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결산] 21세기찬송가...교리와장정 뒤엎고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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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감 결산] 21세기찬송가...교리와장정 뒤엎고 '보류'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4.11.04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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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결의로 새 기틀 다졌지만 … ‘21세기찬송가’건 부결 번복 보류 결정에 혼란 가중

감리회가 지난 혼란에 대한 종지부를 찍고 정상화의 기틀을 새롭게 다졌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전용재, 이하 감리회) 제31회 총회가 ‘오늘의 혁신, 내일의 희망’이라는 주제로 30일~31일 양일간 광림교회에서 개회했다. 감리회 사태 이후 8년 만에 열린 행정총회다.

이번 총회에서는 신천지를 포함한 9개 종파를 이단으로 결의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천명한 반면 ‘21세기찬송가 사용중지’ 안건에 대해서는 부결을 번복하고 ‘보류’로 결정 내리는 혼선을 빚었다.

이날 총회는 전용재 감독회장을 의장으로 전체 회원 1,474명 중 1,237명 참석으로 개회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회무에 돌입했다. 전 감독회장은 “하나님의 은혜로 감리회가 회복을 이루고 8년 만에 정상적인 행정총회가 개회됐다”며 “지금은 감리회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정상을 향해 나아가는 때”라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31일 오전 총회 회무 처리 과정에서는 이번 감리회 총회의 가장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던 9개 종파의 이단 결의를 묻는 논의가 진행됐다.

감리회 특별위원회 ‘신학정책 및 이단대책 위원회’는 지난 2년여 동안 이단 종파에 대한 연구 및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총대들은 신천지를 포함한 통일교, 구원파, 몰몬교, 안식교 등 9개 종파의 이단 결의와 함께 베뢰아, 평강제일교회 등 4개 단체를 ‘예의주시한다’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와 함께 총회 실행부위원회(총실위)가 의욕적으로 상정한 ‘21세기찬송가 사용중지’안건은 거듭된 논의 끝에 부결됐지만, 감독회장의 ‘의지’에 의해 ‘보류’로 결정되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총회에서 총대들은 ‘21세기찬송가’ 사용중지를 결의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 문제와 대체할 찬송가 문제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또 민감한 사안인 만큼 실행위에서 더욱 연구해 결정하자는 입장과 총회에서 바로 결론을 내자는 입장이 맞물리면서 한동안 공방이 일기도 했다.

정지강 명예사장(대한기독교서회)은 “저작권 소유 교단들의 합의를 전제로 문제 곡을 삭제하고 다시 편집, 출판하되 예전의 익숙한 찬송을 첨가해 21세기찬송가를 계속 사용하려 한다”고 밝히고 “만약 새롭게 제작한다면 각 교단과 관련 기관들의 협조 하에 무상으로 교체해 개 교회에 부담이 없도록 하겠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입장을 좁히지 못한 총대들은 격론 끝에 찬반투표를 거쳐 총실위가 아닌, 총회에서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21세기찬송가 사용중지’건에 대해서도 투표에 부친 결과 찬성 355표로 과반(394)을 넘지 못하고 결국 부결됐지만, ‘반대’도 거수를 실시함으로써 377표를 계수했다.

건의안이 과반에 미치지 못하므로 폐기해야 할 안건을 반대를 거수하자, 장정유권 해석을 놓고 총대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안건에 대한 찬성이 과반이 미치지 못했으니 폐기가 맞다”는 의견과 “찬반 모두 과반을 넘지 못했으므로 결정된 것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맞선 것.

안건의 폐기 여부를 놓고 논쟁이 길어지자 전 감독회장은 “의장의 권한”으로 다시 투표를 실시하는 등 교리와장정의 해석을 뒤엎은 상식 밖의 행동을 보였다. 결국 ‘21세기찬송가’안건은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폐기되지 않은 채 ‘결정보류’라는 불씨를 남겼다.

이 밖에 건의안으로는 2019년 3·1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을 준비하는 ‘역사특별위원회’ 조직안과 함께 ‘은재 신석구 목사 탄신 140주년 기념식’ 거행이 통합 통과됐으며, 세월호 참사 관련 교단 입장 발표의 건, 교단 개혁에 관한 총회 결의문 채택의 건 등이 받아들여졌다.

또 ‘NCCK 탈퇴건의안’이 어제(30일) 심사위원회에서 부결된 가운데 명칭을 ‘교회협 활동 권고안’으로 변경하고 교회협(NCCK)의 지나친 진보적 성향에 대해 주의할 것을 권고하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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