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와 증오를 쏟아내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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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와 증오를 쏟아내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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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9.0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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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익 목사 (신촌성결교회)

오늘은 인성이 모두 메말라 버린 시대가 됐다. 날마다 살인과 강간 그리고 성폭행 이야기가 뉴스를 도배한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인성교육에 너무 무관심했다. 삶을 이야기하지 않았고 과정에 대해서 그냥 건너뛰었다. 오로지 기능과 성공과 수출에만 올인해 왔다. 인성과 인간관계,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는 무관심 했다. 그 결과 오늘 같은 분노와 증오의 공황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경제가 어려워 가는 곳 마다 아우성이다. 젊은이들은 미래를 잃고 방황중이다.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체제는 사람들의 정신을 날카롭게 만들고 있다. 이웃 사람이 어느 순간 적으로 돌변할지 몰라 불안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이웃집에 전자발찌를 차고 있는 성폭행범이 살고 있는지 모르고 ‘묻지마 살인’은 언제 어느 곳에서 발생할지 몰라 두려운 세상이 되어버렸다.

어떤 사회가 막가는 징조는 살인이 너무 쉽게 자행되는 모습에서 알 수 있다. 살인이 너무 쉽게 이유도 없이 자행된다는 것은 오랫동안 사회구조가 병들어 왔다는 증거다. 병든 것조차 모르고 살아온 결과 오늘의 사건 사고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나타난 징조들을 보면 모두 섬뜩하다. 여의도 길 한복판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은 그에 대한 예로 들 수 있다. 그 범인은 살기를 품고 범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때는 직장에서 잘 나가던 직원이었다.

하지만 직장에서 무능한 직원으로 낙인찍히고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자 사표를 내고 회사 문을 나섰다. 4년간 가족과도 연락을 끊고 작은 공간에서 라면으로 허기를 때우며 몇 달 동안 누구와도 연락하지 않고 지냈다. 그저 외톨이 인생으로 살아가며 옛 직장 동료들에 대한 증오심만 키웠다고 한다. 그리고 매일 그들을 죽이고 싶을 때마다 숫돌에 칼을 갈았다니 그는 우리 사회에서 잊혀진 사람이었다. 그 젊은이는 어느 날 감정을 진정하지 못하고 칼을 들고 나섰다. 옛 동료들이 퇴근해 나오는 것을 보고 달려들어 무차별적으로 찔렀다.

이 사건 말고도 연일 터지는 각종 강도 사건, 강간 및 성폭행 미수사건들을 보면서 이제 우리 사회는 늦었지만 틀을 새로 짜야 한다는 다급함을 느낀다.

오늘은 오로지 나의 유익만을 위해서 살아가는 시대가 되었다. 범인이 묵었다는 좁은 고시원에서는 옆방에 사는 사람도 마주치면 눈길을 피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매일 TV 보는 것이 전부였다는데 그의 행동은 이미 잉태되어 카운트다운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내 이웃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내 이웃이 무능할 때 도울 이웃이 되어야 하고 소외될 때 함께 하는 정신도 필요하다. 경쟁에서 뒤처지는 사람의 심정을 생각해 보라. 그를 몰아세워 빠져나갈 퇴로까지 없어졌을 때 나타날 행동에 유의하자. 누가 누구를 탓하랴. 오늘 왕따 현상은 지금도 또 다른 범죄와 살인의 증오를 키워 어느 날 무섭고 끔찍한 사건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이런 현상을 병리현상으로만 간단하게 치부하지 말고 근본을 고쳐야 한다. 이제는 인성교육에 관심을 돌려야 한다. 수출도 좋고 GNP 증가도 좋고 선진화도 중요하지만 인성의 회복은 더욱 중요하다.내 이웃이 소외된 채 분노를 삭이고 있을 때 우리는 무관심한 채 나만을 위해서 살아왔다. 가까운 이웃이 잊혀지고 멀리 있는 존재처럼 살아가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이웃이 이웃으로 눈에 들어오고 교류하고 인간관계가 이루어지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오늘 한국 교회는 이 사랑 결핍과 무관심이 불러오는 병리현상에 귀를 기울이고 나눔과 섬김을 뜨겁게 실천할 때가 되었다. 그리고 지역 곳곳의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돌봄 사역을 더욱 강화하고 영혼구원에 더 뜨거워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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