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남미 교회, 포스트모던 영향받아 ‘예수 없는 성탄’ 행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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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남미 교회, 포스트모던 영향받아 ‘예수 없는 성탄’ 행사 확산
  • 송영락
  • 승인 2006.12.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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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성탄축제 대신 ‘윈터벌’로 바꿔

전통적인 기독교 사회인 유럽과 북미가 절대 진리를 인정하지 않는 포스트모던 사회의 전형을 보여주면서 성탄절을 둘러싼 문화갈등이 커지고 있다.

 

영국 정부 관리들은 ‘크리스마스’라는 말이 무슬림이나 힌두교인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크리스마스 대신 겨울축제를 의미하는 ‘윈터벌(winterval)’이란 말을 만들어 쓰기로 했다.

 

또 영국 체신부가 판매한 성탄절 기념우표에도 아기 예수와 어머니 마리아를 그려 넣던 전통을 버리고 산타클로스와 전나무를 내세웠다. 체신부는 “다종교사회의 성탄절을 반영해 종교인과 비종교인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미주기독신문에 따르면, 영국성공회는 이례적으로 공식 성명을 내고 성탄기념우표에 정작 성탄의 주인공이 빠졌다면서 유감을 표명했으며, 영국 기독교와 이슬람교 지도자들은 지난달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윈터벌’이란 정체불명의 말이 종교 갈등을 더 키운다며 자신들은 성탄절이란 말을 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의 해안도시인 스카버러는 성탄점등식에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려 안전사고가 우려되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지역의 연례행사였던 성탄 점등식을 취소했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의 백화점이나 유명상점들도 성탄 세일을 하면서도 정작 종업원들에게는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말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등 사회 곳곳에서 타종교인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런 얄팍한 상술에 대해 소비자들은 오히려 반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최대의 할인점인 월마트는 올해부터 다시 “메리 크리스마스”를 쓸 수 있도록 허용했다. 월마트는 지난해 “메리 크리스마스”를 쓰지 않은 게 매출 감소 원인이라고 판단, 올해에는 대대적인 특별 광고를 내보내고 진열대와 상품 겉면에도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글귀를 쓰기로 했다.

 

캐나다 최대 교단인 ‘캐나다연합교회(UCC)’는 성탄절을 앞두고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원더 카페’라는 이름의 캠페인은 쇼핑물에서 산타클로스 대신 예수가 어린이를 무릎에 앉힌 사진을 보여주면서 ‘성탄절은 산타의 날인가 예수의 날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토론을 벌이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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