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6 보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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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 보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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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3.0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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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훈 목사 (영광교회)

“주 안에서 건강하게 잘 다녀오너라!” 아들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쳐다보았다. 오늘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군에 입대하는 날이다. 혼자 간다고 설쳤지만 "그래도 아버지가 있는데 데려다 주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 의정부로 차를 몰았다. 아들은 아마도 눈물이 날 것 같으니까 창피해서 혼자 간다고 한 모양이다. 아내도 아들을 포옹하면서 담대했고, 아들도 아빠와 포옹하면서 당당하게 인사를 하고 산 고개 너머로 사라졌다.

다른 아들들은 20살 남짓 되면 군에 입대하는데 필자의 아들은 조금 늦은 나이에 군에 입대했다. 한국 나이로 따지면 27살이 됐다. 대학을 마치고 군에 간다는 것을 필자가 말렸다. 왜냐하면 아들이 미국 법을 공부해 미국 변호사가 되기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어려운 법률 공부이기 때문에 중간에 군에 다녀오면 머리가 녹슬 것 같아서 기왕이면 변호사에 합격하고 가면 좋겠다고 권면했다. 그래서 한동대학교 법률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에 건너가 당당하게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고 바로 준비해 군에 입대하게 됐다.

스펙도 좋아졌고 군에 입대한다고 얼마간 운동을 부지런이 해 몸도 만들고 잠시 쉬는 동안 열심히 기도하며 찬양단으로 교회와 성도들을 섬겼다. 목사이지만 그래도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아들을 306 보충대 앞에 내려주고 포옹하면서 가슴이 짠해 왔다.

군에 입대하는 아들에게 “자신을 내려놓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권면했다. 아무리 미국 변호사라 할지라도 자신을 내려놓아야 위대한 군인이 될 수 있다. 자신이 변호사라고 거드름을 피우면 군대생활에 적응할 수 없을뿐더러 결국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한 군대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믿음의 군사인 그리스도인은 자신을 내려놓아야 한다. 자신을 내려놓지 못하면 그리스도의 군대로서, 즉 성도로서의 삶을 살아가기 힘들 뿐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불평과 불만을 쏟아 낼 수밖에 없다.

주님은 겸손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셨다. 그 분은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아들이라는 위치를 내려놓고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의 모양으로 세상에 나타나셨다. 세상에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요 섬기려 하고 자신의 목숨을 대속물로 주기 위해 오셨던 주님의 모습이 그리스도의 제자로, 군사로 따라가야 모습이다.

세상에서 가졌던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주님을 따라가는 훈련을 받음으로 그리스도의 좋은 군사가 돼야 한다.

군인은 자신의 모습을 바꾸어야 한다. 아들은 가슴이 떡 벌어졌고 머리에는 윤기가 흘렀으며 자신의 스펙에 맞는 모습이었지만 군인이 되기 위해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다. 한참 쳐다보며 웃었다.

좋은 옷들을 뒤로하고 남루한 옷을 입혀 놓으니 영락없이 허접한 훈련병이었다. 그렇게 멋진 모습에서 군인다운 군인이 되기 위해 모습을 바꾸었다. 머리를 깎고 군사 훈련생에 적합한 옷을 입고 입대하는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그리스도의 좋은 군사는 모습이 바뀌어야 한다. “그런 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새 것이 되었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새로운 삶의 모습으로 바뀌어야 군사가 될 수 있다. 언제까지 민간인 냄새를 풍길 것인가? 언제까지 세상의 냄새를 풍길 것인가?

새로운 피조물로서 영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성령의 사람으로 거듭나야 한다. 세속에 물든 모습을 이제 성령의 사람으로 바꾸어 그 분의 능력으로 세상을 정복하고 점령하는 것이다. 성령의 권능을 받아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나며 세상 속에서 성령의 사람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군인은 규율을 따라야 한다. 안락하고 편한 집이 있지만 군인은 막사에서 자야 한다.  하루의 일과도 내 중심이 아니라 정해진 일과에 맞춰 살아야 한다. 아들을 보내며 안쓰러운 것은 새로운 규율에 잘 적응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군사는 주님의 규율을 잘 따라야 한다.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결정한 법을 따라 행동하는 것이 군인의 자세다.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 즉 그의 계명에 복종하고 순종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군사로서 해야 할 일이다. 당연한 일이요 필요한 것이다.

강한 규율로 강한 군사가 되는 것처럼 하나님의 거룩한 계명과 말씀으로 위대한 그리스도의 군사가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허접한 사람처럼 보였지만 규율과 훈련으로 다져진 내 아들은 위대한 대한민국의 군사가 될 것이다. 내가 허접한 그리스도인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과 계명으로 위대한 하나님의 나라의 군사가 될 것이다.

위대한 군인은 자신을 내려놓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 규율과 계명을 따라 행할 때 위대한 군사가 되는 것처럼 주님 앞에 나 자신을 내려놓고 성령의 은혜로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나 주의 계명과 율례를 지켜 위대한 그리스도의 군사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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