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순절교회협의회·한국기독교신문협회 공동주최 ‘효 사상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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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순절교회협의회·한국기독교신문협회 공동주최 ‘효 사상 세미나’
  • 승인 2004.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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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부모 공경을 비롯한 가족 윤리에 대해 구체적이면서도 적극적으로 교훈한다. 그러나 가족 윤리를 발달시켜왔던 동양 윤리와 기독교 윤리는 마치 상극인 것처럼 일반에게 비춰졌고, 동양의 가족 윤리에 기초해서 기독교를 불효의 종교로까지 비난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이 현재 효사상과 관련, 일반인들이 기독교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본 개념이다.

성경의 가르침은 오히려 ‘하나님 섬김’과 ‘부모 공경’을 같이 말하고, 가족 윤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 특히 부모 공경을 곳곳에서 가르치고 있지만 그 가르침이 다양한 문화와 대립되면서 곡해되고 왜곡됐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 또한 이런 오해는 기독교를 넘어 불교 등의 종교로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이런 때 기독교를 비롯한 유교, 불교 등 각 종단의 효 사상에 대한 오해를 바로 잡고 바른 접근을 시도, 믿음의 사회를 열어가기 위한 세미나가 한국오순절교회협의회(대표회장:한영훈 목사)와 한국기독교신문협회(회장:최규창 국장) 주최로 지난 21일 한영신학대학교에서 개최돼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김덕균 교수(성산효도대학원대학교)는 “한국 사회에서의 효는 바른 정신문화 창달이라는 차원에서 뿐 아니라 개인, 가족, 사회, 국가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절실하다”고 평가, 효 사상에 대한 바른 접근과 이해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성경적 효와 동양의 가족 윤리,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발제에서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에 관한 한 동양 윤리와 성경의 가르침은 같으며, 어느 시대 어느 지역에서나 변함없이 적용됐다”며 “성경의 약속 있는 첫 계명은 동양적 가족 윤리와 그대로 맞닿아 있다”고 주장했다. 성경이 말하는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이 약속 있는 첫 계명이니 이는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는 에베소서 6장의 말씀과 십계명의 첫번째가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공경이라고 한다면 다섯번째 계명은 ‘친부모에 대한 공경’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한 “부모에 대한 효도는 성경과 동양 윤리상 변함없는 진리에 해당하며, 비록 효를 표현하는 방식이나 방법은 다를 수 있어도 그 정신과 의미는 변할 수 없고, 특히 한국의 다 종교·다문화 사회를 엮을 수 있는 중심사상이 효밖에 없다는 절박한 상황에서는 더 의미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기독교·불교·도교·무속과 같은 내세 지향의 종교문화와 유교 등의 현세 지향의 종교의 갈등, 소승불교와 유교 등의 자력 종교와 기독교·대승불교 등의 타력 종교의 알력도 부모를 향한 효 사상 만큼은 공통성을 지니고 있고, 북한과 남한의 이데올로기 갈등도 이념을 초월한 이산가족의 해후를 통해서 보듯이 효를 근간으로 하는 가족주의로 풀 수 있는 만큼, 이 민족을 하나로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효사상임을 강조했다.

성균관대학교 이명수 교수는 효사상의 미래적 효용성에 대해 접근, “유교의 효사상은 사회보장 인프라를 위한 이념이 되고도 남는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교수는 “사회 각 구성원이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공자의 말을 빌어, 이름에 따르는 실질적 직분이 올바르게 이행되는 사회의 실현을 선결 요건으로 삼은 점을 들었다.

“제 역할에 충실한 것이 인간 사회의 조화이고 유교가 지향하는 사회 통합의 형태인데 효사상이 바로 그 밑거름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주장인데, 산업화·감각화·정보화시대를 살면서 인간다운 삶이 박탈되는 지금, 노약자와 같은 절실한 배려의 대상에 대한 인간다움, 즉 인(仁)의 실천을 주요 명령으로 하는 효사상의 효용성은 극대화된다는 주장이다.

자호춘옌 교수(중국 산동사범대학교)도 효사상이 사회적 문제 해결과 미래를 위한 대안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자호춘옌 교수는 ‘현대 중국에서의 효사상의 현황과 문제’라는 발제에서 “효사상은 한나라 때 다른 학파를 능가해 중국 봉건사회의 주된 사상이 됐으며, 원래 가정의 범위에서 ‘부모를 모신다’는 의미가 확대돼 나라를 다스리는 군주를 잘 모신다는 의미로 전화됐고, 명·청나라 때까지는 효사상의 발전에서 인위적인 추진에 따라 극단화된 경향을 보였다”고 중국에서의 효사상의 발전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근대에 이르러 중국의 5대 운동, 문화대혁명, 세계화 등 역사적인 사건과 조류의 형향 밑에서 효사상은 좌절되고 전반적인 부정과 회의를 받았다는 평가도 곁들였다. 자호춘예 교수는 그러나 “중국의 경제적 발전과 사회적 보장시스템이 상응적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중국의 전통적 효사상이 이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현대인의 도덕 건설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지금까지 효도사상은 과학적이지 못하거나 현실 상황에 부합하지 못한 부분도 있기는 했지만 총괄적으로 보면 유가사상 중 효도사상은 적극적이고 과학적인 부분이 더 많다”며 효사상의 긍정적 면을 설명, “21세기에 접어든 중국 사회에서 전통적 문화유산으로서의 효도사상을 되찾아 계승해야 경제 영역에서의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국제교육진흥원 박호남 박사는 ‘불교 대효(大孝) 사상의 현재적 조명’이라는 발제로 효 개념에 접근했다. 박 박사는 인도 고대인들의 윤리를 규정한 ‘마누법전’을 언급, 법전이 말하고 있는 스승과 부모, 연장자를 동등하게 공경하라는 명문과 함께 부부의 화목한 관계 등은 인도 전통 사회에서 효가 대단히 중요시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불교의 근간이 되는 인도인들의 효 관념은 인생의 전체적 과정에서 규정되고 이해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도에서는 성문법적인 전통이 강해 베다시대부터 자식의 효보다는 부모의 의무를 먼저 규정하고 있고, 아리안의 법칙에는 부모가 자식을 교육시키고 결혼시키고 재산을 똑같이 분할하는 등의 의무와 이혼, 재산 분할권, 계급에 따른 대우 등의 권리가 명시되고 있으므로 효 관념도 의무와 권리라는 양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접근 방식을 취했다.

박 박사는 또한 “불교가 도덕과 지식의 문제를 주로 탐구하기 때문에 효행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오해하는 일이 있지만, 부처의 깨달음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은 수많은 전생을 지나면서 부모님께 효도한 선업으로 인해 이룰 수 있었다는 점에서 효도는 불교에서도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된다는 사실이 강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종은기자(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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