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거리급식 다시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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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거리급식 다시 생각하자”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11.1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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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희망봉사단 김종생 사무총장 “교회 복지 인식, 사회보다 뒤쳐져”

추운 겨울이 가까워지면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소중해지는 가운데, 기독교계에서 연말연시 관례적으로 해오던 복지사업 중 하나인 거리의 부랑자나 노숙인 등을 대상으로 한 거리급식을 인간적 측면에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 서울역 지하통로에서 노숙인들이 거리급식을 받아 끼니를 채우고 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 사무총장 김종생 목사는 1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역 등에서 노숙인을 상대로 하는 급식이 거리에서 행해지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혐오감을 느끼게 되고 수혜를 받는 입장에 있는 노숙인들도 모멸감과 인간적인 자괴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가급적이면 거리급식을 지양하고 가까운 교회나 식당을 빌려 실내급식을 해야 한다. 교회와 복지단체의 의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노숙인을 위한 급식은 필요한 복지다.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그러나 교회가 편의적인 접근으로 제공자 입장에서 복지를 시행하기보다는 수혜자 입장에서 배려하는 복지를 고민해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교회가 사회에 비해 복지에 대한 인식이 뒤쳐져 있다고 지적한 김 목사는 “한국 사회의 복지 흐름, 국가의 복지정책 방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목사는 “사회는 소외계층의 생존 문제를 넘어 한 단계 앞선 삶의 질, 정서적 영역까지 복지를 확대해 가고 있다”고 설명하고 “국가도 2000년 이후 대형시설에서 소형화로, 생존에서 생활로 단순 보호를 넘어 정부의 역할과 의무를 확대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교회는 여전히 급식, 생필품 등 재정을 통한 1차적인 지원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고 “목회자와 교회가 사회복지에 대한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 정신적이고 영적인 영역까지 전문성을 고민하고 사회복지의 범위를 넓혀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목사는 “한국 교회 사회복지의 실태 조사는 물론, 유대와 연대를 통해 전문성을 키우고 기독교만의 사회복지 매뉴얼을 만들어내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6월부터 서울시는 서울역 광장의 거리급식을 실내급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서울역 인근에 ‘따스한 채움터’를 개장해 서울역노숙인선교연합회 등 민간단체와 연계해 급식장소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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