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산지를 지금 내게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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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지를 지금 내게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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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5.1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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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예술과 하나님의 마음 (3)
▲ 안용준 목사

갈렙은 가나안 정복이후 자신이 차지할 땅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 45년 전 가데스 바네아에서 모든 백성이 가나안 정복을 포기하려던 때, 오직 여분네의 아들 갈렙 만이 목숨을 걸고 백성들에게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지 말 것을 선포하였다. 그때 모세는 그에게 그가 밟은 땅은 영원히 그와 자손이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약조했던 것이다. 여호수아 앞에서 당당한 그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그 날에 여호와께서 약속하신 이 산지를 지금 내게 주소서 그곳에는 아낙사람이 있고 그 성읍은 크고 견고합니다. 그러나 주께서 나와 함께하신다면, 주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들을 쫓아 내리이다”

놀라운 선언이다. 요셉 자손이 가나안 사람들의 철병거에 겁먹고 물러선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더욱이 갈렙은 이미 정복한 땅 중에서도 제일 좋은 땅을 선택해도 될 터인데, 아직 정복되지도 않은 헤브론 산지를 두고 “이 산지를 지금 내게 주소서” 했을 때 친구인 여호수아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여호수아에게 땅을 분배하는 일이 정말 쉽지 않은 상황에서 참으로 고맙고 든든한 일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그가 정복한 헤브론은 훗날 다윗이 이스라엘 열두지파 가운데 가장 강력한 유다지파의 왕으로 세움을 받는 중요한 장소가 된다.

아직 정복되지 않은 땅을 앞에 두고 기도하는 사람이 한국의 예술가에게도 있었다. 1919년에 태어나 1999년에 소천한 이연호 목사이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참혹한 아픔을 겪어야 했던 민족의 수난기였다. 해방이후 조선신학교를 졸업한 그는 한강다리 옆 빈민 밀집지대인 서부 이촌동에서 교회를 세우고 예배를 드렸다. 그는 저 소득자나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만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인격적으로 상처를 가진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1948년 미국 『타임지』에 빈민촌 사역이 소개되면서, 이것이 인연이 되어 1953년 시카고 근처의 로렌스(Lowrence)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며 디트리히(Thomas Dietrich)교수에게서 미술지도를 받게 되었다. 1958년에는 미국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서 종교심리학을 전공하고 코치(Korch)박사로부터 기독교미술 강의를 수강하기도 했다.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로렌스대학에서 학사(1955), 프린스턴대학에서 신학석사(1960), 남가주신학교에서 신학박사(1986)의 결실을 맺게 되었다.  
진실로 그는 민족이 나아가야할 길을 닦으며 큰 길을 수축할 만한 인물이었다(사 62:10). 이것을 기반으로 그는 한국에서 기독교미술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었다. 1963년부터 27년 동안 장신대에서 기독교미술학 강의를 했다. 그의 수업을 통해 신학생들은 예술이 문화에 있어서 핵심적 위치를 점하게 되는 중요한 이유가 그것이 영성과의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터득하게 되었다.

특히 그의 활동 중에서 괄목할 만한 것은 1966년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를 창립하고 기독교미술 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예술의 창조성이 창조주의 성품에 참예한다는 사실을 고백하며 구속적으로 예술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연호목사는 이러한 예술적 재능을 기독교가 더욱 장려하고 기독교문화를 형성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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