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대신 향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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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 대신 향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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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2.2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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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훈 목사 (영광교회)

“여보! 빨리 창문 좀 열어놔요.”

생선 비린내가 온 집안에 진동하였다. 오늘 아침, 어느 집사님이 명절에 선물한 고등어가 있어 아침 식사를 하면서 맛있게 구워 먹었다. 평소에도 고등어구이를 참 좋아하는데 이번에 선물 받은 고등어는 정말 싱싱하고 맛이 좋아서 금방 밥 한 사발을 비웠다.

아침에 출근하여 오전 일과를 마치고 집안에 들어서는데 생선 비린내가 온 집안에 진동하고 있었다. 아마도 오전에 내가 만난 사람들도 내 몸에서 고등어 비린내가 났을 것이다.

아내가 고등어구이 요리를 하면서 환풍기를 돌리고 냄새가 빠져 나가도록 조치를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생선 비린내를 다 지워버릴 수는 없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추운 날씨임에도 생선 비린내를 집안에서 몰아내기 위하여 모든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며 냄새를 제거하는 향수와 갖은 방법을 동원하며 애를 썼다. 앞으로는 고등어구이를 집에서 요리할 때는 아무리 추워도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는데 더 노력해야만 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냄새(?)를 가지고 있다. 누구든지 사람을 만나 5분만 이야기하면 그 사람의 모습이 드러난다고 한다. 아무리 자신을 포장하려고 애를 써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모습이 드러나고 만다. 어떤 사람은 자기의 주장을 내세우지 않고 남의 말을 잘 들어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자신이 최고인 양 자기의 주장과 생각만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또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유익을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지역공동체나 회사에서 항상 문제만 일으키는 사람이 있다. 사람은 각각 모양은 달라도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냄새를 지울 수는 없다. 마치 생선 냄새를 지우기 위해 환풍기를 틀어 놓았지만 역시 냄새를 다 지울 수 없듯이 말이다. 나는 어떤 냄새를 풍기는 사람일까?

한국 교회는 현재 위기를 맞고 있다. 수많은 교회들이 세워지고 목회자들이 교회 부흥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결국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을 목회자들은 알고 있다. 이 마이너스 성장은 교회가 교회의 냄새를,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들의 냄새를 풍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양적으로 성장하고 많은 교회들이 세워지고 수많은 목회자들이 해마다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교회가 교회됨을 지켜 나가는 냄새는 사라지고 오히려 교회 안에서 악취가 풍겨 나오고 있다.

사람들은 교회가 교회됨을 지켜 나가는 냄새를 맡고 싶어 하지만 오히려 악취가 풍기는 것을 경험하면서 악취를 피하여 교회를 떠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세상의 권력과 물욕, 그리고 탐욕이 교회 안에 들어오는 것은 막지 못한 결과, 교회도 세속화 되어가고 오히려 세상의 사람들이 교회를 교회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교회가 교회됨을,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 됨을 어떻게 세워 갈 수 있을까?

바울은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 되라”고 권면하고 있다. 세상의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 아니라 예수의 향기를 풍기는 사람 말이다. 예수의 향기를 풍기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섬길 줄 아는 사람이다. 자기중심의 삶에서 다른 사람에게 유익을 끼치는 사람, 다른 사람에게 덕을 세우는 사람을 말한다. 예수님은 세상에 오셔서 많은 사람들을 섬겨주시며 진정한 예수의 향기가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교회는 예수님을 따라 예수의 냄새를 풍기는 곳이 되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내가 가지고 있는 추한 냄새를 풍기는 것이 아니라 예수의 향기, 즉 다른 사람을 위하여 섬겨주며, 다른 사람에게 덕을 끼치며, 다른 사람에게 유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예수의 냄새를 풍기는 사람이다. 모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를 원한다. 그래서 교회에 모여 예배한다. 그러나 예배의 행위가 있다할지라도 교회가 그리스도의 향기를,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의 향기를 세상에 풍기지 못하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는커녕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만다.

이제라도 교회는 종교적인 행위보다 그리스도의 향기를 세상에 풍기는 일들을 시작해야 한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원한다면 이제라도 생선 비린내를 풍기는 사람이 아니라 예수의 향기를 풍기는 그리스도인이 돼야 한다. 한국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존경받고 인정받는 길은 교회가 그리스도의 향기를,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겨야 한다. 그리스도의 향기는 그 분의 발자취를 따라 자신의 몸을 대속물로 주셨던 애수님처럼 교회가 가지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로 세상을 섬겨줄 때 비로소 한국 교회는 다시 존경받고 많은 사람들이 교회로 돌아오는 은혜의 역사가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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