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3] 21세기찬송가 판권 누구에게 줄 것인가?
상태바
[연속기획3] 21세기찬송가 판권 누구에게 줄 것인가?
  • 이현주
  • 승인 2005.11.02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일찬송가 지분은 애초 서회와 말씀사 몫

지난 83년 통일 찬송가가 나올 당시 제작에 참여한 출판사는 대한기독교서회와 생명의 말씀사였다.

이 두 곳은 각각 개편찬송가측과 새찬송가 측이 지정한 곳으로 찬송가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이 원칙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두 곳에만 주던 판권(보급과 판매의 권한)이 일반출판사들에게 나뉘어 지기 시작했다.

아가페와 성서원 등이 찬송가 판권을 부여받았고 합동측은 예장출판사를 연합출판사로 새롭게 조직하면서 지분을 넘겨주기에 이르었다. 외부와 교계의 비난이 거세지자 공회는 ‘시한부 판매’가 조건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2005년인 지금까지 통일찬송가 판권을 일반출판사도 소유하고 있다.

당시 찬송가 지분을 소유했던 서회와 말씀사는 각각 할 말이 많다. 그리고 21세기찬송가가 나온다면 그에 대한 판권도 당연히 두 곳의 권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공회는 일단 찬송가위원회측이 선정한 서회와 새찬송가위원회측이 선정한 예장출판사만 판권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서회는 이 같은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부분이며 서회가 요구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한다.

서진한국장은 “21세기 찬송가 받는 것을 두고 일부에서 서회만 혜택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혜택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라고 강조했다. 통일찬송가를 만들기 전부터 찬송가 지분은 서회에도 일부 있다는 것. 또 일반출판사들은 찬송가를 ‘상품화’ 하며 이익창출로 접근하지만 서회는 연합사업기관으로써 공교회의 이익과 선교측면에서 일을 하고 있어 일반출판사와 비교하는 것조차 무리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졸지에 판권을 빼앗긴 생명의말씀사는 조금 다른 입장이다. 통일찬송가를 출판할 당시 합동측과 50:50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던 말씀사는 새찬송가측의 예장출판사 지정으로 인해 막심한 손해를 보게 됐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전통과 권위 되돌아봐야"

김재권사장은 “새찬송가와 개편찬송가의 희생으로 통일찬송가가 탄생했다. 당시 찬송가 발행에 들어가는 재정은 말씀사가 부담했다. 한국교회의 전통과 권위를 되짚어 봐도 판권은 서회와 말씀사에 남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50대 50의 지분은 전통으로 이어받은 것임으로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두 출판사의 기득권 주장에 일반출판사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이미 2차 시제품이 발행된 뒤 기자회견까지 열어 모든 출판사가 공유해야할 판권임을 강조한 바 있는 일반출판사들은 ‘다양성’의 논리를 내세워 “성도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의무가 있으며 시장은 다양한 상품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양질의 찬송가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출판사들의 경쟁이 필요하다는 것.

서진한 국장은 이 또한 잘못된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찬송가는 ‘상품’이라 아니기 때문이라는 주장. 그러나 서회가 시장논리를 지양하고 선교논리를 앞세우기엔 성경찬송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너무 많다는 곱지 않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지강 사장 취임 이후 성경찬송 매출이 30%씩 증가하고 있고 서회의 성경찬송이 전체 시장점유율 40%를 웃도는 것에서 경쟁논리를 찾아낼 수 있다고 일반출판사들은 주장한다. 서회도 이 점은 일부 시인한다. 이미 성경이나 찬송이 성물의 개념을 넘어섰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서회는 신학서적을 꾸준히 출판하면서 공익적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재정기여도로 결정할 가능성 암시

문제는 각 출판사간의 신경전에도 불구하고 모든 주도권은 공회가 지고 있다는 점이다. 약속대로 각각 두 곳에만 판권을 줄지 아니면 그동안 공회의 재정증대에 기여했던 일반출판사까지 고려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공회의 몫.

판권은 이미 약속된대로 이행될 것이라는 서회의 추측과는 달리 새찬송가 교체에 따른 막대한 비용을 메우기 위해 결국 일반출판사들에게 권한을 넘겨줄 수도 있음을 공회는 시사했다. 공회 관계자는 21세기찬송가가 정착되기까지 수년동안 사용할 재정과 새찬송가 교체 비용 등을 흔쾌히 맡아주는 출판사에게 혜택을 줄 수도 있지 않겠냐며 말끝을 흐렸다.

벌써 10년 넘게 논란이 되고 있는 찬송가 판권 시비. 21세기찬송가도 이 싸움의 정 중앙에서 좀처럼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