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 축복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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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 축복할 수 있는가?
  • 승인 2001.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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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혼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의 재혼자 비율은 초혼자와 재혼자 사이의 결혼을 포함해 약 17% 정도가 된다. 사별한 노인들의 재혼문제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되고 있다. 그렇다면, 교회는 이혼자나 사별 독신자들의 재혼에 동의하며 기꺼이 축복할 수 있는가?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교회들이 이에 대해 긍정적인 대답을 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지만, 가톨릭이나 일부 보수적인 개신 교회는 그렇지 않다.

재혼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은 사별에 의해 홀로 된 경우, 배우자의 간음이나 불신 배우자의 유기로 이혼한 경우, 그리고 또 다른 이유로 이혼한 경우 등이다. 사별에 의해 홀로 된 그리스도인의 재혼이 가능함에 대하여는 별다른 이의가 없다. 어떠한 경우든 이혼과 재혼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이 경우만은 허락한다. 바울은 그러한 경우 자기 뜻대로 재혼하되 주안에서 하라고 권하고 있다(고전 7:39).

배우자의 간음이나 불신 배우자의 유기로 이혼한 경우, 무죄한 편에서는 재혼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복음주의 진영의 주장이다. 이는 저들의 결혼 연합이 간음과 유기에 의해 깨어졌다고 보는 것이다. 이럴 경우 상반된 주장들이 있지만, 음행으로 이혼 당한 자나 성경이 허용하지 않는 사유로 이혼한 사람은 홀로 살든지, 아니면 전 배우자와 화해하는 길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된다.

그러나 인간이 그 연약함 탓에 성경적 표준을 따라 온전히 살지 못함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래서 교회는 간음을 범한 당사자의 재혼이나, 간음과 유기 외의 다른 이유로 이혼한 사람이 그리스도인임을 시인하며 재혼을 원할 경우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혼이 하나님의 뜻을 위반하는 죄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결혼의 소중함을 강조한 나머지, 이혼을 마치 ‘용서할 수 없는 죄’인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회개할 때 새롭게 하신다. 참된 회개는 하나님 앞에서의 새 출발이요, 과거에 지은 죄로부터의 자유이며, 미래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이다. 하나님께서 죄인을 용서하셨다면(참조, 고전 6:9~11), 교회 역시 저들을 받아들여야 마땅하다.

물론 이 때에 교회는 변화된 삶과 태도에 근거하여 참된 회개를 판별할 수 있는 타당한 이유를 가져야 할 것이다. 이혼자가 전 배우자와 재결합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그것이 불가능할 때, 죄를 범한 당사자나 성경 외적인 사유로 이혼한 신자가 이혼과 이혼에 이르게 한 행동을 참으로 회개하고, 결혼이 해체된 기간 방임했던 개인적·재정적 책임과 의무를 이행하려 했다면, 재혼 반대의 입장을 고수하는 것도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성경 외적인 사유로 이혼한 경우, 만일 상대편 배우자가 결혼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면 그 배우자와 진심으로 화해해야 한다(고전 7:11). 무죄한 배우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단념했을 수도 있는 개인적·재정적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 만일 화해나 용서 없이 재혼한다면 이는 또다시 죄를 범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마 19:9). 물론 온갖 화해 노력이 지속적으로 거절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사별에 의한 독신자의 고통은 배우자를 상실한 슬픔이고, 이혼자의 고통은 관계의 실패에서 오는 슬픔이다. 이러한 경험은 저들의 내면과 미래의 삶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다. 재혼이 슬픔의 심연을 통과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공급이 될 수 있다.

강인한교수(천안대 기독교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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