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성장주의-물량주의의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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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성장주의-물량주의의 포로”
  • 공종은
  • 승인 2005.03.0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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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길기독사회문화원 정기 포럼 개최


김경재 교수 - 종교 간 대화와 협력은 ‘필수 요소’
박정신 교수 - 교회와 세상 사이에 ‘거리 두기’ 필요



“한국 기독교는 자본주의라는 ‘제3의 바벨론 포로기’ 상황에 빠져 있다. 교회가 역동성을 회복하고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종교 간의 대화와 함께 교회가 세상과 거리를 두는 긴장 관계가 필요하다.”

교회의 성장주의와 부패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새길기독사회문화원이 지난 6일 강남청소년수련관에서 ‘한국 기독교, 어디로 갈 것인가?’를 주제로 정기 포럼을 개최, 그 대안을 마련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교회, 자본주의라는 `제3의 바벨론 포로기` 상황

김경재 교수(한신대 신학전문대학원)는 ‘한국 기독교의 나갈 길: 신학, 영성수련의 측면에서’라는 발제를 통해, 한국교회가 자본주의라는 ‘제3의 바벨론 포로기’ 상황에 빠져 있다며, 교회의 물량주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현재를 ‘교회의 제3차 바벨론 포로기’라고 말하고, 인류 문명사 속에서 교회로 하여금 교회되지 못하게 제약하는 근본적 상황은 자본주의라는 이념과 제도의 부정적 요소가 쏟아내는 ‘삶의 총체적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교회가 자본주의화 되면서 거룩성과 사도성, 보편성과 일치성 등 4가지 근본적 신앙고백을 잃어버린 것은 물론, ‘성장과 성공이 곧 선이고 진리’라는 비 기독교적이고 반 복음적인 명제를 당연시하고 작은 교회, 약자들의 교회, 작은 공동체의 목회자들을 멸시했다”고 덧붙였다.

교회 성장론과 적극적 사고, 좋으신 하나님, 말씀과 은혜와 성령의 충만 등이 가시적이고 실용주의적 의미에서 운위됨으로써 복음이 지닌 역설적 진리가 실종되고 감각적·세속적·실용적 종교로 물화되어 간 것도 자연스럽게 뒤를 이은 현상 중 하나다.
 

김 교수는 “목회자 중심, 가부장적 권위주의, 친미 반공주의, 문자 성경주의에 의해 병들어 있는 한국 교회가 기존의 배타주의, 정복주의, 무관심주의를 극복하고 얼마나 성숙하게 대처하는가가 교회의 미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 종교 간의 대화와 협력은 피해서는 안 되는 의무요 축복의 기회로까지 발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종교 간 대화를 강하게 주문했다.

여성신학적 관점에서 접근한 구미정 씨(대구대 필휴먼생명학연구소 전임 연구원)는 “한국 기독교,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얼른 드는 솔직한 생각은 ‘이대로 가면 죽는다’는 절박한 위기감”이라고 일갈, 한국 교회의 변혁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교회가 세상의 가치 숭배해 세상의 집단이 됐다

구 씨는 한국교회가 지난날의 과오를 돌이키기 위해서는 ▲구조적 측면에서 군림하는 성직자와 복종하는 평신도로 양극화된 권위주의적 교회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교회와 교단 차원에서 여성 목회의 다양한 가능성 실험 ▲평신도와 여성 지도자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적극적인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도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체화했던 고질적 가부장주의와 결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신 교수(숭실대 기독교학과) 또한 “1960~80년대 경제개발 독재나 군사독재 시절 우리 교회와 지도자들은 예외적인 소수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가 세속 권력의 정치와 정책과 비판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았다”면서 “경제제일주의, 개발과 성장제일주의에 교회도 푹 빠져들었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또한 “한국 교회의 문제는 교회가 교회다움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교회가 세상의 가치를 숭배해 세상의 한 집단이 됐다는 데서 교회의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지적, “교회와 세상 사이에 거리두기를 해야 하고 그래서 교회와 세상 사이에 항상 긴장이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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