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방법’ 아닌 교회의 본질적 문제 점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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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방법’ 아닌 교회의 본질적 문제 점검하라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3.06.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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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과적인 복음전도, 어떻게 할까

▲ 한국실천신학회가 지난 1일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하고, 한국 교회를 위한 실천신학의 방향성을 모색했다.
건강한 교회 공동체성, 전도하게 만드는 동력의 근원
수직적ㆍ수평적 교제 ‘전도-양육-재생산’ 가능케 해

전도를 통한 교회성장에 심각한 갈증을 느끼고 있는 한국 교회. 각 교회마다 복음전도를 강조하고 있고, 다양한 전도세미나가 지속적으로 개최되고 있지만 현재 전도의 열매를 맺는 것은 어렵기만 하다. 전도 방법이 잘못된 것일까, 아니면 전도자와 교회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해답을 찾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효율적인 복음전도는 어떻게 해야 할까?

# 교회 공동체성과 복음전도
서울신대 하도균 교수(실천신학)는 흔히 말하는 복음전도의 성공과 실패는 ‘교회 공동체성 회복’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교회 공동체가 건강할 때 복음전도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 교수는 “한국 교회는 건강한 교회 공동체의 형성과 효율적인 복음전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스스로를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하도균 교수(서울신대)는 전도의 방법보다 교회의 본질적 문제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실천신학회(회장:나형석 교수)가 지난 1일 협성대학교에서 개최한 제48회 정기학술대회 발제자로 참여한 하도균 교수는 “교회 공동체는 복음의 내용을 담고 있는 그릇이며, 구성원들이 복음의 내용을 경험하는 주된 장이 되기 때문에 세상을 향해 사랑을 펼치며 복음전도를 할 수 있는 동력의 근원”이라고 피력했다.

하 교수에 따르면 교회의 공동체성과 복음전도는 불가분,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교회 공동체는 복음의 본질을 구현하고, 형제애적 교제를 실천하는데 있어서 철저해야 하며, 전 생활을 통해 영적, 정신적, 물질적 교제가 구체적으로 구현되는 실제적인 공동체적 삶을 이루어가야 한다.

또한 자연히 시간이 흘러가며 희석될 수 있는 교회의 공동체성을 건강하게 유지하고자 하는 갱신을 추구해야 한다. 이러한 교회 공동체성의 지향은 예배와 양육, 교제, 선교 등의 사역 현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하 교수는 “선교(전도)라는 요소는 공동체가 자신을 구성하고, 유지해가는 기본적인 복음의 생명력을 세상에 전해 생명을 구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을 지칭한다”며 “선교라는 요소는 ‘복음전도’라는 활동을 핵심적으로 포함한다”고 피력했다.

# 공동체성의 핵심은 ‘교제’
특히 교회 공동체성에 있어서 ‘코이노니아’(교제)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다. 코이노니아를 제대로 실현할 때 효율적인 복음전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실 진정한 코이노니아는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수직적 관계와 공동체적 하나님 백성들과의 수평적 관계를 지향한다.

하 교수는 “교회 공동체가 이상적인 교제를 실천할 수 있는 힘은 사람에게 있지 않고, 성령 안에서 가능했다”며 “교회 공동체는 하나님과의 교제가 선행돼야 사람들과의 교제도 효율적으로 된다. 이를 가능케 하는 분은 성령이며, 이것에 교회 공동체의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직적 코이노니아와 수평적 코이노니아를 추구하는 성도들은 영적인 영역에서 자신들의 체험을 나누고, 영적인 힘이 약한 자들을 도우며 함께 말씀을 읽고 서로를 위해 기도한다”며 “정신적, 물질적 영역에서의 수평적인 교제를 통해 세상이 흉내낼 수 없는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온전한 공동체성을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러한 수직적, 수평적 코이노니아는 사회적 코이노니아, 곧 복음전도를 위한 세상과의 관계형성을 가능하게 한다. 결국 상호 의존성과 귀속성을 갖고 있는 교회 공동체는 복음전도의 큰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 하 교수는 초대교회의 예를 들어 공동체성 회복을 통한 복음전도 활성화의 방안을 제시했다.

# 복음전도의 동력
하 교수는 “예루살렘 교회가 복음전도를 활성화시킬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복음에 관한 깊이 있는 경험이 공동체 구성원들로 하여금 자신 있게 세상에 복음을 선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건강한 교회 공동체는 ‘복음전도-양육-재생산’이라는 건강한 순환의 고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루살렘 교회는 수직적인 교제를 통해 하나님을 알아갔고, 성찬 등의 예식 등을 통해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는 교제를 경험했기 때문에 복음의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세상에 전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는 것. 또한 수평적인 교제를 통해 공동체 안에서 먼저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함으로써 세상도 변화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으면서 복음전도의 열매를 자연스럽게 맺게 됐다는 설명이다.

하 교수는 “한국 교회는 먼저 하나님과의 수직적 차원의 교제를 강화시켜야 한다”며 “영적인 코이노니아의 경험은 복음 전도자들에게 있어서 복음전도의 내용이 된다. 영적인 주체가 되는 하나님을 알아가고,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는 일들을 경험하고 누릴 때, 세상에 그 내용을 전할 수 있는 확신이 생기고 자신 있게 전할 수 있게 된다”고 피력했다.

복음전도는 방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수직적 코이노니아의 경험은 수평적 코이노니아의 경험으로 이어진다”며 “수평적 코이노니아를 통해 성도들은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도움을 주고, 삶을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세상의 어떤 누구도 변화시킬 수 있는 복음전도의 동력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오늘날 복음전도가 효율적으로 실천되지 못하고 그 열매 또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방법의 점검보다는 교회의 본질적인 문제를 점검해 교회 공동체를 건강하게 돕는 일이 복음전도를 위한 우선적인 일임을 알아야 한다”며 “‘공동체로서의 교회’는 한국 교회가 관심을 갖고 회복해야 할 큰 주제임이 분명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한국실천신학회가 ‘한국 교회와 사회를 위한 실천신학의 추구’를 주제로 개최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공공신학 윤리적 관점에서 본 고령화 사회(이상훈 박사) △한국 불신자 유형조사와 효과적인 전도를 위한 선교적 통찰(황병배 박사) △정신에너지와 정신치료(김성민 박사) △성찬예식의 기호학적 이해(김형락 박사) △화해의 영성(김경은 박사) △한국형 이머징 예배의 가능성 모색(유재원 박사) 등의 연구논문도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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