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8.15 대성회 불참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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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8.15 대성회 불참 배경은?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0.07.0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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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 WCC 반대지만 통합과 약속한 합의 깨져 불쾌감

 

100만 성도 결집을 선언한 한국교회 8.15대성회에 예장 합동측이 불참을 결정했다.

WCC 한국 총회 반대에 전면적으로 나서고 있는 합동측은 NCC가 참여하는 대성회에 함께 하는 것이 반대운동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부활절연합예배 직후 8.15 대성회 준비에 함께 나섰던 합동이 돌연 불참을 결정한 배경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단 내부에서도 오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8.15 대성회 불참 여부는 크게 3가지 이유로 분석된다.

첫 째는 이번 대성회가 ‘관제행사’라는 시각이다. 합동측 한 관계자는 “올해 8.15를 유난히 강조할 이유는 없다”며 “정부와 밀접한 관련을 맺은 관제행사로 우리측은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교회는 정부와 결코 밀접한 관계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합동측의 입장이고 교회다운 행사일 때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동이 반대하는 두 번째 이유는 WCC 문제. 통합이 주도하는 8.15 대성회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WCC 한국총회 준비를 위한 전초 행사 성격을 띠고 있다는 주장이다. 합동은 “8.15 대성회가 끝나면 이 행사에 이어 WCC 준비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WCC 한국 총회에 대해 신학적으로 반대 입장을 견지하는 합동총회가 대성회에 동참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합동이 이번 대성회 불참을 결정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단초가 된 것은 ‘합의’가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부활절 연합예배가 끝난 후 통합과 합동은 8.15 대성회에 의견을 모으고 준비사항을 논의했다. 교단 대표성을 가진 인물이 직접 협의에 나서면서 공동대표대회장을 통합과 합동이 함께 맡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처음 공개된 8.15 대성회 조직위원회 구성안에는 대표대회장이 통합측 김삼환 목사 단독으로 명기됐다. 합동이 배제된 통합 중심의 조직이 발표된 것이다.

결국 합동은 이 사실에 발끈하며 대성회 불참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연합운동에 있어서 ‘합의’를 깬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계속된 대화에도 불구하고 거부의사를 밝혔다.

사전에 공동조직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는 것은 통합과 합동 양 교단의 책임있는 담당자에게 확인이 가능했다. 

“신뢰가 깨졌다”는 말로 서운함을 표현한 합동은 그동안 계속된 통합과의 미묘한 갈등을 극복하지 못한 채 대성회 불참이라는 결정을 통해 ‘불편한 심기’를 대외적으로 드러냈다.

한편, 8.15 대성회측은 “합동이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은 유감이지만 한국 교회 전체가 참여하고 국내외 성도들이 하나되는 성회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지금까지 모든 준비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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