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주일헌금은 ‘행정과 사업’ 위한 의무이자 목적헌금
상태바
총회주일헌금은 ‘행정과 사업’ 위한 의무이자 목적헌금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8.06.12 1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각 교단 ‘총회주일헌금’ 어떻게 운영하나?

지난 7일 열린 대신총회 실행위원회에서 갑론을박이 오간 안건은 총회주일헌금의 70%를 연금으로 우선 적립하기로 한 총회 결의였다.

목회자 연금제도의 기틀이 잡히지 않은 총회 입장에서는 세례교인들의 헌신으로 연금 기금을 마련하고 개척 미자립교회, 농어촌교회 등 힘겹게 목회를 하면서도 노후를 보장받지 못하는 목회자를 위해 하루빨리 연금지원을 해주자는 간곡한 뜻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총회 운영도 어려운 상황에서 70%라는 적립 비율 자체가 지나치다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총회 개회 후 사흘 간 교단 명칭을 둘러싼 갈등으로 총대들의 에너지가 소모된 상황에서 마지막 날 심도 깊은 논의 없이 안건들이 통과되는 바람에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총회는 매년 3월 총회주일을 지킨다. 이날 총회 산하 교회에 출석하는 세례교인들은 1인당 1만원의 헌금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교회는 성도들이 낸 헌금을 모아 총회로 보내면 총회 운영기금 및 사업비로 사용하게 된다. 이것이 총회주일헌금이다. 그런데 과거 총회주일을 지키고 그 주에 모아진 헌금을 총회로 전부 보내야 한다는 부담에 교회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그래서 세례교인의무금으로 바꿨다. 하지만 아직도 교회들은 총회주일헌금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납부 실적은 여전히 저조하다.

그렇다면 다른 교단은 총회주일헌금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

합동, 납부 50% 미만 노회 제재

총회주일헌금 운영이 가장 잘 되는 교단은 예장 합동이다. 합동은 ‘세례교인헌금’으로 총회주일헌금을 지킨다. 대도시 교회는 세례교인 1인당 1만원으로 시작해 지방 소도시와 농어촌 교회는 1인당 4~5천원으로 낮아진다. 목적은 총회운영비와 각종 사업비로 사용된다.

신학교 지원과 선교후원도 포함된다. 통상 총회주일헌금 납부 실적이 50%를 웃돈다. 이는 강제조항 때문이다. 각 노회별로 50% 이상 납부하지 않으면 서류발급이 제한되고 총대 파송이 어렵다. 90% 이상 납입한 노회에는 포상이 주어진다. 모든 교회가 정직하게 납부하지 않는 것은 합동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총회주일헌금으로만 약 50억 원의 운영비를 마련한다. 헌금을 낸 교회는 총회 서류발급에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연금은 목회자 개인이 가입하고, 연금기금은 교회가 낸다. 총회주일헌금을 연금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강제조항 없는 통합은 총회주일헌금 저조

예장 통합의 경우 총회주일헌금 납부는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통합은 각 부서단위로 사업비를 모금해서 사용해왔다. 그러나 부서별 편차가 너무 커서 총회주일헌금으로 일원화 한 후 각 부서 사업비와 경상비로 사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인 모금을 하는 부서가 있다. 예를 들어 군선교후원회의 경우 자체적인 모금이 상당히 활발하다. 통합의 총회주일헌금은 평균 15억 정도다. 통합 역시 세례교인 수에 따라 내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예장 합동과 같은 강제조항이 없다보니 납부가 저조하다. 합동이나 통합 모두 총회 운영은 노회 상회비와 총회주일헌금 두 가지로 운영된다.

기성, 경상비 2.2% 총회로 의무 납부

총회주일헌금 없이 아예 교회 경상비에서 일정 비율을 징수하는 교단도 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경상비의 2.2%를 총회로 보낸다. 비율로 규정하기 때문에 큰 교회의 기여도가 높고 구간을 정해 작은 교회나 형편이 어려운 교회는 면제해준다.

이렇게 마련한 예산이 90억 가량 된다. 납부를 거부할 경우 행정 정지를 비롯해 총대 파송 등 모든 권한을 박탈당한다. 또한 지방회 산하 교회가 총회비를 납부하지 않을 경우 지방회의 행정도 정지된다.
 

감리교, 교회당 경상비 1% 본부로 보내야

기독교대한감리회도 경상비(결산 60%+입교인 40% 비율)의 1%를 본부로 보낸다. 감리교 산하 교회들은 은급에 2%, 지방회 1%, 연회 1%, 본부 1%를 납부하고 3년간 한시적으로 0.3%의 신학대 발전기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감리교 역시 본부부담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목사 개인의 회원자격이 정지되고, 교회도 자격이 정지된다. 이렇게 마련한 75억 정도의 부담금은 경상비와 사업비로 사용된다.

총회주일헌금은 총회의 운영과 원활한 사업진행에 쓰인다. 총회의 사업은 목적 자체가 모두 ‘행정과 선교’에 해당한다. 총회 위상에 맞는 운영과 정직하고 건강한 교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총회주일헌금을 강제하는 조항을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 또한 무리한 연금적립으로 총회 운영 자체가 어렵게 하는 것보다 총회주일헌금에 대한 책임과 별도로 목회자 연금제도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로교 3대 교단이라고 하면서 5~6억의 총회주일헌금 밖에 납입이 안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역대 교단 통합 직전 43~59%까지 납부실적을 보였던 우리 총회의 총회주일헌금은 교단 통합 후 20%대로 떨어졌으며, 지난해에는 8천200여 교회 가운데 25%가 납부해 4억2천만 원이 모금됐고, 올해는 6월까지 1,890교회를 통해 3억7천여만 원이 납입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