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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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25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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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금메달

2014년 동계 올림픽이 7일 개막하여 23일 까지 러시아의 소치에서 있었습니다. 총 88개국 3천여 명의 선수들이 참여하였고 한국도 13개 종목에 71명의 선수들이 태극기를 가슴에 단 채 선전 하였습니다. 그 가운데 필자의 눈에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선수들의 선전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은메달도, 동메달도 모두 값진 것임에 분명하지만, 금메달을 보며 온갖 아름다운 찬사를 하며 감동을 받습니다. 이는 아마도 1등만 바라보는 사회, 잘나고 똑똑하고 위대한 사람만 사랑하는 그런 사회에서 어쩌면 필자 자신 또한 그런 부류의 인간의 하나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작은 자를 섬기라"고 말씀하시지만 어떻게 하면 큰 자리 차지할까 고민하는 모습이 제자들 모습이요, 우리들 모습인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필자 자신도 새벽마다 교우들을 위한 기도를 하는데 자세히 보면 무조건 금메달을 따게 해달라는 기도가 아닌지 부끄러움을 고백합니다.

진정한 금메달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자리 가운데 매 순간 만나게 되는 선택의 순간 속에서 가치의 기준을 하나님의 뜻에 두고 최선을 다하는 삶, 그래서 우리의 삶이 예수그리스도를 더욱 닮아가는 삶이라 생각합니다.

필자의 교회는 교회 사역이 가장 한가한 2월을 이용하여 목회자들이 성도님들 사업장에 가서 봉사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이것을 시작한 이유는 필자가 독일에서 살 때 매일 새벽에 문을 여는 성도님 가게에 가서 함께 문을 열며 하루를 같이 일하면서 보냈는데 지금까지 그 성도 분은 잊지 못하고 필자에 대하여 부끄러울 정도의 고마움과 칭찬을 하시는 것을 보면서 한국에 와서는 아예 이것을 “사랑의 리퀘스트” 라는 이름으로 정기적으로 봉사하게 된 것입니다.

다른 직장은 전문적인 기술이 더 많이 요구 될 것 같고 혹 방해가 될 것 같아 식당으로 제한하여 주방에 가서 설거지 등 필요한 일을 섬깁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본 성도님들의 살아가는 모습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어떤 가게는 반찬 재활용의 유혹을 거절하고, 세제 역시 환경을 생각하여 친환경 세제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주방에 가서 일을 해보니 그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고자 하는 그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분들이 정말 금메달리스트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의 최고 드라마는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 팀이었습니다. 1년 내내 눈 한 점 볼 수 없는 육상선수 출신들이 모여 만든 팀이었습니다. 이들은 처음 출전해 선전했지만 경기 중에 썰매가 부서져 결승점을 걸어서 통과했습니다. 자메이카 선수들의 무한 도전 스토리는 '쿨러닝'(1993년)이라는 걸작 영화를 낳기도 하였습니다.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한국 봅슬레이 2인승 남자 대표 팀이 영화 '쿨러닝' 못지않은 '작은 기적'(18위)을 일으켰습니다. 한국에는 아직 전용경기장도 없고 이제 스타트 연습장이 만들어진 상황입니다. 대표선발전은 일본에서 치러야 했고 인기종목에 비해 기업들의 후원도 많지 않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 선수들은 연간 합숙기간이 300일이나 넘는 훈련을 묵묵히 훈련했다고 합니다. 우리 선수들은 주어진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이러한 그들의 모습은 메달과는 상관없이 큰 울림과 감동, 최선을 다하는 삶의 자세를 보여 주었습니다.

우리의 삶의 자리는 사람들이 박수갈채를 보내는 빛나는 시상대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외롭고 거칠며 메마른 곳일 때가 더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역사는 부족하지만 용기를 잃지 않고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들을 통하여 나타납니다. 그리고 우리는 마지막 날 하나님의 나라의 시상대에서 묵묵히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최선을 다한 삶으로 큰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시상대에 서서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라고 칭찬 받는 날을 사모하며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기쁨이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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