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약한 우리를 신적 존재로 만드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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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약한 우리를 신적 존재로 만드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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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1.2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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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파라오의 종과 하나님의 종

▲ 이경직 교수
모세는 이미 하나님의 종이 되는 일이 무엇인지를 경험했다. 그는 하나님의 산 호렙에서 하나님을 만났을 때 "내가 너를 바로에게 보내어 너에게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게 하리라"(출 3:10)는 약속을 받았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 왕 파라오로부터 구출하시기 위해 "이제 가라. 내가 네 입과 함께 있어서 할 말을 가르치리라"(출 4:12)고 명령하셨을 때, 그는 "오, 주여, 보낼 만한 자를 보내소서"(출 4:13)라고 발뺌했다. 그는 하나님이 주님이라는 고백을 입술로만 하면서 자신의 무능력을 핑계로 삼아 하나님의 뜻대로 순종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진노하셨지만 말 잘 하는 아론을 그에게 붙여 주시면서 "내가 네 입과 그의 입에 함께 있어서 너희들이 행할 일을 가르치리라"(출 4:15)고 약속하셨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모세를 대변해 줄 아론에게 모세가 "하나님 같이 되리라"(출 4:16)고 말씀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와 아론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되돌려 보내실 때, 하나님의 능력을 상징하는 지팡이를 가지고 가도록 하신다. 야곱이 아무것도 없이 지팡이 하나만 들고 요단강을 건너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갔지만 그가 가나안으로 돌아올 때는 엄청난 부를 가지고 돌아오도록 하셨다. 야곱의 손에 들린 보잘것없는 지팡이가 하나님의 손을 거치면서 엄청난 능력과 재산이 되었기 때문이다(창 32:10). 미디안 광야의 목자들이 사용하는 평범한 지팡이가 하나님의 지팡이가 되면서(출 4:20) 이집트의 지팡이들을 삼키는 지팡이가 되었다(출 7:12). 모세의 손에 들려 있었던 그 지팡이는 모세가 이적을 행하는 도구가 되었다(출 4:2, 17). 그 지팡이는 하나님의 통치와 권능이 나타나는 수단이 되었다. 그 결과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께서 그들의 조상과 맺으신 언약을 지키시는 분이심을 믿도록 했다( 출4:5). 그 지팡이는 모세가 그의 가족과 함께 이집트로 귀환할 때 두려움 없이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었다(출 4:20).

모세가 이집트 왕 파라오에게 이스라엘 백성을 내보내달라고 요구했지만 파라오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더 힘든 노동을 강요함으로써 이에 응수했다. 그러자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를 원망했다. 이스라엘 백성은 파라오를 찾아가서 "왕은 어찌하여 당신의 종들에게 이같이 하시나이까?"(출 5:15)라고 묻는다. 이 질문은 그들이 파라오를 아직 그들의 왕과 주님으로 모시고 있음을 드러낸다. 그러하기에 그들은 모세와 아론을 향해 "너희가 우리를 바로의 눈과 그의 신하의 눈에 미운 것이 되게 하고 그들의 손에 칼을 주어 우리를 죽이게 하는도다"(출 5:21)고 원망했다. 모세는 하나님을 향하여 "주께서도 주의 백성을 구원하지 아니하시나이다"(출 5:23)라고 원망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분의 "강한 손으로 말미암아 바로가 그들을 보내리라"(출 6:10)고 약속하셨다.

파라오에 대한 모세의 요구는 파라오에게는 어처구니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파라오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 백성보다 많고 강하다는 사실을 두려워해서(출 1:9) 이스라엘 백성을 국고성 비돔과 라암셋을 건축하는 일에 동원했다(출 1:11). 국고성은 이집트의 식량과 병기 등 국가 주요물품을 보관하는 성이다. 이 성은 이집트 사람들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 같다. 국고성 건축이 파라오를 위한 일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출 1:11). 그러하기에 이스라엘 백성의 노동력을 포기한다는 것은 이집트에게 치명적인 일이기도 했다. 파라오가 모세의 요구를 거절한 것은 그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분의 백성이 파라오가 아니라 그분을 섬기는 종임을 분명히 하셔야 했다. 그러나 이집트 왕 파라오는 자신이 이스라엘 백성까지 다스리는 왕이고 주인임을 주장하고자 했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의 주님이신 하나님에 대한 도전이기도 했다. 하나님은 여기서 물러서실 수 없었다. 그래서 하나님은 모세에게 다시 파라오를 찾아가서 하나님의 명령을 전하라고 하신다. 그러나 모세는 "나는 입이 둔한 자이오니 바로가 어찌 나의 말을 들으리이까?"(출 6:30)라고 망설였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지팡이 모세를 파라오에게 하나님과 같은 존재가 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다시 하셨다(출 7:1).

우리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일하는 사역현장에서 때로 우리가 보기에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처음 부르시면서 하셨던 약속을 잊어버리기 싶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처음 부르셨을 때 망설이고 주저했던 우리의 태도를 반복할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연약한 지팡이들을 다시 하나님의 왕권을 나타내는 도구로 사용하시고자 하신다. 그리하여 우리가 비록 하나님 없이는 한없이 연약하지만, 하나님의 손에 들려 사용될 때 세상의 가장 강한 권력 앞에서도 하나님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약속을 주신다. 우리가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로되 영으로써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리니, 무릇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사람은 곧 하나님의 아들이다."(롬 8:13-14) "약한 나로 강하게" 하시는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해주소서"라는 호산나 찬송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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