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국 위해 기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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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국 위해 기도할 때다
  • 승인 2001.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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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대립과 사회전반의 혼탁한 양상 속에 언론세무조사 문제가 불거져 우리사회의 갈등과 분열현상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이럴 때일수록 사회를 바로 볼 수 있는 안목과 올바른 양심, 신중한 언행, 나아가 상처 입은 사회를 치유코자 하는 관용의 자세가 요구된다 하겠다. 또한 무거운 입과 사려 깊은 행동이야말로 우리사회를 치유할 수 있는 고귀한 가치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런 점에서 교계지도자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교회는 물론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달아 매사에 신중하게 처신했으면 하는 바램을 갖는다. 하루속히 우리사회의 갈등을 극복하여 절망에 빠져있는 수많은 실직자와 젊은이들 그리고 모든 국민에게 더 이상 좌절감을 안겨주지 않도록 서로가 한 발짝씩 물러서 대립극복의 돌파구를 모색하길 바랄 뿐이다.

여기서 우리는 6년전 우리나라를 잠시 방문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 대통령 넬슨 만델라의 연설을 다시 한번 떠 올려 교훈을 삼고자 한다. “세계는 화해와 협력을 통해 평화를 이루어야 하며, 좁은 시야를 극복하면 공동의 희망, 평화와 정의, 민주주의를 향한 공동의 꿈들이 우리를 이웃으로 만들어 준다.” 그가 우리나라 국회에서 행한 연설의 골자이다.

잘 아는대로 만델라대통령은 당선 즉시 과거 백인정권하에서 흑인지도자들을 잡아다 고문하고 죽인 백인경찰관들과 우익단체 관련자들에게 사면령을 내렸다. 3백50여년에 걸친 백인지배사회를 청산하고 그토록 탄압받았던 흑인들이 권력을 장악하면서 남아프리카는 한바탕 보복의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전세계가 우려해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와는 달리 흑인들은 자제했고 흑인지도자들은 화해와 일치를 선언했던 것이다. 우리가 만델라대통령의 대화합 정신을 다시 떠올리는 것은 지금 우리사회가 치닫고 있는 적대적이며 비타협적이고 분열적인 극단주의를 하루속히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기 때문이다.

정치적 배타성은 물론 개혁과 반개혁 세력,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우리 사회의 통합과 일치에 먹구름을 가져다주고 있는 게 작금의 우리 형편임을 부인할 수 없다. 여야의 대립, 노동계, 교직사회, 언론계까지 대립 분열양상을 보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도시 농촌간의 이질감, 지역감정 등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으니 말이다

. 지금 우리에게는 남북문제를 비롯하여 교육, 민생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런데도 관용은 커녕 의사소통 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편가르기에만 급급하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이런 때 한국교회가 우선 해야 할 일은 무언인가. 두말할 필요없이 우리사회가 올바르게 나아가도록 기도하는 일이다. 나아가 크리스천으로서, 교회로서 사심없이, 편견없이 치우치지 않고 사회를 바라보고 올바르게 행동하는 일일 것이다. 교회가 가치관의 혼란을 심하게 겪고 있는 이 사회에 줄 수 있는 희망이란 교회 스스로 분별력 있는 행동을 보여주는 일 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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