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가 모든 교회를 위기상황으로 몰아 넣는 것은 아니다. 양천구 목동 제자교회(담임:정삼지목사)의 경우 그동안 평신도들의 기초 신앙훈련을 체계적으로 진행해 왔기 때문에 교인들의 동요나 이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토요일 여가시간에 교인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의 도입을 두고 고민 중이다.

제자훈련을 담당하는 최경오목사는 “초신자들을 대상으로 총 18주에 달하는 신앙 확신과 성장반을 운영했고 제자훈련으로 소그룹 지도자를 양성했으며 최근에는 셀목회 도입으로 실천적 신앙을 강조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신앙훈련을 받아온 평신도들에겐 여가보다 주일성수가 중요하다는 것이 신앙의 기본으로 깔려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신감은 대형 교회에 국한될 수 있다. 미처 평신도 신앙훈련을 진행하지 못한 중·소형 교회의 경우 안식일의 중요성을 입으로만 강조한다고 빠져나가는 교인을 막을 수는 없다.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A교회. 출석 교인수 80여 명의 작은 교회다. “지역 특성상 1~2시간 거리에 여행지가 많아 교인들의 이탈이 우려된다”는 것이 담임 목회자의 고민. “기존 목회의 틀을 벗고 과감하게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서울신대 김한옥교수(목회학 전공)는 “한국교회 목회자는 그동안 목회가 아닌 설교를 해왔다”며 “주5일 근무에 맞춰 평신도들의 영성을 강화하는 목회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주일 예배만으로 성도들의 영성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김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영성훈련을 통해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을 가르치고 기독교 가정의 역할과 신앙적 여가를 즐기는 방법 등을 하나하나 가르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5일 근무가 목회자에겐 새로운 도전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셀교회연합회장 박정식목사는 “고민에 빠진 중·소형 교회가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셀목회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목사는 “셀목회는 그리스도인의 삶에 초첨을 맞춘 공동체 강화 목회 프로그램”이라며 “규모가 작은 교회일수록 셀의 효과는 더욱 커진다”고 밝혔다.
주5일 근무는 더 이상 피해갈 수 없는 한국교회의 과제. 목회학자들은 평신도들의 이탈을 걱정하기보다 지금부터라도 기초신앙훈련을 강화하라고 조언한다. 셀목회나 제자훈련, 가정사역 등의 도입은 오히려 중·소형 교회에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

박목사는 “공동체성이 강한 소형 교회에서 평신도들의 기초신앙훈련까지 강화된다면 주5일제는 오히려 교회성장의 기회가 될 수밖에 없다”며 교회의 체계적인 준비를 당부했다.

이현주기자(Lhj@uc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