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으면서 모든 것 다 가진 ‘사랑의 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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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으면서 모든 것 다 가진 ‘사랑의 목자’
  • 현승미 기자
  • 승인 2010.04.14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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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해 참된 사랑을 실천했던 故 한경직 목사 10주기

 

올해로 한경직 목사가 하나님 곁으로 간지 10년이 됐다. 기독교의 복음을 통한 정신혁명으로 이 땅에 참다운 민주국가를 건설하고자 한 민족의 지도자였으며,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이 백성에게 내어준 사랑의 목자. 영락교회는 힘없고 어려운 이들을 긍휼히 여기며 사랑으로 돌봤던, 그리고 누구보다 우리 민족을 위해 헌신했던 생전의 그의 모습을 알리기 위해 올 한 해 다양한 추모행사를 마련했다. 또한, 세상을 향해 참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했던 모습을 온 나라가 본받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경직 목사의 삶을 재조명해 보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 나눔과 섬김의 목회자
한경직 목사는 20세기 한국 개신교를 대표하는 목회자이자 교육자, 사회운동가였다. 일제강점기, 해방과 민족분단,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격동의 시기를 살아오며 민족복음화는 물론 많은 학교설립과 인재양성, 각종 구호·복지시설의 설립과 운영, 군복음화 운동, 대북한 쌀 나누기 운동 등을 전개했다. 특히 신사참배 거부로 1938년 자진폐교를 결정한 숭실대학교를 1954년 서울에 재건하기도 했다.

또한 교회의 사명이 사회의 그늘진 곳을 사랑으로 보살피는 것임을 몸소 실천하여 많은 고아와 과부와 노약자의 보호자가 되어 주었다. 해외 기독교인들과 힘을 합해 선명회(월드비전)를 조직하여 전쟁고아를 보살피는 일에도 앞장섰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피난길 곳곳에서 시국강연을 했고, 대구에서는 3천명의 청년을 모아 기독교 구국회를 조직해 나라를 지키는 일에 앞장섰다.

그는 배고픈 이들에게는 밥을, 삶이 궁핍한 이들에겐 따뜻한 담요를, 배움이 필요한 자들에게는 교육의 길을 열어 주었다. 때문에 살아생전 종교를 떠나 많은 이들에게 추앙 받았다.

1992년에는 피난민들과 가난하고 소외된 약자들에 대한 사랑의 보시자요, 한국 장로교회 성장의 최고 기여자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그리고 미주 지역에 이르는 해외선교사역을 펼쳐나간 세계선교와 평화확산의 지도자로 종교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템플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평생 하나님의 사람으로 민족과 교회를 섬겨온 한경직 목사는 2000년 4월 19일 오후 1시 15분 영락교회 사택에서 98세의 일기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그는 정작 본인의 이름으로 된 집 한 채, 통장 하나 소유하지 않은 나눔과 섬김의 삶으로 생을 마감했다. 남겨진 재산은 만년에 타고 다니던 휠체어, 지팡이, 겨울 털모자, 입던 옷가지 몇 점과 생필품이 전부였다.
한경직 목사는 교회가 해야 할 세 가지 사업으로 전도, 교육, 봉사를 꼽았다.

# 전도·교육·봉사에 몸바쳐
▲ 서울에 재건된 보린원과 숭실대학교 입학식.
한경직 목사가 서울에 내려와 처음 시작한 일도 신앙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걸고 월남한 사람들을 위한 교회를 세우는 일이었다. 1945년 12월 영락교회가 탄생하여 1973년 영락교회의 원로목사로 추대되기까지 영락교회를 중심으로 그 세가지 사업을 이루어 갔다.

영락교회의 강단을 통해 수많은 성도들을 영적으로 양육하였으며, 온갖 경로를 통해 한국인과 세계인에게 선교의 메시지를 전했다. 학원, 군, 농촌, 도시공장지대, 그 외의 모든 그늘진 곳 그리고 해외 등 그의 선교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 어림잡아 그는 이 지구상에 약 500여 교회를 세웠다.

또한, 한국 사회와 국제 사회는 목회자로서의 한경직이 아닌 봉사자로서의 한경직 목사를 더욱 존중했다. 그는 교회의 사명이 사회의 그늘진 곳을 사랑으로 보살피는 것임을 몸소 실천하여 많은 고아와 과부와 노약자의 보호자가 돼 주었다.

6.25로 인해 발생한 피난민들을 위해 그는 초교파적 개신교 연합기구인 ‘기독교연합전시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 유엔사무총장, 맥아더 사령관 등에 구호를 요청했다. 그러나 강대국의 도움의 손길만을 기다리진 않았다. 스스로 피난민을 구호하기 위한 천막을 설치했고, 이때 밥 피어스 목사를 만나 지금의 월드비전의 시초가 된 선명회를 세웠다. 월드비전의 사업은 전쟁 미망인, 고아, 나환자 구호사업을 비롯해 맹아, 농아, 의수족사업, 아동병원, 가정개발사업, 선교사 지원 사업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했다.

