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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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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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6.0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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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훈 목사<안산영광교회>

“어!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지?” 직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자장면 집을 찾았다. 식당이 제법 큰데도 불구하고 식당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짧은 점심시간, 다른 곳을 찾을까 하고 식당 앞에서 잠시 서성였더니 이내 종업원이 달려와 자리를 만들어 주며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대부분의 식당에 손님들이 없어서 울상인데 이 자장면 집은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도대체 이렇게 손님이 많은 비결이 무엇일까? 얼마나 자장면 맛이 있기에 이토록 많은 손님들이 모여들까?’

혼자서 잠시 생각했다. 음식도 맛이 있으려니와 종업원들의 친절이 필자의 마음을 감동시켰다. 이렇게 복잡하고 손님이 밀려들면 자연적으로 손님을 대하는 서비스가 소홀해 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종업원들은 자신들의 식당에서 제공하는 음식에 자부심을 갖고 최고의 서비스를 이까지 않았다. 기분 좋게 맛있는 자장면을 먹고 문을 나서는데 아직도 문 앞에 열댓 명의 손님들이 자리를 기다리며 서성이고 있었다.

자장면의 맛이 다른 집보다 괜찮아 보였다. 역시 맛이 있으니 손님들이 몰려드는가 보구나. 그러나 자장면의 맛도 맛이지만 손님들이 많아 불평하고, 엉망인 서비스로 손님을 대할 수 있는데도 종업원들의 섬김과 서비스는 손님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조금 천천히 서비스를 해도 괜찮다. 너무 밀려드는 손님으로 짜증이 난다. 그래서 대충대충 봉사를 할 법도 하다. 그러나 종업원들은 손님을 한 사람이라도 놓칠세라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최선을 다해 서비스를 제공했다. 손님이 가득해 복잡한데도 이리 저리 의자를 옮기며 찾아온 손님들을 섬기는 모습이 결국 손님들을 자신들의 식당으로 모이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그랬었구나’ 하는 생각이 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이렇게 많은 손님이 몰려드는 식당이 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구나’ 하는 생각에 마치 필자가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필자도 사람들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해야 하는 목사이기에 왜 사람들이 교회로 모여들지 않는가하는 이유를 발견했기 때문이었으리라. 수많은 사람들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해야 하는 목사로서 왜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는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날이었다.

교회는 영적 양식을 제공함으로써 구원에 이르게 하는 곳이다. 육에 속한 사람들에게 영의 양식을 제공해 그리스도 안에서 영생을 얻고 더 풍성히 얻게 하는 것이 목사의 사명이리라. 또한 이것이 교회의 직무일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죽은 영혼을 살리며 병든 영혼을 치료하기에 충분하신 분이다. 인생의 밑바닥을 헤매고 있는 사마리아 여인에게 소망과 희망의 주었던 분이시다. 그 분은 오늘도 교회 안에 살아 계시며 역사하고 계신다. 즉, 영의 양식은 이미 그리스도를 통해 충분히 준비되었다. 이제 세상의 사람, 즉 손님들에게 맛있는 양식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사람들이 교회를 찾아 왔을 때, 그들에게 최고의 서비스, 즉 섬김을 통해 그들을 만족시켜 영의 양식이 있는 교회에 머무르게 해야 한다.

이미 준비된 영의 양식, 그리스도의 영생과 그로 인한 풍성한 그리스도인의 삶이 약속되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양식이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회의 구성원, 즉 이미 교회를 독차지 하고 있는 먼저 된 우리가 아닐까? 먼저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이유로 손님인 처음으로 주님을 향하여 나온 이들에게 섬김이 무엇인지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

최고의 섬김과 서비스를 세상에 제공하자. 영의 양식인 그리스도의 생명이 준비되었다면 이 생명을 세상의 사람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아무리 맛이 있어도 먹어주는 이가 없다면 그 의미가 없다. 먼저된 나 자신이 최고의 서비스, 즉 섬김의 사역을 잘 감당할 때 비로소 손님들인 세상의 사람들이 주님 앞으로 몰려 올 것이다.

한 사람이라도 놓칠세라 최선을 다해 세상을 섬기자.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과 자원들을 총동원하여 세상을 섬길 때 세상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리스도께로 나아올 것이다. 최고의 가치를 소유했으면서도 사람들을 그곳으로 인도하지 못한다면 역시 섬김의 부족일 것이다. 주님께서 세상의 섬김을 받기 위함이 아니라 섬기기 위해서 오셨다면, 최고의 가치인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기 위해 이웃과 세상을 향해 최고의 섬김을 제공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뜻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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