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한 가지 부족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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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한 가지 부족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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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5.2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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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상기 목사 (예수로교회)

기로전설(棄老傳說)이라고 불리는 고려장 설화에 나오는 얘기다. 70살이 된 늙은 아버지를 풍습대로 아들이 지게에 지고 산중에 버리고 돌아오려고 하는데, 함께 갔던 손자가 나중에 아버지가 늙으면 지고 온다며 그 지게를 다시 가져오려고 하자, 아들은 자신의 불효를 깨닫고 아버지를 다시 집으로 모셔 지성으로 봉양했다는 얘기다.
일설에는 한 관리가 풍습대로 늙은 어머니를 선산에 버리러 갔는데, 어미는 아들의 돌아가는 길을 염려하여 구부러진 산비탈 길마다 소나무 가지를 꺾어두어, 아들이 길을 잃을 때 어미의 피 묻은 소나무 가지를 찾아 가도록 했다고 한다. 자신의 불효를 깨달은 아들은, 선혈이 낭자한 어미의 손을 부여잡고 대성통곡을 하며, 노모를 다시 집으로 모시고 효성을 다했다고 한다.

마침 중국의 사신이 조정에 노새 두 마리를 가져와서, 대신들에게 어미와 새끼를 알아맞히라고 하자, 모두 문제를 풀지 못하여 궁지에 몰렸는데, 관리의 어머니가 이르기를, 노새를 모두 굶긴 뒤에 여물을 주어 먼저 먹는 놈이 새끼라고 알려 주자, 그 관리는 노모의 지혜로  국난을 면하게 되어 나라의 정승이 되었단다. 바야흐로 현대판 고려장들로 아름답던 어버이들의 모습들이 노인들의 군상 속으로 자꾸만 사라져간다. 짐되는 노인들이 날마다 늘어가고 있다. 각종 노인요양 시설에는 노부모 환자들이 즐비하게 외로운 병상에서 가족들의 보살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노인은 젊은이의 미래다. 현재는 미래를 만드는 과거다. 가족 간의 균열과 붕괴는 더 심화되어가고 계층 간의 불화와 빈부의 갈등은 더 골이 깊어만 간다. 스승의 날인데도 제자들의 모습이 안 보인다. 사제지간의 신뢰와 사랑이 점점 더 엷어져간다. 예부터 제자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고 하여 스승의 지위를 임금이나 아버지와 같이 여겼고, 스승은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 하여 본인보다 뛰어난 제자를 키워내는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여겼다. 요즈음은 아이들이 학교 안에서 집단 흡연을 하고 성폭행을 일삼아도 교사가 그 자리에 없다고 한다. 교사는 단순히 근로의 대가로 보수를 받는 여러 직업의 하나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까지 바꿀 수 있는 스승이요 은사(恩師)가 된다. 박봉(薄俸)과 격무(激務)의 대명사였던 시절에도 많은 인재가 기꺼이 교사를 천직(天職)으로 택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공자는 ‘논어’ 술이편(述而篇)에서 세 사람이 길을 가더라도 그중에 반드시 내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는데, 이는 그들 중 좋은 점을 가진 사람의 장점을 가려 이를 따르고, 좋지 않은 점을 가진 사람의 단점으로는 자신을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처님이 오신 날이 다가오는데도 부처의 모습이 안 보인다. 국내 최대 불교종단인 조계종 승려들이 호텔 스위트룸에서 억대의 포커도박판을 벌여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무애(無愛)의 경지에 들어간 듯 계(戒)와 율(律)을 지키지 않는 야호선(野狐禪)은 선이라고 할 수 없다. C.S.루이스는 거룩한 것을 다루다가 손이 무감각해진 사람만큼이나 거룩하지 못한 이들도 없다고 했다. 비단 종교계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의 대오각성이 요구되는 경종이기도 하다.

가정예배와 가정교육은 전인교육의 못자리와 같다. 교회의 사명과 역할과 사역은 누가 뭐래도 이 시대의 마지막 대안이요 희망이다. 성경에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는 신실한 부자관리에게 예수님은 아직도 네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나가 전부이고 전부가 하나인 것은 생명이다. 다 가졌어도 예수가 없으면 다 잃어버린 자요, 다 잃어버렸어도 예수만 있으면 다 가진자이다. 5월의 봄날은 간다. 예수를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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