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적 직장 생활-회사의 술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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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적 직장 생활-회사의 술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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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2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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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적 교회 시리즈39 - 송기태 선교사 (인터서브 코리아 교회 관계팀)

술에 대한 첫 대면
나는 대학 4학년 초에 거듭났다. 그 전에는 술을 좋아했다. 술 자체를 좋아했다기 보다는 술을 마시면서 인생과 철학을 논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던 생활이 교회에 다닌 지 10년 째에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면서 술에 대한 의욕이 없어졌다. 더 이상 술이 필요치 않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직장에 들어가면서 술에 대한 문제로 곤란해지기 시작했다. 술에 대한 문제는 면접 때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그 때 매우 소극적인 대답을 했던 기억이 난다. “술이 죄는 아니지만 술 때문에 죄를 지을 수 있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그 때는 꽤 그럴듯한 대답이라고 생각했지만 훗날 생각해 보면 아주 소극적인 대답이라는 생각이 든다.

술로 인한 고난
회사 출근 후 얼마 후에 신입 사원을 위한 회식 자리가 마련되었다. 당시 조달부에 입사했던 2명의 신입 사원 중 하나였던 나는 첫 회식 자리가 여간 부담되는 것이 아니었다. 다른 한 신입사원은 술을 잘 마셨던 터라 더 비교가 되었다. 부장님께서 술을 권하셨다. 그 분은 비교적 점잖은 분이어서 괜찮았지만 여기 저기서 성희롱에 가까운 조소가 쏟아졌다. 나는 억울했다. 심지어는 담당 부서 과장이 이런 말까지 했다. “신입 사원이 술을 않마신다고? 어디 네가 회사를 나가나 내가 나가나 두고 보자…” 물론 반 농담이었지만 그 말은 신입사원이었던 나에게는 적잖은 두려움을 안겨 주었다. 그 이후에도 술로 인한 고난은 계속되었다. 나는 술 문제 때문에 억울하기도 하고 괴롭기도 해서 회사를 그만 둘 생각까지 하곤 했다.

곤경의 때에 주신 지혜
나는 술로 인해 곤경을 겪었지만 부서 사람들이 내가 술을 정말로 마시지 않는다는 것을 알자 회식자리에 가면 나를 위해서 탄산수를 주문해 주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송기태에게는 더 이상 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을 했다. 보통은 술이 취해야 농담을 하는데 송기태는 술 취하지 않아도 농담을 했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는 술 자리를 구태여 피하기 보다는 마시지는 않지만 함께 해 준 그 동안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술 문제에 대해서도 주님의 지혜를 구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당혹스런 때 마다 나에게 지혜를 주셔서 극복하게 하셨다. 한 번은 나에게 술을 권하는 선배 사원에게 “그 마음을 받겠습니다”는 말을 했는데 그 이후로 그 분과 더 가까이 지낼 수 있었다. 한 번은 회식 자리에서 한 간부께서 나에게 왜 술을 마시지 않느냐고 질문했을 때 이렇게 답변할 수 있었다. “저도 과거에는 술을 마셨습니다. 지금은 마시지 않는데 일의 효과로 볼 때 술을 마시지 않고 일하는 것이 저에게는 더 생산성이 높습니다.” 주님께서는 술 문제로 고통받을 때 마다 지혜를 주셔서 단지 방어적인 자세가 아니라 술 문화 보다 더 탁월한 것이 있음을 증거하는 기회를 주셨다.

술 문화에 대한 대안적 문화 만들기
나는 술 문제로 고민하고 기도하면서 주님께서 몇 가지를 발견하게 하셨다. 첫째 술은 영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의 충만함을 받으라” (엡 1:8). 술 취함은 성령 충만함과 배타적인 관계라는 사실이다. 사실 직장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제는 문화 안에 담겨져 있는 영적인 실체를 분별하는 일이다. 직장을 하나님 나라의 문화로 변혁시키는데는 영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둘째 술 문화에 대한 대항 문화(counter culture)는 ‘친구되기’라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이유가 여러 가지이지만 사람들을 보면서 외로움과 친구가 필요함을 발견했다. 직장에서 사람들의 친구가 되려는 의지와 노력을 경주한다면 술 문화를 극복하고 더 좋은 성경적 문화를 만들 수 있다. 술이 있어야 대화가 된다는 문화 속에서 술이 없어도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있고 상대방의 말을 친절하게 들어주는 문화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직장에서의 술 문화는 마치 유대인들이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 할례를 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비교할 수 있을 만큼 견고한 문화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이 주님 안에서, 주님의 지혜와 능력으로 그것을 극복하고 새로운 대안적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 건전하지 못한 직장 술 문화를 친구를 만들고 친구가 되어 주는 하나님 나라의 문화로 바꿀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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