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정책 이후 북한선교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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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정책 이후 북한선교 진단
  • 승인 2001.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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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 폭 넓혔으나 ‘내부탄압’ 강경

비정부 단체인 미국난민위원회(USCR)가 지난 20일 ‘제1회 세계 난민의 날’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중국에 머물고 있는 탈북난민이 5만여 명에 이르고 90년대의 기근 이후 지금까지 10만 명이 북한을 탈출했으며 이 가운데 지난 한해 동안 적어도 6천여 명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됐다는 것이다.

지난주 길림성에서 귀국한 김모 선교사에 따르면 “북한 공안요원이 북한의 국경지역이고 탈북자가 가장 많이 숨어 있는 길림성의 마을들을 가가호호 방문, 탈북자 검거에 나서고 있다”며 “어느 마을에서는 70명의 탈북자가 검거, 강제 송환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이모 선교사는 “지난해 6월 초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에서는 탈북자에 대한 단속이 대단했다”며 언론의 발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세계 언론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진 것보다 몇 배 많은 일들이 현지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탄압이 저질러지고 있으며, 심지어 선교사들까지도 체포하여 불법 감금, 구타하거나 개인의 재산까지도 압류하고 있다고 북한 선교사들은 전했다.

북한의 이같은 강경 태도는 남한의 햇볕 정책 이후 더욱 강화됐다는 것. 지난달 25일 ‘햇볕 정책 이후의 북한선교 전략’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오픈도어즈선교회의 북한선교 세미나에서 김성태 교수(총신대 선교대학원)는 “올해도 북한은 기독교도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체포작전을 벌여 검거된 기독교인들과 가족들을 처형 또는 구속시키는 등 지하 교회들에 대한 탄압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현상을 김 교수는 “북한은 남한의 햇볕 정책에 대한 두려움으로 내부 체제를 더욱 단속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북한 내의 기독교인들의 희생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석하고, 중국 내의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선족 및 한국 교회의 선교 활동에 테러적 제재가 앞으로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모 선교사는 “최근 중국과 미국간의 관계가 악화되는 반면 중국과 북한간의 관계가 복원되고 있는 점과 관련하여 이를 분석해야 한다”며 “선교와 국제 정세는 긴밀한 연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탄압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몸조심’이 가장 필요하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먼저 중국 내의 탈북자 지도자 훈련의 보안 및 안정성 확보를 강화해야 하고, 북한 내지 교인들의 인권 유린과 희생을 국제 사회에 여론화하여 북한 정부로 하여금 단지 신앙적 이유로 교인들을 구금하거나 처형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김성태 교수는 말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북한 내지 교인들이 신앙적인 활동을 하다가 어려움을 당했을 때에 이를 돕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한국 교회 내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남한의 햇볕정책은 접촉의 폭을 넓혔다는 긍적인 측면도 있지만 북한 선교에 100%로 긍적인 것으로 나타나지 않고 동전의 양면처럼 긍정과 부정이 동시에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현명한 상황분석과 태도가 필요하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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