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모습에서 주님을 본다면 성공한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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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모습에서 주님을 본다면 성공한 교육”
  • 승인 2004.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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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자녀교육-명사와의 만남<3> 대한적십자사 총재 이윤구장로


지난 연말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새로 임명된 이윤구장로(74·등대성결교회)는 사회복지 외길에 반평생을 바친 인물이다. 제 3세계를 떠돌며 가난한 이웃을 위해 살았던 과거를 회상하며 “지나가는 순간은 고난스러웠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행복한 삶이었다”고 말하는 이장로는 이웃을 위해 살아온 시간만큼 자녀들도 성숙해갔다고 고백한다.


이윤구 총재의 자녀는 아들 하나, 딸 하나 단 둘이다. 첫째 신일씨가 이미 40대 중년이 되어 미국에서 가정을 꾸리고 있고 딸 윤희씨도 두 자녀를 두고 있다. 그는 2명의 자녀를 둘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5~60년대에는 자녀가 많은 것을 축복으로 여기던 시기였습니다. 그때 저는 기독교세계봉사회 총무를 맡아 가족계획운동을 시작하고 있었죠. 제가 모범을 보여야할 상황이었기 때문에 둘 밖에 낳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이 생명을 주셨을 때는 나 하나만 잘 살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이 총재는 자녀들 속에도 하나님이 계시다는 존귀함과 경외심으로 낳고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저출산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이 주신 능력대로 낳고 기르는 것이 신앙의 도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낯선 땅에서 강인함 가르쳐


이 총재는 첫째 신일씨가 여섯 살때 처음 외국생활을 시작했다. 낯선 외지의 땅에서 말도 안통하는 아이를 떼어놓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예루살렘에 있는 영어학교에 입학시키는 날, 신일씨는 아버지를 부르며 커다란 울음을 터뜨렸다. 물론 이총재 역시 그 울음소리를 듣고 차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또 한번은 이 총재가 영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할 때 그는 중학생인 아들 신일씨를 두고와야 했다. 그때도 아들은 혼자 있을 자신이 없다며 아버지를 붙잡았다.


“힘들어도 혼자 이겨내야 한다. 나도 마음이 아프지만 혼자 일어서는 법을 배워야해.” 아버지 이 총재는 이 말만 남기고 한국으로 떠나올 수 밖에 없었다.


낯선 곳으로의 사역은 계속됐고 아이들은 가난하고 위험한 환경속에서 자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모든 힘겨운 시간들이 부모를 단련시키고 아이들을 강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자신처럼 외국을 떠돌며 아이들과 떨어질 수 밖에 없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자녀는 품안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어릴 때는 부모가 가장 좋은 선생님이지요. 요즘에는 교육환경에 대한 문제를 들어 어린 아이들을 조기유학 보내곤 하는데 저는 그런 흐름에 반대합니다. 가능하면 부모가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직접 양육하는 것이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말하는 공부와 성적이 다는 아니니까요. 아이들의 인성과 신앙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옆에서 붙잡아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지요.”



아들과 함께 무릎꿇고 대화나눠
특별히 속을 썩인적이 없는 아이들이었다. 그렇다고 한두번의 크고 작은 잘못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번은 영국에 있는 아들이 친구들과 장난삼아 백화점의 물건을 ‘슬쩍’한 일이 있었다. 너무나 큰 충격을 받은 이 총재는 신일씨를 호되게 나무랐다. 체벌이라고 해야 손바닥을 때리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야단을 칠 때는 엄한 아버지였다고 한다. 소위 아버지는 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 총재는 자녀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같이 무릎을 꿇고 몇시간동안 이야기를 하곤 했다. 아이들이 아버지의 말을 잘 알아 들을 때까지 야단치고 이해시키기를 반복했다.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매주 편지를 주고 받았다. 한글에 서툰 아이들을 위해 편지는 꼭 모국어로 써서 보내고 우리의 뿌리를 가르치는 일에 힘썼다. 그 덕분에 이 총재의 자녀는 한국어와 한글, 그리고 민족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성장해 나갔다.



남김없이 먹고 탐하지 말라


결혼 후 자녀를 계획할 때부터 반드시 지켜야겠다고 생각한 교육철학에 대해 이 총재는 ‘밥상의 철학’을 이야기했다.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는 사람들을 보면서 살았던 세대가 아닙니까.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아이들에게도 밥상에서 음식을 남기는 것은 죄라고 가르쳤습니다. 먹을 것이 내게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를 설명하고 먹을 만큼만 먹고 절대 남기거나 과식하지 말라고 했지요. 딸아이가 4살때던가요. 배고픈게 뭔지도 모르는데 왜 밥을 남기면 않되냐며 울던 기억이 나네요.”


그는 현대사회의 병리현상 중 하나는 모든 것은 과하게 소유하고 싶어하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 두명의 자녀만 낳다보니 아이들에게도 과하게 주고 과하게 먹인다는 것. 그는 하나님이 주신 삶속에서 많은 것을 소유하는 것도 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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