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문화와 예절, 동요로 부르니 '귀에 쏙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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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문화와 예절, 동요로 부르니 '귀에 쏙쏙'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2.06.12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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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아다례연구소, 지난 6일 ‘제1회 전국 인성예절 노래 창작동요제’ 개최

학교폭력, 왕따 등 인성교육 대안으로 ‘다례’ 떠올라
어려운 차 문화와 예절 등 창작동요로 만들어 첫 선

“참는 마음을 가집니다. 조용히 합니다. 약속을 지킵니다. 인사는 내가 먼저. 나는 나는 예절바른 착한 어린이~”

지난 6일 삼성동 코엑스 박람회장 A홀에서 열린 ‘티월드 세계문화축제’ 행사장에 동요 소리가 높이 울려 퍼졌다. 선생님의 지휘에 맞춰 또박또박 노래를 부르는 5살 유치원생부터 전남과 경남 등 먼 거리를 마다않고 달려온 초등학생까지 모두 예절 노래에 흠뻑 빠져 있었다.

세계의 다양한 차들이 한자리에 모인 박람회장에서 관람객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이 행사는 ‘제1회 전국 인성예절 노래 창작동요제’로 인사와 예절, 그리고 다례에 대한 노래가 선보인 자리였다.

아장 걸음으로 무대에 올라간 슬기유치원 김민수 군(5세)은 낭랑한 목소리로 “마주 보고 인사해봐요. 안녕 안녕 안녕, 마주보고 인사해봐요 안녕! 즐겁게 웃으면서~”라는 인사노래를 맛깔나게 불러내 관람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경남 김해분성초등학교 4학년 이하경 어린이는 다구노래를 불렀다. “물 끓일 때 탕관, 차 우릴 때 차관, 물 식힐 때 숙우~”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아이들에게 어려운 ‘차’ 용어를 쉽게 풀어냈다. 전남 사창초등학교 3학년 박경진 군이 부른 ‘다례송’은 차 마시는 법과 차의 효능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담아 놓았다. 동요대회 한 시간 남짓, 관람객들은 아이들이 부른 노래를 벌써 따라하고 있었다.

이날 동요제에서 불린 노래는 모두 한국유아다례연구소 서은주 교수(한서대학교)의 창작곡. 어린이들에게 다례를 통한 인성교육을 강조해온 서 교수가 차에 대한 이야기와 예절에 대한 가사를 쓰고, ‘하늘나라 동화’로 유명한 동요 작곡가 이강산 교수(찬양신학대학)가 곡을 썼다. 이렇게 탄생한 인성예절 노래가 동요대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것이다.

지난 10여 년간 다례와 유아인성교육을 접목해 교육해온 서은주 교수는 ‘다례’를 통한 심신수양이야말로 게임과 폭력에 길들여진 아이들을 변화시킬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서 교수는 “다례는 차를 즐기면서 오감을 자극하는 두뇌교육 프로그램이자, 아이의 인내심을 유도하고 양보하는 마음과 기다리는 마음을 가르쳐주는 인성교육의 필수 프로그램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유아부터 노년까지 다례를 생활화한다면 보다 넉넉해진 세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그동안 ‘다례’가 특정계층의 문화활동 혹은 격식을 갖추는 취미 정도로 인식됐다는 것. 하지만 서 교수는 다례를 쉽게 보급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번에 다례와 관련된 인성예절 노래를 창작함으로써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쉽고 재미있게 ‘다례’를 접하도록 그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번에 발표된 인성예절노래는 총 21곡으로 예절과 다례, 인성 등 3파트로 나누어 놓았다.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담음 ‘그냥 큰 게 아니에요’와 ‘참는 마음’, ‘예절이란’, ‘다례송’, ‘다구노래’, ‘구용이란’ 등 차와 차를 통해 얻어지는 마음의 변화 그리고 전통 예절 속에 담겨진 가르침을 하나하나 동요로 풀어냈다.
‘다례 교육’은 대학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서대학교 건강증진대학원 차학 전공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서 교수는 이날 동요대회에 자신이 가르치는 대학생들도 출전시켰다. 남녀 대학생들은 색색의 단체티를 입고 나와 율동과 함께 ‘다례’노래를 불렀다. 관객들은 “요즘에도 저런 순수한 대학생들이 있느냐”며 어린이들과 같이 동심으로 돌아간 한서대 학생들의 인성과 인내를 높이 평가했다. 대회 특별공연으로는 세계 최초로 구성된 인공와우 청각장애인 합창단이 참여해 감동을 더했다.

동요대회 심사를 맡은 백석대음악대학원 김희석 교수는 “노래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회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인성과 예절을 볼 것”이라며 심사기준을 말했다. 그러나 대회 내내 이미 ‘예절’ 노래로 무장한 아이들은 밝은 표정으로 예의를 갖춰 노래를 불렀다.

작곡가이자 심사위원장으로 참석한 이강산 교수는 “들을수록 가사가 귀에 감긴다”며 “동요를 부르는 아이들이 줄어드는 시대에 노래로 인성과 예절, 다례라는 세 가지 교육을 할 수 있어 매우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다례는 나 자신을 대접하는 예절이자, 두 손으로 찻잔을 들어 나를 따라오게 함으로써 자신을 대접하는 예절”이라며 “이번에 새롭게 창작된 인성 예절노래와 다례교육이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적극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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