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져나온 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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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져나온 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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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8.1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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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훈 목사 (영광교회)

‘돌들만 남아 있네…’ 아침 등산을 마치고 내려오던 길이었다. 요사이 등산에 부쩍 재미를 붙였다. 그래서 새벽기도를 마치고 매일 아침 등산을 한다. 차로 약 15분 정도 달려가면 수암산이 있는데 기초 코스로 왕복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아침 일과가 시작되기 전 아침 등산은 딱 좋은 운동이다. 그래서 매일 아침 우유 한잔을 마시고 산에 오른다.

많은 기도 제목이 있어도 이제는 괜찮다. 산행을 하면서 기도하는 습관이 생겨 매일 새벽 기도회를 포함해 약 2~3시간은 의무적으로 기도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정상에 올라 심호흡을 하고 산길을 내려 오다보니 세차게 내린 빗물로 인해 길바닥에 있는 흙들이 다 쓸려 내려가고 돌들만 삐죽삐죽 튀어 나와 있었다. 전에는 흙길이라 걷기가 편했는데 마치 일부러 송판 위에 못을 거꾸로 박아 놓은 것처럼 돌들을 삐져나와 울퉁불퉁하여 걷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다.

한참 걷다보니 발바닥에 불이 난 것 같다. 엄지발가락부터 뒷꿈치까지 튀어 나온 돌들로 인해 걷는 것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런대로 재미있는 산행이었다. 다음 날은 일부러 돌들 위를 걸으면서 산행을 했다.

아마도 누구에게 돌들을 산길에 심어 놓으라면 이렇게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심어 놓지 못했을 것이다. 약간의 물기가 바닥에 있었지만 튀어 나온 돌들로 인해 발바닥이 젖지 않고 재미있는 산행을 마쳤다.

비가 많이 내려 길바닥에 튀어 나온 돌들을 감추느라 일하는 분들이 땅을 고르고 흙을 부어 평탄케 만든다. 그러나 돌길을 걷는 것은 또 다른 묘미가 있었다. 불편하고 힘들지만 튀어 나온 돌들이 발바닥을 자극했다. 마치 지압을 하는 분들이 지압을 하는 것처럼 정신이 맑아지고 시원함을 느꼈다.

사람들은 일부러 돈을 지불하고 지압을 받으러 다니는데 그 값도 꽤 만만치 않다. 그런데 돈도 내지 않고 거저 지압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혹시라도 넘어질까 조심하고 걷는 걸음이 오히려 평편한 길을 걷는 것 보다 더 긴장감이 있어 운동이 잘 되는 것 같았다.

나의 불만은 마치 70이 넘으신 어르신처럼 물컹물컹한 장딴지였다. 그런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무쇠처럼 단단하고 굵게 변해 있었다. 나중에는 일부러 튀어 나온 돌들을 징검다리 삼아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산행을 했다.

일부 구간에는 등산객들이 편안하게 산행을 하라고 길에다 계단을 만들어 놓아 사람들이 좋아하지만 돌길을 걷고 보니 평안한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튀어 나온 들길을 걷는 것이 건강에 더욱 좋을 듯하다하는 생각이 나를 사로잡았다.

자갈길처럼 생긴 돌길을 걷는 것은 내가 평소 사용하지 않던 근육까지 움직이게 하여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이라는 것을 인식 한 후 산행의 돌길이 더 재밌고 흥미가 있었다.

인생은 바로 이와 같은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길이 평탄하기만을 고대하고 기도한다. 그러나 결코 인생의 길이 그리 녹녹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가정의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당하고, 자녀들로 인해 낙심이 되고, 사업이나 직장으로 인해 밤잠을 설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하나님께 나아가 기도해 보지만 별로 변한 게 없다. 그래서 신앙생활의 위기가 찾아오고 하나님에 대한 실망과 낙담으로 심지어는 신앙생활을 포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인류 역사 가운데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었던 다윗은 말하기를 고난은 내게 유익이라고 했다. 어떻게 고난이 내게 유익일까? 당신은 고난이 즐거운 일이란 말인가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고난은 우리에게 유익이라는 진리는 변함이 없다.

마치 발바닥을 찢어 놓을 기세로 튀어 나온 돌밭 길이었지만 내 발바닥을 자극해 혈액순환을 도왔고 긴장감을 통하여 내 자신의 자세를 고정시켜 주었던 것처럼 우리에게 찾아오는 고난은 힘들고 어렵지만 결국 우리의 영적 삶의 혈액순환을 도와 영적 혈색을 왕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또한 우리의 느슨해진 영적 삶의 자세와 세속으로 향하던 우리의 마음을 돌이켜 하나님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바른 삶으로 고정시켜 줄 유익한 축복의 환경인 것이다.

그래서 고난은 내게 유익인 것이다.

고난은 하나님이 내게 주신 최고의 선물임을 기억하며 사도 바울의 가르침을 따라 범사에 감사하는 삶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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