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묘문화(葬墓文化)의 빠른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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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묘문화(葬墓文化)의 빠른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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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9.1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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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환 목사<천안대 교수>


우리나라는 지금 다양한 장묘문화로 인해 혼선을 빚고 있다. 고유한 전통이었던 매장문화가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좁은 국토라는 제한성에 부딪쳤고, 더 이상 매장으로는 안되겠다는 위기의식에 직면, 화장을 권장하면서 그 후 많은 정착을 가져왔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벌써 호화 납골묘를 비롯해 여러 문제점들이 대두돼 골머리가 아프다. 그나마도 전국의 공설 및 공원묘지와 공동 납골당의 수용 능력도 2012년쯤 되면 포화상태가 된다고 한다.

거기에 더해 요사이 새로운 장묘문화로 ‘수목장(樹木葬)’이 등장, 확산하기 시작했다. 수목장이란 시신을 화장해 골분을 나무 밑에 묻는 장묘법이다. 산림보호는 물론 국토보존과 비석 같은 인공물이 필요 없다는 이점은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기념수 한 나무를 두고 공동으로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한 사람이 나무 하나씩을 가질 것인지, 가족 단위로 할 것인지, 비석이나 표식은 어떻게 할 것인지를 정부가 미리 연구해 법을 제정하는 등 수목장에 대한 국가 차원의 깊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또한 기존에 매장한 묘나 납골당과의 유기적인 관계에 대해서도 깊은 연구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오랜 매장문화에서 화장문화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수목장이 새로 등장, 적잖은 혼선이 있다. 특히 교회의 장묘문화도 미리 연구해 가장 적절한 장례법을 마련해 정부의 장례법에 반영돼야 된다. 또한 절기나 기일, 성묘 등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추모예배 의식은 어떻게 가질 것인지에 대해 한국 교회 전체가 깊은 관심을 갖고 공동 연구해 이를 통일시키는 일도 중요하다.

우리 장묘문화에서 언제나 느끼는 것은 죽은 후에도 묘지까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 서로 위화감을 가지게 하는 잘못된 풍토가 있다. 국토의 절약과 간소한 화장에 의한 납골문화가 불과 수년 사이에 사치스러운 낭비문화가 되어 힘에 겨운 경쟁을 하면서 잘못된 국민 정서를 형성했다.

이제 한국 교회가 정서적으로 맞는 장묘문화를 제시해 장묘문화에 있어서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한다. 미래의 국가 발전을 위한 어쩔 수 없는 길이라면 한국 교회가 앞서서 먼저 할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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