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외교 한꺼번에 다루는 포괄적 접근방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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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외교 한꺼번에 다루는 포괄적 접근방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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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4.1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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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관박사<전 외교통상부장관·서울대 교수>


우리 민족의 지난 1세기는 어려움의 역사였다. 전반부 50년은 식민지 시대였고 후반부 50여 년은 냉전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한 어두운 냉전시대의 그늘에서도 우리는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루어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는 냉전시대가 끝났는데도 아직 남북 분단 하에 북한은 고통 중에 있다.


게다가 1993-94년도의 1차 북핵 위기에 이어 2002년 우라늄농축을 통한 제2의 핵개발 의혹이 제기되었다. 다행히 금년 2월 13일 북경에서 6자회담이 타결되어 후속 실무회담이 최근에 진행됐다. 길고도 지루한 과정을 거쳐 외교적 타결이 이루어져서 다행이지만 북한이 약속대로 모든 핵을 포기하고 나설지는 아직 좀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 북한이 왜 핵문제에 그렇게 집착하느냐의 문제를 놓고 많은 의견들이 있다. 그러나 저는 북핵 문제는 한반도가 처해있는 지금의 독특한 상황의 한 반영물이라고 생각한다. 한반도는 냉전이 끝난 탈냉전 질서 속에서 유일하게 냉전분단과 갈등을 지속하고 있는 지역이다. 즉 세계사는 탈냉전에 진입한지 오랜데 한반도는 냉전 상황에 처해있다는 세계사와 우리 민족사의 갭이 한반도의 특수성이다.


그런 맥락에서 북핵 문제는 남북 간의 세 가지 불균형 구조 속에서 야기된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의 불균형은 경제적 불균형이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고속성장을 계속해서 세계 11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단계에까지 왔다. 그런데 이와는 대조적으로 북한은 1990년대 초 소련이 붕괴한 직후 경제지원은 거의 끊겼고 이것은 북한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다. 


둘째는 재래식 군사력의 불균형이다.  


셋째는 외교 불균형이다. 남한은 1990년 중국, 1992년에는 소련과 외교관계를 정상화 했다. 반면 북한은 과거 적성국가인 미국 일본과 외교관계를 정상화하지 못한 불균형 상태이다. 


이러한 세 가지 불균형은 북한의 지도자들이 극심한 심리적 위기의식에 빠지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한꺼번에 타결하고 나름대로 체제를 지켜야겠다는 의지 때문에 북한은 더욱 핵무기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이처럼 북한의 핵문제는 북한의 경제난, 외교적 고립 등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에 핵문제를 풀기위해서는 북한 경제문제나 외교 문제를 한꺼번에 다루는 포괄적인 접근방식을 취해야 한다. 이러한 점진적인 통일은 북한의 갑작스러운 붕괴나 정권교체 주장보다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갑작스러운 붕괴나 정권교체는 무력 충돌이나 갈등을 수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려움들을 지혜롭게 극복해나가서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고 북한의 동포들의 삶을 돕는 그날이 하루 빨리 오도록, 그 고통의 현장에서 북한동포들이 하루빨리 벗어나게 우리 모두 기도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한반도 평화라는 목표를 우리 민족이 달성해나가는데 있어서, 우리 한국교회가 중심 세력이 되어야 함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마태복음 5장 9절에는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라고 말씀하신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사도 바울의 입에서 이만큼의 자기 민족을 사랑하는 말이 나왔다는 것은 분단된 조국, 휴전선 너머 고통 받고 있는 우리 동족의 형편을 생각할 때 우리 교회가 어떤 자세로 민족의 아픔을 껴안아야하는지 잘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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