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뉴스 6~10] 큰어른 가르침 따라 화합의 길 걸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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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뉴스 6~10] 큰어른 가르침 따라 화합의 길 걸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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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2.2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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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 기하성 등 합의 없는 대립 속에서 한계 느껴
빠른 사회변화 속 기독교 중심 잡아야

6.복음화에 일평생 바친 ‘큰 어른들’ 잃다

정진경, 김준곤 목사 소천에 한국교회장으로 예우


올 2월 한국 가톨릭을 이끌던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소식이 전해지면서 교계도 마음 깊이 애도를 표하며 가톨릭 신자들의 아픔을 위로했다. 유난히 어른들의 별세가 많았던 2009년, 기독교계 역시 큰 어른들을 잇달아 잃으면서 남아 있는 어른들의 말씀에 한 마디라도 더 귀를 기울이고자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9월 성결교의 원로이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지냈던 신촌성결교회 원로 정진경 목사가 향년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늘 온화한 가르침으로 중용을 실천했던 정진경 목사 소천에 예를 표한 기독교계는 최초로 한국기독교회장을 도입, 교회협과 한기총이 함께 장례를 치루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정진경 목사를 떠나보낸지 불과 한달도 안 돼 캠퍼스 운동의 아버지 김준곤 목사가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갔다. 늘 뜨거운 믿음과 민족 구령의 열정으로 선교에 나섰던 김 목사는 성시화운동과 캠퍼스 선교로 한국 교회 부흥을 주도했고 해외까지 이 운동들을 확장하며 민족 복음화의 꿈을 향해 정진했다. 수많은 제자들을 사회속 영향력 있는 크리스천으로 배출하며 일평생을 살았던 김 목사의 장례 역시 한국기독교회장으로 치루며 어른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큰 어른들을 떠나보낸 교계는 남아 있는 어른들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하나씩 되새기는 중이며 그 뒤를 잇는 중진 목회자들은 어른들의 빈 자리를 메우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소명을 향해 한 걸음씩 걸어가고 있다.


7. 여전한 이단 의혹 논란 ‘주의 또 주의’

철저한 검증과 논의 주장하는 ‘신중론’도 개진


이단 사이비 문제는 여전한 시비거리였고 논란과 관심의 중심에 있었다. 교단은 물론 단체와 전문가들까지 이 논란에 휘말렸고, 과거 이단으로 규정된 인물들의 대대적인 반격과 이로 인한 혼란이 주를 이루었다.

연초 시끄러웠던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문제는 신천지 관련설과 이단 옹호 문제로 인해 자격 시비에 휘말려 중도에 하차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8개월여의 실랑이 끝에 스스로 사퇴하는 것으로 문제가 매듭지어졌지만 내부적 갈등과 교단 간 이해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특히 올해 이단 시비의 특징은 과거 이단으로 규정된 인물과 단체들의 반격, 이로 인한 새로운 이단 시비의 시작이었다. 특정인의 이단 시비가 불거지면서 이단 전문가로 알려진 일부 목사들이 교단 내외부에서 제기된 이단설로 오히려 역공을 당했고, 무분별한 이단 규정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A 목사에 대한 이단 시비도 총회를 앞두고 불거진 관심 사항이었다. ‘망자를 위해 기도하게 한 문제’와 ‘지옥 강하’ 논란이 파생됐지만, 교계는 이 사안에 철저하게 침묵으로 일관했다. A 목사는 계속되는 논란 끝에 교단을 탈퇴했지만 소속 교단의 노회는 지난 10월, A 목사를 면직했다.

또 통합과 합신, 백석 등 대다수의 교단이 재림주 논란에 싸인 B 목사와 직통계시 의혹을 받은 C 목사에 대해 주의 혹은 이단 의혹 등을 제기했다.

한편 교계는 올해 이단 시비의 경우 새로운 이단의 등장과 이에 따른 규정보다는 당사자와 이단 전문가들, 교단 내부 정치와 이해관계에 의한 극명한 대립이 이단 시비를 다시 불러 일으켰다고 분석하기도 해 다른 해와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단에 대한 검증도 철저한 소명기회와 토론의 장을 통해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와 이단 규정에 대한 신중론이 힘을 얻기도 했다.


8. 원점으로 돌아간 감리교 감독회장 문제

고수철·김국도 모두 자격 없음 판결 후 대행체제


지난 해 10월 발생한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문제. 1년여가 지났지만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감리교는 지난해 10월 이후 문제 해결을 위한 백방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번번이 실패, 해결점을 찾지 못한 채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한자리만을 계속 맴돌았다.

