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 논의구조 청산 ‘변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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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적 논의구조 청산 ‘변혁 예고’
  • 공종은
  • 승인 2005.03.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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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정책협의회’ 개최 배경과 의미


교계는 ‘2005 한기총 정책협의회’에 대해 ‘성공적’으로 평가한다. 대표회장 최성규 목사가 교회협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한 수 배워 온 것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평가절하하기도 하지만, 폐쇄적 논의 구조의 변화와 한기총의 변화를 어느 정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의회 이후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상당하다.

협의회가 주목받는 것은 ‘대화와 논의를 기반으로 하는 수평적 논의 구조’로의 전환 가능성을 발견한 자리였다는 분석 때문이다. ‘토론과 정책 결정을 위한 의견 수렴 과정이 없다’는 것이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 관계자들은 “대표회장과 임원, 실행위원들과 실무자들의 생각이 하나로 정리되지 못한 상태에서 위원회별로 진행되는 사업들이 ‘보고’로만 끝났던 것은 그동안의 논의 구조가 가져온 당연한 결과”였다고 평가하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일방적 주도’를 ‘공감대 형성을 통한 공동보조’로 돌리는 초석을 놓았다는 점에서도 이번 정책협의회가 주목받기도 하지만, 산하 39개 위원회가 서로를 오픈하고 지향점과 정책, 사업들을 토론을 통해 의견을 나누고 공감했다는 점이 더 큰 의미로 평가받는다고 하겠다.
      

교계 관계자들은 또한 “한기총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일들, 즉 로드맵에 의한 통합 추진 지지, 최근 일부 위원회를 신설하면서 대 사회적 목소리를 높이는 등의 일들은 2007년 교회협과의 통합을 앞두고 우위를 점하려는 한기총의 의도”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위원회 신설과 회원 교단 확대 등 ‘몸집 불리기를 통한 교회협 흡수’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한기총 내부에서 공공연히 흘러나오던 말.

협의회에서 주제 발제를 맡은 이수영 목사(새문안교회)도 “교회협과의 협력과 일치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2007년의 통합을 위해서 올인할 필요는 없다. 한기총이 세력을 더 키우면 교회협을 흡수할 수 있다”고 말해 한기총의 기조를 뒷받침했다.

한편 이번 협의회에서 설정한 연합운동의 방향, 북한 인권문제를 비롯한 대 사회적 방향, 복지재단 설립을 통한 사회봉사 사업, 국보법 폐지 반대 및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 등의 사회 현안에 대한 대처, 회개운동을 통한 사회적 반향 조성 등은 “한기총이 그동안 교회협 위주로 흐르던 연합운동의 흐름을 되돌리고 그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충분한 가시적 성과”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번의 공개적 토의와 위원회별로 진행되는 활발한 사업들이 십수 년 동안 굳어진 한기총의 내부 논의 구조를 얼마나 바꾸어 놓을지, 그리고 실리와 명분을 두고 갈등하고 있는 연합운동의 주도권을 단숨에 틀어쥘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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