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 헐벗음에서 벗어나면 자존심 때문에 종교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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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 헐벗음에서 벗어나면 자존심 때문에 종교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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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2.0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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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청광<방송작가>


지난 2000년, 남북정상의 6.15남북공동선언 이후 남북은 실로 50여년이 넘는 적대관계에서 벗어났다.


개신교, 가톨릭, 원불교, 천도교 등 모든 종교교단과 단체들도 그동안 공개, 비공개 활동을 통해 남북 종교교류를 꾸준히 모색해왔고, 최근에는 인도적차원의 물적 지원과 합동예배 등 차츰차츰 실질적인 종교교류를 이루어가고 있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으로 남북의 모든 교류가 한동안 주춤거리며 관망의 시간을 가진 게 사실이지만, 6자회담 재개가 확실시되면서 모든 분야의 남북교류, 특히 남북종교교류는 앞으로 더욱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여기에서 북한의 종교실태는 과연 어떠하며 우리나라의 각 종교교단과 단체가 과연 어떻게 북한 동포들에게 포교하고 선교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에 보도된 자료에 의하면 북한이 지난 2004년 7월 3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UN인권이사회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2004년 7월말 북한에는 개신교 성직자 300명, 200명의 불교신자와  천도교 성직자 250명, 가톨릭 성직자 2명이 있어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사회특성상 단편적으로 접할 수 있는 이러한 숫자와 통계가 어느 정도 사실인지는 아무도 짐작조차 할 수가 없다.


80년대에 우회적으로 시작된 남북의 종교교류는 그동안 북한의 어려움을 돕는 물질적 지원에 힘입어 차츰차츰 교류의 폭과 깊이를 넓혀온 것이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만일 한국의 종교계나 재미한국의 종교인들이 경제적, 물질적 도움을 완전히 배제한 채 북한과의 교류를 시도했었다면 그것은 아마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무차별적이고 무제한적인 경제적 물질적 물량공세에 의존하여 포교하고 선교하겠다는 계획이 만일에 있다면 이것은 참으로 우려할 만한 일로, 2차세계대전 직후 일본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어느 일본 사회학자의 지적에 의하면 “서양종교의 엄청난 선교자금이 일본에 집중적으로 퍼부어졌지만, 그 엄청난 경제적, 물질적 살포로 일본인들의 육신을 배고픔과 헐벗음에서 벗어나도록 하는데는 도움이 되었지만 그보다도 더욱 참담하게 자존심을 상하게 했기 때문에 선교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또한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격적인 포교나 선교는 북한에서만은 철저히 삼가야 할 것이다.


‘북한은 선교의 황금어장’이라는 생각을 갖게되면 그 다음은 북한땅을 선교를 위한 각축장으로 자연히 여기게 되어 격렬한 공격적 선교활동과 불필요한 마찰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다. 그래서 남북한 종교교류도 한국 종교계가 자율적으로 합리적이고도 효율적인 가이드라인을 스스로 선정하여 자제토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의 종교계는 북한 동포들을 대함에 있어서 우월적인 위치에 있어서는 안된다.


비록 경제적 물질적 여유가 우리에게 있다고 해서 북한을 깔보거나 업신여기는 듯한 오만방자한 자세로 임해서는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시키기는 커녕 반대로 악감정을 유발시켜 주면서도 욕먹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북한 동포는 우리가 서로 앞 다투어 세뇌하고 포섭하고 사로잡아야 할 지배의 대상이 아니라 영원히 우리와 함께 손잡고 살아나가야 할 동반자요, 혈육이므로 경쟁적으로, 공격적으로 만나야할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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