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 4대강 ‘찬성’ 30% 타종교 보다 낮아
상태바
기독교인, 4대강 ‘찬성’ 30% 타종교 보다 낮아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3.26 11: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교인 ‘반대’ 무교보다 높아..."생명에 대한 관심 때문"

기독교, 천주교, 불교 신자 중 누가 가장 4대강 사업을 반대할까? 답은 천주교 신자다. 그러나 찬성은 기독교 신자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리얼미터(대표:이택수)가 24일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찬반 여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독교 신자들이 3대 종단 중 가장 낮은 찬성률인 30.3%를 기록했다. 이는 천주교와 불교가 각각 35.1%를 기록한 것에 비해 약 5%가량 낮은 수치다. 또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비율이 전체 기독교인 응답자의 1/3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일반 국민들은 4대강 사업에 대해 반대가 49.9%로 찬성 36.7%에 비해 13.2%가 많게 나타났다.

이중 반대 여론은 주교회의를 통해 공식 반대 입장을 밝힌 천주교 신자들이 58.2%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기독교가 54.2%, 불교가 50.9%를 각각 기록했다. 무교는 사업 반대가 45.1%, 찬성이 42.7%를 기록해 찬반 여론이 오차범위 내에서 비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종교를 떠나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무교라고 답한 사람들에 비해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종교가 없는 사람들에 비해 종교인들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양재성 목사는 “종교의 토대가 되는 것이 생명이다. 생명을 살리고 보존하는 것은 종교의 모토이자 의무”라며 “종교성을 가진 사람들이 반대가 더 많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양 목사는 또 “이번 조사는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생명을 살리는 사업인지, 죽이는 사업인지를 따져 물은 것”이라며 “종교인들이 생명을 죽이는 사업이라는 것을 명백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환경위원회 이영주 위원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지만 4대강은 환경을 위한 일이다. 근본적으로 환경을 살리자는 것이지 파괴하자는 것이 아니”라며 “한기총의 입장은 환경파괴라고 볼 수 없고,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4월 중으로 환경위원회를 열어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조사기간 24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7%p였다.

한편, 천주교는 지난 12일 주교회의를 통해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어 불교 조계종 환경위원회(위원장:주경스님)도 25일 회의를 통해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채택하기로 결의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개발이익이라는 달콤한 유혹으로 평화로웠던 주민의 지역공동체를 붕괴시키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불필요한 대규모의 토목공사를 강행하며 활발하게 살아있는 강을 도리어 죽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독교계는 진보와 보수로 엇갈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산하 생명윤리위원회, 생명의강 지키기 기독교 행동, 기독교환경운동 등에서 지속적으로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세종시 수정안, 시국관련 문제 등에서 정부를 지지해온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