신의주 제2교회를 담임하던 1938년 우연히 한 청년의 소개로 알게 된 장애아를 돌보기 위해 시작된 ‘보린원’을 세웠다. 그리고 2년 뒤 보린원 안에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을 위한 ‘노인관’을 설치했다. 지금은 영락교회가 한 목사의 유지를 받들어 지금의 영락보린원, 영락그룹홈, 영락지역아동복지센터와 함께 영락경로원으로 확대시켰다. 또한 전쟁미망인을 보호하기 위한 모자복지사업, 장애인들을 위한 영락애니아의 집과 장애인주간보호센터까지 그 뜻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대광중고등학교 설립, 보성학교 숭실대학 재건, 영락학원 설립, 숭의여학교, 영락여자신학교 설립, 서울여자대학교 설립, 장로회신학대학교 4대 이사장,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 초대 이사장을 역임하며, 누구보다 미래 인재를 양성할 교육 사업에 힘썼다.

# 왜 지금 한경직 목사인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경직 목사의 삶은 ‘헌신과 봉사’로 기록되고 있다.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노인들과 연약한 어린이들을 특별히 사랑했던 한 목사는 그들만큼 힘든 삶을 살았지만, 주면서 행복해했고 낮아지면서 기쁨을 누렸다.

신의주에서 복순이라는 불쌍한 장애아를 보고, 그냥 외면치 못했던 한경직 목사. 그는 단순히 그 아이에게 또 다른 부모를 소개해주거나 남에게 맡기지 않고, 예수님의 사랑의 심정을 가지고 그 아이를 바라봤던, 그래서 그 아이를 제대로 길러야겠다는 생각해 ‘보린원’이라는 고아원을 설립하기까지 했다.

안순근 장로(영락사회복지재단 이사장)는 “생전에 항상 말씀 끝에 눈물을 흘리셨는데, 젊은이들을 생각하면서 우시고, 군을 생각하면 군인들을 위해 우시고, 죄인들을 생각하면 그들을 위해 또 우시고, 어느 계층 누구를 생각하든지간에 그 사람들에 대한 형편, 처지를 절실하게 사랑했다”며, “결국 그 사랑이 너무 지나쳐서 나중에는 눈물로 그 말씀을 맺곤 했다”고 회고했다. 이처럼 한경직 목사는 예수님의 사랑의 심정을 가지고 모든 이들을 바라봤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그 삶을 온전히 닮은 삶을 살았던 것이다.

세상 모든 이들을 긍휼이 여기는 마음. 나 자신조차도 어려운 가운데 있었지만, 이웃들의 형편을 외면치 못했다.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세상 사람들이 핍박했지만, 그는 오히려 그들에게 쌀을 내주었다. 사랑을 베풀었다. 세상 가운데 나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선을 행했다. 남을 위해 봉사했고,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에 정부를 대신해 복지사업을 펼쳤다. 일본의 억압과 핍박 속에서도 애국에 앞장섰고,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는 앞장서서 변화시켰다.

지금 세상 가운데 핍박 받고 있는 한국 교회가 다시 일어서야 할 때이다. 한경직 목사의 이러한 삶을 본받아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세상 사람들이 색안경을 낀 채 종교인으로 바라보지 않고, 우리의 변화된 삶을 바라보면서 다시 교회 안으로 들어 올 수 있게 해야 한다.

영락교회는 한경직 목사 10주기를 기념하며,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그를 알리고, 그의 삶을 본받을 수 있는 다양한 노력들을 전개할 계획이다.

# 또 다른 ‘한경직’을 기대하며
먼저 ‘한경직 상’을 제정한다.
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 김은섭 연구목사는 “한경직 목사는 한국 교회의 과거가 아니라 미래”라며, 그의 사상과 삶을 알림으로 한국 목회자의 모델이 되고 한국 기독교인들의 모델이 될 수 있는 또 다른 ‘한경직’이 나오기를 기대했다. 한경직 상은 교육, 사회복지, 목사, 일반 국민 누구나 받을 수 있으며, 어느 부문에서건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이에게 주어진다.

내년에는 한경직 목사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지상파 방송을 통해 전 국민이 그의 삶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경직 목사 관련 만화, 애니메이션을 공모하며, 9월에는 올해 60주년을 맞이하는 월드비전과 함께 바자회를 진행한다. 오는 6월에 열리는 에든버러선교사 100주년대회와 11월 로잔세계선교대회에 한경직 목사 부스를 설치해 전 세계에 한경직 목사를 알린다. 오는 28일에는 ‘한경직 목사와 선교’를 주제로 그의 국내외, 북한 선교사역에 대한 추모세미나를 개최한다. 뿐만 아니라 한경직 목사 구술 자서전, 아동용 전기 등의 단행본과 함께 12권의 영문전집, 문서설교, 음성 설교, 비디오 설교 등의 미디어 전집도 발간한다.

한편, 오는 18일 오전 11시 영락동산에서 성묘예배를 한 후 한경직 목사의 남한산성 우거처를 순례할 계획이다. 이어 오후 5시 영락교회 본당에서는 방지일 목사의 설교로 한경직 목사 10주기 추모예배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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