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가족동산’ 마련, 성공적 정착
상태바
‘소망가족동산’ 마련, 성공적 정착
  • 승인 2001.06.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내용은 예장통합총회 교육부가 최근 개최한 ‘장례문화에 대한 신학적 연구세미나’에서 발표된 소망교회의 실례를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소망가족동산’은 1995년 2월, 소망수양관이 건립되면서 수양관 내에 마련됐으며, 매장이 아닌 화장한 유골을 모시게 했다. 화장을 위한 가족동산을 마련했다는 데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었고, 중요한 것은 동산이 조성된 이후 화장에 대한 교인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화장을 하는 비율이 점차 늘어서 3월 현재 55.5%를 상회하고 있으며, 이미 다른 곳에 매장한 분들 가운데 이장한 분들도 많고 앞으로 적당한 때에 소망가족동산으로 이장을 원하는 분들이 많다.

화장이 늘게 된 이유
첫째, 화장에 대한 긍정적 인식 작용. 일부 기독교인들 가운데는 몸의 부활에 대한 문제로 인해 화장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다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소망교회가 화장한 골분을 수양관 내의 동산에 뿌리도록 한 것은 죽음에 대한 정확한 신앙적 이해와 더불어 화장에 대한 수용적 태도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당회장 곽선희 목사는 평소 종말론적 차원의 신앙을 강조하고, 죽음에 대해 많이 설교한다. 즉, 죽음의 실재를 인정하고 그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신앙으로 기쁘게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소망교회 교인들은 죽음을 신앙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상당히 준비가 돼 있다고 볼 수 있고, 죽음에 대해 신앙적인 확신을 갖게 되니 화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됐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소망가족동산에 안장된 분들을 위한 합동추모예배가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 추석을 앞두고 교회 주관으로 소망가족동산에 안장된 분들을 위한 합동추모예배를 드린다. 이때 참석했던 분들 가운데 추도예배 분위기에 감동 받고 화장을 원하는 분들이 많아지게 됐다. 그리고 유가족들이 가정에서 추도예배를 인도하기에 부담을 느끼는 것도 그 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점점 묘지관리의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 몇 년 전 홍수로 큰 공동묘지뿐만 아니라 교회에서 관리하는 여러 묘지들이 훼손되고 유실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화장의 수가 급격히 늘었는데 매장을 할 경우 묘지가 잘 관리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져나갔기 때문이다.

넷째, 생활환경이 급격히 변하기 때문. 지금은 자녀들의 수가 적고 원거리 이동이 많은 시대다. 자녀들이 직장이나 유학 등으로 원거리에 거주하거나 외국으로 나갈 경우 저들이 묘지관리는 물론 묘지를 찾아보는 것조차 힘들기 때문에 찾아보지도 못할 묘지를 두어 구태여 자녀들에게 정신적인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다섯째, 장소 선정이 주는 유익 때문. 가족동산이 수양관 내에 있기 때문에 반대가 있었지만 수양관 주변 경관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오히려 장소를 잘 잡았다고 말한다. 더구나 서울에서 1시간 정도의 거리이기 때문에 지방과는 달리 따로 긴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되고, 여러 행사로 수양관에 올 기회가 많기 때문에 수시로 동산을 찾아오게 되는 것도 화장을 선택하게 되는 장점이다.

화장장의 장점과 단점
1) 장점

공간의 활용도가 높다. 현재 소망가족동산은 9평의 공간만 차지하고 있다. 차지하는 공간에 비해 처리할 수 있는 유해의 수는 거의 제한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절차도 간편하고 장례비용도 저렴하다. 유족들의 입장에서 볼 때 구태여 비싼 관이나 수의를 구입할 필요가 없다. 매장지를 구하기 위해 애를 쓰거나 구입하는 데 따로 비용을 들일 필요도 없다.

2) 단점
성남과 벽제 두 곳 외에는 장재장이 없기 때문에 일찍 서두르지 않을 경우 많이 기다리게 된다.

집례
장재장에 가기까지는 매장과 동일하게 모든 예식을 진행한다. 교회에서 상이 나면 경조부가 유족들을 도와서 장례를 진행한다. 권사들이 12개조로 편성돼 장례에 같이 참여해 유족들을 위로하게 되는데, 매장의 경우에는 권사들이 하관예배까지 모두 참석한다. 그러나 화장의 경우 여러 사람이 예배드릴 충분한 공간이 없기 때문에 경조부 권사들은 발인예배까지만 참석하고, 교구 담당 목사와 경조부 실행위원, 구역원들과 유족들만 장재장으로 간다.

장재장에서는 시신이 화구에 들어가기 전에 간단히 예배를 드리고, 일단 시신이 화구에 들어가면 구역원들과 유족들만 남고 교구 담당 목사와 경조부 실행위원은 미리 수양관에 가서 대기하고 있다가 유족들이 오면 최종적으로 하관예배에 준해서 예배를 드린다. 설교가 끝난 후 목사와 유족들이 고인의 골분을 뿌리는 의식을 거행함으로써 모든 장례예식을 마친다.

현재 화장사례는 대단히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부수적으로 선교적·교육적 효과도 거두고 있다. 소망가족동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등록한 교인들도 적지 않다. 또 수양관으로 수련회를 온 학생들을 대상으로 몇몇 부서에서 자신의 죽음을 묵상하며 기도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는데 대단히 효과적이었다.

앞으로 점점 매장지 확보문제가 심각해 질 것이다. 그러나 화장을 위한 동산을 마련하는 것은 큰 비용 없이도 가능하기 때문에 교회들이 먼저 죽음에 대한 신앙교육을 통해 성도들을 잘 계도하고, 그 다음에 장소를 선정해서 잘 가꾸고 유족들을 위해 성의있는 프로그램들을 마련하기만 한다면 한국의 장례문화를 성공적으로 바꾸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