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쉼터였던 노고단 유적지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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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쉼터였던 노고단 유적지 지켜주세요”
  • 현승미
  • 승인 2008.04.2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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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지리산 선교유적지’ 발굴보존세미나 개최

철거 위기에 놓인 지리산 기독교선교유적지를 보존하고, 그 역사적 가치를 알리려는 한국교회의 노력이 절실하다.


지난 17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개최한 ‘지리산 기독교선교 유적지 발굴보전 세미나’에서 강연자들은 지리산 유적지의 중요성과 그 역사적 가치를 설명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반 풍토병으로 인해서 선교사와 그들의 자녀가 고통을 받았고 60여명이 세상을 떠나게 됐다. 이러한 풍토병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선교부에서는 선교를 포기하고 철수하는 대신에 지리산에 피난처를 세우게 됐다. 당시 노고단 일대에 30여 채 가량의 피난처가 세워졌고, 1962년 새로운 수양관을 건립해 현재의 왕시루봉에 그 건물이 남아있다. 그런데 애초의 ‘난치병 환자치료 및 요양’이라는 사용목적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1993년부터 끊임없는 철거 위기에 시달려야 했다.


그 피난처 덕분에 호남지역 선교부는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학교와 병원, 교회를 건립할 수 있었다. 노고단에서는 레이놀즈선교사가 거의 대부분의 성경을 평민들이 읽을 수 있는 한글로 번역했다. 이곳에서 성경번역과 함께 한불사전과 한영사전이 만들어졌고, 한글로 된 성서를 만들어냄으로써 한국학계에도 인정할 만큼 한글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더불어 이들 선교사에 의해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 한글의 우수성이 세계에 퍼지게 된 공로도 있다.


이와관련 안금남목사(한국기독교유적지보존연합 이사장)는 “기독교의 초기 선교와 성경 번역 사업, 그리고 한국의초기 교회사는 한국의 기독교사 뿐 아니라 한국의 근현대사를 심도 있게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연구돼야 할 분야”라며, “유지가 가능한 한 그와 관련된 자료와 유적을 잘 보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문화재 지정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날 전도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현재의 상황을 진단하고 선교유적을 통한 전도를 그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한 파송 선교사들이 선교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쉼을 제공할 수 있는 기념적 유적지 및 쉼터가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요한박사는 “노고단의 교회 터 하나 정도는 복원이 돼 선교사들과 손양원목사처럼 희생당한 위대한 순교자들을 기념하고 알리는 세계적인 박물관이 돼야 한다”며, “왕시루봉은 이제 서양선교사의 피난처가 아닌 해외각국에서 힘들게 일하다가 귀국한 한국선교사들을 위한 조용한 쉼터와 영성수련의 장소로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은 이미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선교사 파송 국가이며 아마 곧 세계에서 선교사를 가장 많이 파송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며, “한국에 복음의 빛을 비추어주었던 선교사들을 기념하고 또한 백 여년 전에 이 땅에 왔던 선교사들처럼 해외에서 고생하는 한국선교사들을 위한 쉼터를 마련하는 일은 선교사적으로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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