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난국을 염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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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난국을 염려한다
  • 승인 2001.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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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 우리는 우리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흑백논리와 분열양상 등 우리사회의 총체적 혼란을 우려해마지 않는다. 한동안 의약분업사태로 일찍이 없던 큰 홍역을 치룬 것이 엇그제이고 그 문제가 아직도 완전히 수습되지도 않은 터에 이번에는 언론사 세무조사사건 등 많은 문제들이 한꺼번에 돌출되면서 죽고 살기식 대결모습으로 치닫는 오늘의 현실을 보면서 과연 우리나라는 문제해결을 더 성숙한 방법으로 풀어갈 수는 없는 나라인가 하는 아쉬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야 설득력도 있고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되어 사회불안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인데 지금 정부에서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원만히 해결도 못하면서 문제들을 한꺼번에 풀어놓고 막연히 어떻게 해 보자는 형상이다.

언론사 세무사찰건은 일반인의 시각으로 볼 때도 너무 목적을 전제하고 단행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그 시기도 문제고 전개해 나가는 방법 역시 석연치가 못하다. 그리고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똑같은 언론매체이면서도 방송매체들이 한 목소리로 신문을 매도하는 일이며 여기에 일부 시민단체까지 나서서 족벌재벌언론 타도를 외치는 모습은 너무나 안타까운 모습들이다.

사립학교법 개정움직임도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안건이었다. 사립학교는 말 그대로 설립목적이 특별하다. 그런 목적이 없다면 누가 사립학교를 세울 것인가. 사립학교법을 개정하자는 골자는 교원인사권을 학교장에게 넘기고 학교운영은 자문기구인 학교운영위원회를 심의의결기구로 격상시킨다는 것이 골자다. 현재 국공립학교의 교원인사권도 학교장에게 주지 않고 교육감이 가지고 있으면서 사립학교에만 인사권을 학교장에게 넘기자는 것은 무엇을 의도하는 것인가. 국공립학교부터 인사권과 학교경영권부터 일반교사회에 넘겨보는 것은 어떤가.

남북이념문제도 분명치가 못하다. 북한의 김정일위원장만 답방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고 평화가 정착되고 통일도 이루어지는 것처럼 목을 매고 있는 오늘의 이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지금까지 지상제일의 안보문제가 언젠가부터 흐려지고 모호해져서 급기야는 군까지 오락가락해야 하는 입장에 서게 되었으니 우리 일반시민들은 도통 마음의 갈피를 잡기가 어렵다.

여기에 노사문제의 극한 대립은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라 해도 잠잠하던 노조가 다시 강성으로 드세져 가는 기세도 심상찮다. 한국의 노조의 강성이미지는 이미 세계적으로 각인되어 있다. 그래서 외국투자자들이 이 나라에 투자하기를 꺼려한단다. 왜 아니겠는가. 노조원들이 붉은 띠를 두르고 광장을 메운 모습을 보면 우선 느끼게 되는 인상은 섬뜩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그 노사가 대치해 있는 모습을 보면 거기에도 도무지 타협이란 없다. 죽기 살기식 대치만 있을 뿐 전부 아니면 제로게임을 지향한다. 우리사회는 왜 이토록 타협의 지혜가 없고 전부 아니면 전무의 싸움만 있는 것인가.

작금의 우리사회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이 흑백논리와 인신공격 그리고 자기 이익우선주의의 외침은 우리사회로 하여금 국제적으로 자꾸만 뒤쳐지게 만드는 요인들로 작용할 것이고 나아가 현재의 국론분열과 사회혼란은 우리사회를 점점 고칠 수 없는 중병의 나라로 이끌고 나아갈 것이 분명하다.

개혁도 좋고 공약준수도 좋으나 지금 우리사회가 처한 정치환경이나 사회환경을 보아가며 유보할 것은 과감히 유보하는 것이 국가지도자들이 발휘해야 할 국가경영능력이련만 의약분업같은 엄청난 시행착오를 엇그제 겪었으면서 지금 또 다시 너무나 무리수를 많이 두는 것 같아 안타깝다. 결국 이런 문제들은 심각한 국론분열로 나타나 그렇지 않아도 기초가 부실해서 흔들리고 있는 이 나라를 이 불필요한 소모전으로 돌이킬 수 없는 희생을 당하는 것이 아닌가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그렇다면 이런 흑백논리로 국론이 분열조짐을 보일 때 어떤 태도를 취해야 옳단 말인가.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때 개인적 입장이나 지연으로 치우치거나 흑백논리에 휘말리지 말고 이런 때일수록 진정 냉철한 이성적 자세로 대처해 나갔으면 한다. 지금 우리는 심히 우려할만한 어려운 혼란의 시기를 살아가고 있다. 지금은 우리 모두 어려워진 우리사회를 위해서 진정으로 기도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정익목사(신촌성결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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