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 임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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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에 임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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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3.2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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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돈 교수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 바로 앞으로 다가왔다. 아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어느 때보다도 선거는 과열양상이다.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두 정당은 개명과 합당을 통하여 전혀 새로운 당이 되었다고 한다. 그 동안 우리가 한나라당으로  알고 있던 새누리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서 초법적인 권력을 부여하고, 당의 모든 것을 갈아엎고 끝내는 당이름조차 갈아치웠다. 그리고 제1야당이었던 민주당도 여러 정파를 아우르더니 끝내 민주통합당이라는 새로운 당을 만들어서 총선에 임하게 되었다.


이번 선거의 핵심인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일단 민심의 한 부분을 읽어낸 것 같다. 즉 모든 국민들이 그들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만들어낸 지금까지의 정치에 대해서 국민들이 불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들은 간판을 갈아치우고, ‘신장개업’을 외친 것이다.

그리고 정말 새로운 것을 보여주겠다고 공천혁명을 외쳤는데 그게 그렇게 쉽지는 않은 것 같다. 한 당은 그 과정에서 누구 파가 더 많은 영향력을 끼쳤다고 난리고, 또 한 당은 특정 정파가 독식했다고 난리다. 또 이들을 보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결국 그게 그것인, 정치의 논리와 이익이 난무하는 현장을 보게 되었다. ‘실망’, 거기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 정치의 모습을 우리는 또 목격해야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정치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실망이 체념이나 포기로 가는 것이 아니라 냉소와 분노로 표출되고 있는 것 같다. 대표적인 예를 든다면 ‘나꼼수’의 활약이다. 이것은 정규방송이 아니라 몇몇이 모여서 인터넷으로 송출하는 사적인 방송이다.

어쩌면 방송이라는 말이 맞지 않는 개인적인 농짓거리다. 그런데 사람들이 열광한다. 특히 젊은이들이 이 방송을 들으며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하기도 하고, 그 영향력으로 자신들의 정치적 의견을 만들어 가기도 한다. 김용민PD를 결국 이번 총선에서 공천한 민주통합당의 한명숙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이 방송은 매주 1천만 명이 듣는다고 한다. 물론 과장이 있겠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즉 실망을 냉소로 바꾼 이들이 이 방송을 들으며 통쾌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분노로 이끈 사람들은 ‘친북좌빨’에 대해 편가르기를 시도한다. 나라를 팔아먹을 이들에 대해서 ‘이 나라를 어떻게 만들었는데’하는 생각이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시청 앞에 모이기도 하고, 제주 강정에서 해군기지 건설 찬성을, 탑골공원에서 한미FTA 찬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의 새로운 관심들은 결국 이번 총선을 통해서 표출될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총선에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 이러한 관심에 교회 역시 빠지지 않는다. 이미 기독당을 통해서 정치에 적극적인 참여를 공언해 놓은 상태이다.

친북세력 척결과 반사회세력 척결이라는 무시무시한 공약을 내건 기독당은 자신들이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것처럼 나대지만 찬성의 의견으로 관심을 가진 사람은 극히 드문 것 같다. 그러나 한국 교회에서 이렇게 ‘기독’이라는 이름의 정당이 출현한 것은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어쩌면 목회자들이 정치에 관심이 크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런 영향인지 한국 교회에 이번 총선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이미 성시화 운동본부에서 ‘선거법 준수 및 투표참여’ 캠페인을 시작했고, 미래목회포럼에서도 유권자 행동지침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교회가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노력해야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구체적으로 후보자를 교회에서 소개하는 일과 같이 선거법에 저촉되는 일을 하지 말 것과, 교인들이 유권자로서 정직하고 바른 후보를 선출할 것 등을 명시하고 있다. 이들의 노력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는 지켜보아야겠지만 중요한 사실은 교회가 정치에 대해 바른 길을 제시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거는 사람들을 때때로 광기로 몰아가곤 한다. 이번 선거도 예외 없이 그렇게 될 수 있다. 지난 선거들을 보면 교회가 인정에 끌려서, 또는 목회자의 편향성 때문에 구설에 오르곤 했다. 이번 선거처럼 정치에 대한 관심이 많은 때면 아마 더 그러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독교인이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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