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초유 `직장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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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초유 `직장 폐쇄`
  • 공종은
  • 승인 2005.01.1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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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성교회, 내부 분란 격화 양상
   지난 8일 교회 앞에서 열린 원로목사 지지측 교인들의 시위 장면.
 

한국교회 역사상 직장이 폐쇄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광성교회(담임:이성곤목사)는 지난 11일 오전 송파구청에 신고서를 제출, 이날 오전 8시부터 직장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광성교회의 직장 폐쇄는 전국기독교회노동조합(위원장:이길원목사. 이하 기독노조)이 광성교회에서 농성에 들어간 지 3일 만에 내려진 결정으로, 광성교회는 직장을 폐쇄함에 따라 노조에 가입한 부목사 8명과 2명의 기전실 지원 등 기독노조원들은 교회에 출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성곤목사는 이날 저녁 7시에 제직회를 소집할 예정이었지만 15분 전인 6시45분에 제직회를 열어 ▲원로목사 사례비 지급 중단 ▲경호 비용 예비비에서 지출 승인 ▲노조 가입 부목사 8명에 대한 월급 지급 중단 ▲노조 가입 부목사 8명에 대한 사택 퇴거 요청 등을 결정하고 교회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제직회가 끝난 후 교인들은 원로목사 지지측과 담임목사 지지측으로 나뉘어 대립했지만, 오후 7시30분 현재 원로목사 지지측 교인 2백여 명만이 교회에 남아 교회의 결정에 항의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지난 7일부터 발생한 쟁의는 전국기독교회노동조합(위원장:이길원목사. 이하 기독노조)과 광성교회측의 단체협상이 결렬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기독노조는 교회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돌입, 단체협약 재개와 새로 구성되는 징계위원회에 노조측에서 추천하는 1명을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성교회 부목사들의 기독노조 가입은 교계 최초의 일로 교계에 상당한 파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노조에 가입한 부목사들의 경우 그동안 담당하고 있던 교구가 박탈된 상태다. 이와 관련 기독노조와 광성교회는 지난 12월16일부터 20여 일 동안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결렬됐고, 지난 6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의견 접근에 실패, 지난 7일 오후 3시 광성교회 주차장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


    광성교회 소속 노회인 동남노회가 열린 지난 11일 곤지암으로 몰려간 양측 교인들.

기독노조는 “광성교회측이 지난 12월28일 부목사 8명을 당회장실로 불러 노조 가입 사실을 확인한 후 이들에 대해 재택근무를 명하고 심방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말하고, “이것은 부목사들에 대한 부당한 정직 및 징벌에 대한 부당 해고 등을 이유로 노동부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광성교회 내에서의 노동쟁의 발생은 지난해부터 진행돼 온 교회 내 갈등과 대립이 그 원인으로, 지난 8일 26명의 시무장로들과 3백여 명의 교인들은 지난 8일 기독노조와는 별개로 교회 마당에서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교인들은 시위에서 이성곤목사의 퇴진을 촉구하면서 “이목사 스스로 목회자로서 용납될 수 없는 행위를 했다고 고백한 만큼 이를 책임지고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담임목사 지지측은 “담임목사가 원로목사 지지측이 주장하는 그런 목사라면 광성 교인 90% 이상이 지지하겠는가”라고 반문하고, 반대측 핵심 인물들에 대해 담임목사에 대한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통신비밀 정보 보완유지법 위반, 2004년 12월5일 제직회 업무 방해, 불법 도청, 2005년 1월2일 예배 방해, 경호원 폭행 등으로 지난 6일 서울동부지청에 고소한 상태여서 양측의 대립이 점차 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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