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어떤 장애도 문제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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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어떤 장애도 문제 없어요”
  • 현승미
  • 승인 2010.01.14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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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팔 없이 워드 자격증 도전한 1급지체장애인 문성영 씨

“이제 겨우 첫 단추를 꼈을 뿐입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요. 이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청지기가 되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지요.”

목회자를 꿈꾸는 올해 23살의 문성영 씨(전주 알곡교회)는 지난 해 워드프로세서 1급 자격증을 따고 많은 이들로부터 축하인사를 받았다. 컴퓨터를 모르면 살 수 없는 이 시대에 겨우 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을 가지고 웬 호들갑인가 하겠지만 사실 그는 어린시절 사고로 두 팔을 잃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였죠.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 쏟아지는 장맛비를 피해 건물 옥사의 한 창고에 들어갔는데 하필 그곳이 변전실이었지요.”

문 씨는 이곳에서 감전사고로 정신을 잃었고, 병원에서 깨어나보니 이미 두 팔은 잘려나가 있었다. 10살 어린이가 감당하기에는 엄청난 사고였다. 1년 반 동안 병원에 입원했다. 때로는 실의에 빠져 한 달 이상 가족들과 연락을 끊기도 하며 방황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삶을 포기하고 싶은 충동으로 침대 밑에다 몰래 수면제를 모으기도 했다. 할머니가 용돈을 주신다며 침대 밑에 돈을 밀어 넣다가 수면제를 발견해 수포로 돌아갔지만, 그의 방황은 쉽게 멈추지 못했다. 그러나 가족들과 친구들의 끊임없는 격려와 기도는 그를 다시 설 수 있게 했다. 공무원이었던 어머니는 쉰두살의 나이에 식품기술사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아들의 침대 머리맡을 지키고 있기보다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줘 자녀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였다.

“뜻을 품고 도전하면 안 되는 일이 없습니다. 못 한다고 하면 끝까지 이루지 못합니다. 도전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장애는 문제가 되지 않아요.”

워드 1급은 응시하려면 분당 200타 이상 자판을 두드릴 수 있는 숙련된 솜씨가 필요하다. 양손을 쓰는 사람도 합격률이 30~40%에 불과할 정도로 쉽지 않은 시험이다. “엄지·새끼 발가락으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요. 친구들과 게임이나 채팅을 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발가락만으로 자유롭게 컴퓨터를 다룰 수 있습니다. 이제는 자판이 발가락에 달라붙는 느낌이 들 정도예요.”

분당 타수가 250타. 웬만한 정상인보다도 더 빠르다. 팔꿈치 아래로 15cm가량 남은 오른팔로는 마우스를 움직인다.

“다음 번에는 운전면허증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비록 1급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오른팔에 의수만 끼우면 운전이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자신을 통해 많은 장애인들이 도전 받고, 자신만의 비전을 꿈꾸길 바란다는 문성영 씨. 끊임없는 도전과 하나님을 향한 무조건적인 믿음을 전하는 그가 목회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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