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자맷돌 목에 달고 바다에 빠질 주체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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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자맷돌 목에 달고 바다에 빠질 주체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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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0.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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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용어 바로 쓰기174

김석한교수<천안대신대원 실천신학>
 


흔히 교회에서 성경 본문 마 18:6의 “누구든지 나를 믿는 이 소자 중 하나를 실족케 하면 차라리 ‘연자맷돌’을 그 목에 ‘달리우고’ 깊은 바다에 ‘빠뜨리우는’ 것이 나으니라”는 문맥의 뜻을 오해하는 사례가 있다.

그것은 연자맷돌을 목에 달고 바다에 빠질 대상(주체)이 누구냐에 대한 오해다. 소자를 실족케 한 자의 죄과의 보응으로 맷돌을 자신의 목에 달고 바다에 빠져 죽는 것이 낫다는 것으로 해석하여 실족케 한 자의 응징을 강조한 교훈으로 이해하는 것은 성경 본뜻의 왜곡이다. 본문의 뜻은 실족을 하게 한 가해자의 목에 맷돌을 단다는 뜻이 아니라 실족당할 피해 대상자의 목에 맷돌을 달아 바다에 빠지게 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것을 나타낸 말이다.

그 이유는 첫째, 성경 해석상의 어법적 관점에서 보면 본문의 동사 ‘달리우고’와 ‘빠뜨리우는’의 말은 ‘어떤 행위를 하게 하거나’ ‘행위를 하게 되는’ 사동과 피동사인데 이는 목에 ‘달게 하는’ 것과 물에 ‘빠지게 하는’ 뜻으로 행동 주체가 자신이 아니고 타인의 힘의 작용으로 행동하게 되는 사역적 피동의 성질을 가진 품사다. 이렇게 보면 분명 맷돌을 목에 달 자와 물에 빠질 자는 실족케 한 자가 아니고 실족당할 자를 적시(摘示)한 말인 것이다.

둘째, 해당 본문 전후 문맥에서 예수님의 교훈은 신앙인의 겸손을 일깨우기 위해 어린아이(속뜻은 신앙이 유약한 자)를 예시한 것과 믿는 자를 넘어지게 하는 자에 경고와 범죄적 요소의 제거를 강조한 내용이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해당 본문(마 18:6)의 ‘실족케’는 ‘넘어지게’(마 16:23)나 ‘오해케’(마 17:27)와 같은 말로, 순진한 신자를 유혹하여 그 믿음을 떨어뜨리는 범죄적 행동을 금지한 것과 믿는 자의 영혼 구원이 소중하다는 하나님의 구속적 의지가 본문에 내재되어 있음을 표현하고 있는 말씀이다.

셋째, 그러므로 해당 본문에 ‘차라리’라는 표현은 ‘그럴 바에는 도리어’라는 뜻으로, 남을 실족케 하여 믿음에서 떨어뜨려 구원을 놓치게 할 바에는 도리어 그(마 18:6, 실족을 당할 자)의 목에 맷돌을 달아서 바다에 빠져 죽게 하는 것이 낫다는 표현인데 이는 남을 범죄케 하여 그 영을 멸망케 하는 것보다 차라리 그의 육은 죽일지라도 영혼은 구원받게 하는 것이 낫다’(참고, 마 10:28)는 뜻이다.

이를 부연하면 실족하여 신앙을 떠나 구원을 놓치게 할 바에는 차라리 그의 믿음을 지킨 채 연자 맷돌을 그 목에 달아 바다에 빠뜨려 그의 육체는 부득이 죽더라도 그의 영혼구원은 놓치게 해서 안 된다는 하나님의 구속적 사랑의 깊은 뜻을 나타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을 실족케 하여 신앙을 떠나 구원을 잃게 하는 것은 큰 범죄가 된다는 마씀으로도 이해해야 한다.

그러므로 본문의 뜻을 마치 남을 실족시키면 그 행위의 보응으로 실족케 한 자신의 목에 연자맷돌을 걸고 깊은 바다에 빠져 죽는 것이 낫다라는 해석에 따라 범죄케 한 자의 귀책(歸責)사항을 강조한 말씀으로 이해하고 바다에 빠질 대상의 주?객체를 바꾸어 지목하여 징벌을 적용하는 것은 본문의 참뜻을 곡해하는 것이므로 말씀을 더 깊이 살펴 오해된 사실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참고, 막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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