올해 말까지 새로운 감독회장 재선거를 실시하기로 하는 법원의 조정이 7월 6일 있었지만 이해 당사자 간의 갈등으로 이 또한 문제를 해결하는 도화선이 되지는 못했다. 12월 2일 문막에서 밤을 새워 진행했던 감독회의 끝에 나온 12월 17일 총회 개최 결정도 총회 개최 공고도 내지 못한 채 용두사미로 끝나버렸다. 이튿날 진행된 재선거관리위원회도 그 결과는 마찬가지. 양측의 첨예한 대립과 거친 몸싸움으로 지난 9월 모임과 똑같이 끝나버렸다.

‘올해 안 해결’이라는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내년을 기약하게 됐지만 더 큰 문제는 내년. 이규학 직무대행의 임기가 올해 말로 끝남에 따라 감리교는 당장 내년 초부터 ‘어른 없는 큰 집’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게 됐다.

갈등과 대립이 반복된 1년. 대화와 소통은 찾을 길 없었고 상식마저 통하지 않은 채 욕심과 이기주의만이 판치는 암담함이 2009년 감리교를 설명하는 문구였다. 갈 길이 멀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감리교. 하지만 갈등으로 인한 상처만 입은 채 성탄과 연말을 맞게 됐다.


9. 대법원 첫 존엄사 허용 판결 ‘충격’

죽음은 신의 영역, 기독교계 대책마련 골몰


지난 6월 대법원이 식물인간 환자의 연명치료를 중단하라는 ‘존엄사’ 인정 판결을 내리면서 교계는 물론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제기됐다.

작년 2월 폐암 조직 검사 중 과다출혈로 식물인간 상태가 된 김 할머니의 가족들은 평소 ‘기계장치로 수명을 연장하지 말라’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인공호흡기를 떼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이 이에 대해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사회적 파장으로 확산된 것이다.

그러나 교계에서는 존엄한 죽음을 이유로 죽음의 시기를 재촉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생명경시풍조가 만연되어 가는 현실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죽음은 신의 영역으로, 이번 판결로 인해 사람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식이 이 사회에 팽배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회차원에서 바른 구원관과 죽음에 대한 관점을 제시했다.

그 뜻을 만들어 가며 생명에 대한 바른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간의 동기와 의지를 변화시키는 교육, 가치관의 변화, 인식의 전환 등을 이끌어 내는 체계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며 이에 대한 교계 차원의 끊임없는 문제제기와 인식전환이 시급함을 과제로 남겼다.


10. 끝내 세 갈래로 갈라진 ‘기하성

여의도순복음교회 독립총회 만들며 중립 입장 밝혀


지난해 5월 대통합의 역사를 앞두고 결국 분열로 마무리된 기독교대한하나님의 성회 통합총회. 이후 서로 정통성 주장과 법적 공방을 계속하던 기하성 통합총회측과 서대문측은 화합점을 찾지 못한 채 표류를 계속했다. 한 편에서는 이미 합류한 세를 중심으로 정통성을 주장했고, 또다른 한 편에서는 총회회관이며 유지재단 이사회 등이 우리에게 있다며 정통성을 주장했다.

교단 통합은 교단의 가장 큰 어른인 조용기 목사를 위한 선물이기도 했다. 형제간의 화해 이후 여의도측과 친분을 쌓아온 조용목 목사와 제자들이 모여있던 서대문측 모두 조용기 목사의 조기은퇴에 맞춰 교단이 하나되는 기쁨을 선물하고자 했었다. 하지만 그 꿈은 수포로 돌아가고 지난해 연말 급기야 조용기 목사는 하루빨리 하나되길 원한다며 “헤쳐모여”를 선언했다. 이 성명은 통합총회임을 강조하던 동생 조용목 목사에겐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문서. 이후 항의와 사과 합의 등이 이어졌지만 결국 기하성은 올해 3개로 분열되고 말았다.

지난 8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법적 송사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선교중심의 교단을 만든 것. 또다른 기하성의 출현에 연합기관들도 당황했고, 통합총회측은 헌법개정을 통해 독립적인 교단으로 자율권을 부여했음에도 독자노선을 선언한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서운함을 금치 못했다.

혼란스럽기는 연합기관보다 기하성에 소속된 교회들도 마찬가지. 통합에 있다가 여의도로, 서대문에 있다가 여의도로 교회들은 크고 작은 형태로 큰 그늘 아래로 모여들었고, 조용목 목사는 또다시 서운함을 토로하며 합의서 작성을 요구했다.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풀리지 않을 지루한 싸움을 지속하고 있는 기하성을 보면서 ‘통합’보다 ‘분열’이 더 쉬운 한국 교회의 한계를 발견하기도. 기하성의 세갈래 분열은 단 한번의 실수와 대립이 ‘분열’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준 사건이었다.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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