. 그러나 버스의 운행은 시골 교회와 개척 교회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요소다. 운행 중지보다는 선교적 측면에서의 적극적 운행이 필요하다.

김헌곤 /목사·새순교회

반대 - 성장주의 산물, 개척 교회 생존권 위협

정부가 셔틀버스 운행을 금지한 목적은 ‘영세 상가의 보호’였다. 대형 백화점의 고객 유치 경쟁은 셔틀버스가 운행되게 했고, 이로 인한 폐해는 영세 상가에 고스란히 전수돼 이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국회는 이런 병폐에 주목, 영세 상가 보호의 필요성을 자각해 법으로 백화점 셔틀버스 운행을 규제하게 됐다.

그러나 종교 단체를 예외로 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하게 했다. 정부의 이런 결정은 종교의 자유 및 선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듯하나 사실은 자본을 앞세운 대형 교회의 셔틀버스 운행은 교인 수평 이동에 일조하면서 그 폐해가 영세 개척 교회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정도에 이른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셔틀 버스 운행을 안 한다면 전체 한국 교회 교인이 감소하겠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줄지 않는다’, 또는 ‘준다 해도 그 정도는 극히 미미하다’ 라는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셔틀버스의 운행은 선교가 아니라는 결론이다. 셔틀버스의 운행은 ‘헌금의 낭비’ 또는 누수이며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1. 한국 교회의 수치이다 사찰과 성당에서도 하지 않는 일을 교회가 함으로써 교회 간의 과도한 경쟁, 교회 간의 불공정한 행위가 발생하게 하고, 지역 교회의 활성화에 역행된다. 셔틀 버스의 운행은 개 교회의 사악한 이기심이 빚은 폐해이며 한국교회의 개 교회 이기주의는 공 교회(하나님의 교회) 개념과 상치되고 있다. 2. 교인의 수평 이동에 일조하고 있다 한국 교인의 수평 이동은 이미 정설이 되었으며 개척 교회 또는 소형 교회에서 대형교회로의 교인 이동 현상이 뚜렷하다는 통계를 교회성장연구소가 최근에 발표한 바 있다. 교인들이 자기 스스로 대형 교회를 찾아가는 것이야 교회 선택의 자유에 해당하지만, 대형 교회가 자본을 앞세워 수많은 차량들을 동원해 시·도의 경계를 넘어 타 지역에까지 보내는 것은 불공정한 경쟁일 뿐 아니라 개척 교회 목회자들을 허탈하게 하는 주원인이 되고 있다. 3. 교통난의 우려는 없다 영세 상인을 보호하기 위해 백화점 셔틀버스 운행금지 입법 청원이 한창이던 때 백화점 측에서 주장했던 것이 ‘손님들이 승용차를 운행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난’이 었다. 그러나 이것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듯이 교회 버스 운행을 금지함으로 인해 그 지역에 교통난이 발생할 것이라는 교회들의 주장은 이미 백화점에서 검증이 된 바 아무 설득력이 없다.

물론 개 교회들의 주차장 확보 방안이 문제가 되겠지만 그것은 교회가 교인들과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다. 교인들이 주차에 불편을 느끼게 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든지, 아니면 지역 교회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또한 멀리 이사 간 교인이 그 지역 교회로 옮기게 돼 결과적으로 버스 운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헌금의 낭비와 경비를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게 된다. ‘교회 버스 운행을 금지하면 한국 전체 교인 수가 줄겠는가?’ 라는 필자의 물음에 대해 ‘줄지 않거나 줄어도 그 수는 극히 미미할 것’이라는 대답이 대다수였다.

그렇다면 교회 버스의 운행은 선교도 봉사도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다만 이러한 현상은 개 교회 성장주의와 이기주의가 빚은 한국 교회의 수치이며 교인들의 헌금을 낭비하는 결과라는 것이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안 되는 비합리적인 일이다.

이것을 간파한 양심적인 교회와 담임 목사는 교회 버스를 운행하지 않는 경우도 상당히 많이 발견되고 있다. 이제라도 한국 교회의 셔틀 버스 운행은 금지됨이 마땅하다.

이길원 /목사·교회법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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