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공동체 이중성, 가치관 혼란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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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공동체 이중성, 가치관 혼란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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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1.1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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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공동체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 조명’

윤원근 교수<장신대 사회학>


한국사회에서 가치관 혼란의 가장 큰 요인들 중 하나는 현대성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 있다.

많은 사람들은 현대성을 이기주의, 도덕적 타락, 인간 소외와 인간성 상실, 인간 생명 경시, 물질 만능, 환경 파괴적인 과학, 서구의 문화 제국주의 등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와 연관시킨다. 사회학자 파슨스는 현대성에 대한 이러한 부정적 태도를 이데올로기적 비판주의라는 말로 표현하였다.

한국교회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심한 이데올로기적 비판주의 증상을 드러내는 곳들 중 하나인 것처럼 보인다. 현대성은 근본적으로 성경적 사고의 산물이다.

따라서 기독교인들과 교회는 현대성이 보다 건강하고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영적인 뿌리 역할을 감당하면서 한국사회의 미래를 창조해 나가는데 주도적으로 기여하여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교회는 성경의 가르침대로 시대를 선도하기커녕 과거에 얽매여 세상의 변화에서 낙오하고 있다.

현대화는 서구화가 아니라 자연화이다. 자연화는 인류가 문화 관념에 속박되어 있던 자신의 자연스런 본성을 발견하고 이와 어울리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말한다.

현대성은 서구인이 먼저 제도화한 것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서구인의 관념인 것은 아니다. 현대성은 인간의 자연적 본성을 발견하고 이를 제도화하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모든 기독교인들이 고백하는 삼위일체론은 가장 분명하게 균형의 질서 원리를 말해주고 있다. 삼위일체론은 하나님께서 개별적 존재인 동시에 사회적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한국사회는 동감의 원리보다는 반감의 원리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다양한 집단들 간의 갈등으로 인한 내부 혼란이 심하다. 이런 갈등과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동체 이데올로기의 과잉을 완화시켜야 한다.

보수주의 교회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교회는 전혀 자유민주주의적으로 운영하지 않는 이중성을 나타낸다. 이러한 이중성은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된 특별한 공동체로 정의하고, 교회의 운영원리와 세상의 운영원리가 다르다고 보는 이원론에 근거해 있다.

이러한 논리에 의하면 교회는 하나님에 의해 직접 통치되는 거룩한 신주주의 공동체이므로 자유민주주의와 같은 세상 논리에 따라 운영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공동체는 스스로 유지하기 위해 구성원들의 전인격적인 헌신을 요구하고 그 공동체와 자신을 동일시할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속성 때문에 공동체는 외부 세계에 대해 두터운 담을 쌓는 폐쇄적 집단이 된다.

공동체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외부를 적대시하는 상징들을 사용하게 된다.

한국사회의 가치관 혼란을 극복하는데 교회 공동체가 기여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거룩한 공동체라는 유대주의식의 교만한 자의식을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인간들의 자발적 결사체라는 겸손한 자의식을 가지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더 이상 교회를 위한 신학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고 사람을 위한 신학을 개발해야 한다. 교회의 이러한 과제를 위한 이론적 기초로서 동감의 신학을 제안하고 싶다.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허무주의가 난무하는 시대에 성경은 이를 치유할 수 있는 ‘진정한 거대담론’이다. 동감의 신학은 성경의 이러한 잠재력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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