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탈출을 도와주는 단돈 ‘백만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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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탈출을 도와주는 단돈 ‘백만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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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1.0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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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마이크로크레딧 금융기관 ‘신나는 조합’

“소액 자본으로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성과는 대단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조합원들이 공동 작업을 통해 정체되어 있던 자신을 발견하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는 점이죠.” 남편의 목회를 따라 거제도에 내려간 조영숙사모는 지역 주민들의 자립을 위해 ‘신나는 조합’의 도움을 받아 알로에 효소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수익도 수익이지만 지금 그들에겐 삶의 의미가 생긴 것이 더 소중한 성과였다.

국내 최초로 ‘소액 신용대출 - 마이크로크레딧’을 시작한 신나는 조합은 부스러기사랑나눔회(대표:강명순목사)가 빈곤층 가정과 여성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일종의 모험이었다. 처음 시티은행의 제의를 받았을 때 주변의 만류가 대단했다. 국내 상황에서 소액대출과 그로 인한 빈곤층 자립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의 상환율에는 못미치지만 현재 94%의 상환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4년간 ‘신나는 조합’의 도움을 받은 빈곤층은 총 23개 공동체 106명이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2백만원 정도의 대출을 받았다. 대출받은 공동체들은 대부분 포장마차나 소규모 단위 농업, 가내수공업 등으로 자활을 시작했다.

그라민은행은 신나는조합이 처음 일을 시작할 때 가급적 여성들을 대상으로 대출사업을 진행하라고 조언했고 그 말은 적중했다. 모자 가정이나 빈곤여성들이 소액의 소중한 가치를 알고 있었고 신용도도 높았다. 대출을 받은 신나는 조합 가족들은 된장, 알로에 효소, 목걸이, 만두 등 다양한 생산품을 쏟아내고 있고 ‘신나는 조합’은 이 제품의 판로를 개척해주고 있다.

신나는 조합의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5명이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 서로를 보증하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대출 자격은 3천평 이하의 토지 소유 농민이나 월소득 1백만원 이상 또는 자산 소득 3천만원 이하의 도시민으로 한정한다. 이들이 지급하는 이자는 연리 4%. 일주일에 약 1만원 정도의 원금과 이자를 상환한다. 또 두레일꾼의 관리를 통해 매주 1천원 이상되는 금액을 ‘희망 저축’으로 관리한다. 이 작은 자본은 빈곤층에게는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여러 공동체를 통해 입증됐다.

신나는 조합 이상희팀장은 “빈곤층에게 자존감을 심어주는 것이 소액 대출의 근본 목적”이라며, “5명이 모임을 만드는 것은 이웃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며 친구를 만들어 주는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마이크로크레딧’ 기관은 사회연대은행과 나눔은행 등 3곳에 불과하다. 그 중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신나는 조합은 철저한 사후관리로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상희팀장은 “소액 대출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빈곤층이 많다”며 “이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고 또 교회나 기독교인들이 투자자로 나서 많은 자본을 축적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빈곤이 없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작은 꿈을 밝혔다.

                                                                                                                         <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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