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님, 130년 전 소망 없던 조선에 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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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주님, 130년 전 소망 없던 조선에 임해”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5.04.05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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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회 선교 131주년, 아펜젤러 스크랜턴 내한 130주년 기념예배 개최

130년 전 부활절 아침, 인천 제물포항에 첫 발을 내딛었던 아펜젤러 선교사와 스크랜턴 모자의 입항이 그 후예들을 통해 재현됐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전용재) 주최로 아펜젤러·스크랜턴 선교 130주년, 광복 70주년 기념예배가 감리회 초기 선교사들의 후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5일 내리교회(담임:김흥규 목사)에서 개최됐다.

▲ 130년 전 부활절 아침, 인천 제물포항에 첫 발을 내딛었던 아펜젤러 선교사와 스크랜턴 모자의 입항이 감리회의 후예들을 통해 재현됐다.

본격적인 기념예배가 시작되기 전 500여명의 감리회 성도들과 해외 인사들은 인천 제물포항에서 아펜젤러 선교사 입항 재현 퍼포먼스 및 첫발 순례 행진을 진행했다.

보슬비가 조금씩 땅을 적시는 가운데도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탑 앞에 집결한 성도들은 대불호텔터, 신포문화의거리를 지나 내리교회까지 1km에 달하는 거리를 행진하며 순전한 마음으로 ‘복음’을 위해 먼 타국에 방문한 초기 선교사들의 걸음을 회상했다.

이날 전용재 감독회장은 “하나님은 영적 무지와 일제의 억압, 극심한 가난 중에 소망없는 조선인들에게 생명을 주시려고 선교사들을 보내주셨다. 이 모든 것이 부활의 주님을 주시려고 하신 하나님의 섭리”라며 아펜젤러 스크랜턴 내한 130주년을 맞는 의미를 설명했다.

▲ 감리회 성도들은 대불호텔터, 신포문화의거리를 지나 내리교회까지 1km에 달하는 거리를 행진하며 초기 선교사들의 걸음을 회상했다.

이어진 기념예배에서는 1300여명의 성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마커스 매튜스 감독(워싱턴-볼티모어 연회)과 전용재 감독회장이 각각 말씀을 전했다.

매튜스 감독은 ‘오늘 하나님이 부르신 우리의 모습과 과제(벧전1:3~4)’를 주제로 “우리는 헨리 아펜젤러와 같은 선교사들의 위대한 유산을 기억하고 있다. 1887년 부활절에 최초의 한국인 개종자에게 세례를 베풀었고, 성탄절에는 한국 최초의 감리교회를 세웠다. 여러 선교사들을 통해 시작된 한국감리교회는 한국에서 중요한 개신교의 한 교단으로 극적인 발전을 이룩했다”고 오랜 전통 위에 세워진 감리회 선교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부활절을 맞아 오늘날 한국교회를 향한 당부의 말로 그는 “우리가 직면한 도전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명령”이라며 “상한 마음과 절망 속에 있는 사람들을 섬기도록 부름을 받은 우리가 이를 모든 겸손과 섬세함으로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변하고 있는 세상 한복판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누리는 우리의 ‘산 소망’은 우리가 변함없이 붙잡아야 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전용재 감독회장은 ‘보배를 보내주신 하나님(고후4:7~10)’을 주제로 설교를 전했다.

전 감독회장은 “가난과 무지, 혼돈과 결박의 권세 속에 희망없이 살아가던 조선 민족이 선교사들을 통해 보여 주신 질그릇 속에 보배, 능력의 근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면서 변화하기 시작했다”며 “실로 감리교회 초대 선교사들의 내한은 조선 근대사를 완전히 바꾼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적 무지와 가난, 문맹과 질병, 절망밖에 없던 이 조선에 희망의 빛을 비쳐주고, 자유의 불을 밝힌 것은, 예수 그리스도로 무장한 선교사들이었다”며 “무엇보다 하나님께 감사하고, 이 땅에 귀한 선교사를 기꺼이 보내준 미 감리회 선교회에 감사하길 바란다. 뿐만 아니라 가우처와 맥클레이 목사님, 아펜젤러, 스크랜턴 선교사를 꼭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아펜젤러·스크랜턴 선교 130주년, 광복 70주년 기념예배가 지난 5일 내리교회(담임:김흥규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어진 3부 ‘감사와 교제’ 순서는 여우훈 감독(서울연회)의 사회로 내외빈의 환영과 소개, 축사가 진행됐다.

축사를 전한 세계감리교협의회 총무 이반 아브라함즈 감독은 “이 기념예배는 단순한 행사가 지나간 과거의 성과 성장의 축하가 아닌 미래를 향한 꿈을 배양하고 새로운 비전으로 비상하는 중요한 자리”라며, “한국감리교회의 황금기는 과거가 아니라 지금 21세기의 도전에 맞서고 있는 것이다. 세계 감리교회협의회는 지속적으로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 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축사를 전한 김영주 목사(NCCK 총무)도 “한국감리교회는 한국 사회를 위해 하나의 조선교회를 만들기 위해 몸부림 친 교단”이라며 “오늘날 한국교회가 숱한 분열을 겪으며 고통하는 상황에서 한국감리교회는 하나의 정체성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가 하나 되도록 끝까지 노력하는 것에 존경심과 사랑을 보내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13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의미있는 전달식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매튜스 감독이 가우처 선교사의 진품 ‘일기’를 충청연회 이성현 감독에게 전달했으며, 이를 아펜젤러순직기념관에 전시하기로 했다. 또 어둠 속에 빛을 보지 못하는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 ‘130명 각막이식 수술비 후원금’이 임석구 이사장((사)생명을나누는사람들)을 통해 전달됐다.

한편 이날 기념예배에는 스크랜턴 선교사와 가우처 목사의 후손들이 참석했으며, 세계감리교협의회 총무 이반 아브라함즈 감독, 황수원 목사(한국장로교총연합회 회장),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 가우처 선교사의 진품 ‘일기’가 충청연회 이성현 감독에게 전달됐다. 일기는 아펜젤러순직기념관에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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