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복음주의 대형교회, 12월25일 주일예배 취소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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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복음주의 대형교회, 12월25일 주일예배 취소 충격
  • 윤영호
  • 승인 2006.01.0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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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을 가족과 함께`슬로건 걸며 주일겹친 성탄예배 취소 

복음주의 운동을 주도하는 미국의 일부 대형교회들이 성탄예배를 전격 취소한데 이어 이를 가정예배로 대치하고 있어 미국 내에서 조차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복음주의운동을 주도하며 21세기 기독교신앙운동의 발흥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진 미국복음주의 교회들의 성탄예배 잇단 취소는, 그렇지 않아도 ‘즐거운 성탄’(Merry Christmas)대신 ‘즐거운 명절’(Happy Holiday)이라고 각종 입간판과 게시물에 사용하고 있는 상업시설들의 세속적 흐름이 짙게 풍기는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어서 교계안팎의 충격은 새 해를 맞은 현재까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주크리스찬신문(발행인:장영춘목사)은 이와같은 세태를 우려 깊은 시각으로 보도하는 가운데 “세속의 문화흐름에 편승한 편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을 그대로 실으면서 “예배를 취사선택 사항으로 만든 일부 교회들의 결정에 위기감마저 느낀다”고 공식적으로 유감을 나타냈다.


이번 미국 복음주의 대형교회들이 성탄예배를 취소한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는 성탄절인 25일이 주일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일부교회들은 매년 12월25일 성탄을 교회가 아닌 가정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것을 관례로 삼았기 때문에 올해 주일과 겹친 성탄 역시 이같은 관례를 적용했다는 얘기다.


둘째는, 미국복음주의 교회들의 목회방식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목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국복음주의 교회들의 목회방식은 ‘교회집중식’ 대신 ‘교인분산식’을 선호한다. 이는 부르심을 받은 자(에클레시아)에서 보냄을 받은 자(사도, 제자화)로 바뀐 풍토를 반영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미국복음주의 교회들은 이같은 이유 때문에 지난 12월25일 성탄예배를 겸한 주일예배를 과감히 취소하는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

여기에 참여한 교회는 사우스랜드 크리스찬교회, 크로스로드 크리스찬교회, 휄로우십 교회 등이 있지만 가장 주목할 점은 우리나라 교회에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위로우크릭교회’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윌로우크릭교회를 비롯한 미국의 일부 복음주의교회들은 성탄절 때 가족이나 친지들과 함께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한 취지라고 밝히면서 성탄직전 5일 동안 가족들과 함께 할 비디오, DVD를 제작해 배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복음주의권 안에서 조차 이 문제는 커다란 논쟁거리로 비화되며 곤혹을 치르는 중이다.


미국 캔터키 애즈베리신학교 벤 위더링턴교수(신약학)는 “대형교회들은 육체적 가정의 필요와 요구에만 급급하지 영적인 수요에는 눈을 감고 있다”고 말하고 “자기도취적이며 나 중심적인 세속문화흐름에 교회가 편승되어서는 않된다”고 일침을 가하고 있다.


미주크리스찬신문은 미국 복음주의교회의 이번 사태와 관련, 부시대통령이 성탄절 카드에 ‘메리 크리스마스’대신 ‘즐거운 명절’(Happy Holiday)이라고 인쇄한 문제를 사례로 들면서 “복음주의교회들의 신경이 극도로 예민한 정국에 불거져 나온 대형교회들의 성탄주일 예배 취소는 복음주의 신학교들의 파상공세를 일제히 받으며 곤혹을 치르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 신문은 성탄주일예배 취소결정은 성탄절을 계기로 이윤극대화를 노리며 상업주의를 확산하는 소비문화에 휩싸인 것으로 파악하며, 성탄절을 앞두고 금식하고 절제했던 초대교회의 경건을 배울 때가 됐다며 경고성 메시지를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한국교회에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지난 12월31일 송구영신예배에서 일부 나타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12월31일이 토요일이어서 1월1일 신년 주일예배에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일부 교회들이 전통적으로 드려오던 송구영신예배(자정예배)를 생략했다는 것이다.

송구영신 예배를 생략한 교회들은 보수/복음주의를 표방하며 말씀중심의 목회를 지향한 교회여서 그 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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