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간 교단별 교세통계, 통계청 인구 데이터 활용
“한국교회 당면 문제 직시하고, 대응방안 마련해야”
2050년이 되면 우리나라 기독교 신앙을 가진 인구가 무려 4분의 1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이미 다음세대 감소 현상은 위협적이지만, 조만간 그 추이는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어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청된다.
20~30년 후 가까운 미래의 한국 기독교를 예측하고 적절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장종현 목사)은 목회데이터연구소(소장:지용근)와 공동으로 ‘한국기독교 교세 현황 및 추계 분석’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는 2001년부터 2022년까지 주요 교단의 교세 통계자료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서 제공하는 인구 통계 데이터와 2005년과 2015년 인구 센서스 자료가 활용됐으며, 예측의 정교성을 높이기 위해 전국 만 19세 이상 국민 4,751명과 중고생 7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까지 진행했다.
자료 분석은 연세대학교 통계데이터사이언스학과 김현중 교수팀이 맡았다.
젊은 세대 감소 추이 심각
지난 10일 발표된 추계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현재 전체 인구 대비 16.2%로 추산되는 우리나라 기독교 인구가 2050년이 되면 11.9%까지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락폭을 백분율로 환산하면 26% 이상이며, 시간이 갈수록 감소 추이는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령과 세대별 기준으로 보면 향후 30년 동안 60대 이상 고령 기독교 인구를 증가하지만, 어린이 청소년은 물론 2030세대, 4050세대까지 감소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30세대의 감소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2024년 26.0%였던 2030세대 기독교인 비중은 2050년 16.7%로 9.3%p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세대 기독교인 수는 2024년 215만 명에서 2050년 94만 명으로, 2024년 기준의 무려 44%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어린이·청소년 기독교인은 2050년 현재 수준의 57%, 122만명에서 70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돼 전체 기독교인 감소율보다 하락세가 강하다. 4050 세대는 2030세대보다는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하락하겠지만 2050년이 되면 현재보다 100만명 정도 감사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60세 이상 노년층 기독교인 비중은 2024년 28.9%에서 2034년 33.2%, 2044년 40.6%로 꾸준히 증가해 2050년 43.9%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70세 이상 기독교인의 비중은 2024년 13.0%에서 2050년 28.9%까지 꾸준히 증가해 연령대 중 유일하게 증가가 예상되는 연령대이다. 60대는 기독교인 비중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편차 두드러져
이번 조사 분석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지역별 기독교인 비중 편차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전국 16개 시도를 6개 권역으로 구분했을 때,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기독교인 비중이 2024년 60.4%에서 2050년 64.0%, 충청지역은 10.7%에서 11.7%로 다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지역은 대부분 비중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부산, 울산, 경남 지역 모두 2050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울산 지역은 2042년이 되면 기독교인 비중이 1%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구 경북지역은 기독교인 비중이 올해 6.2% 수준이지만, 2050년에는 4.6로 줄 것으로 예측했으며, 호남지역은 전반적으로 기독교인 비중이 감소하지만 영남지역보다는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원과 제주지역은 30년 후에도 기독교인 비중은 비슷할 듯하다.
이외에도 분석 보고서는 농어촌 기독교인 감소폭이 대도시 대비 훨씬 낮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분석 결과는 한국교회 미래를 생각할 때 충격적이다. 위기는 어느 정도 감지하고 있었지만, 객관적인 자료 분석을 바탕으로 나온 수치를 두고 한교총 차원에서도 공식 발표를 한참 고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조사를 책임지고 있는 한교총 공동대표회장 오정호 목사는 “한교총에서는 급격한 인구감소와 함께 점진적으로 출석 교인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의 실상을 알아보고 적절한 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 기독교 교세 현황 및 추계 분석을 진행했다. 한국교회가 당면한 문제를 직시하면서 보다 나은 길을 모색하고자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오정호 목사는 “미래를 혁신하고 더욱 부흥할 수 잇는 정책과 전략수립의 기초자료로 이번 분석 보고서를 활용해야 한다”면서 “한국의 모든 교회가 변화되는 상황을 직시하고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삼고, 이번 조사 추계를 뒤집을 수 있는 담대한 여정을 시작하자”고 도전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임성빈 전 총장은 “경제 양극화, 수도권 인구 집중, 저출산 고령화 등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주요 과제들과 교회의 과제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면서 “축소 시대의 교회는 성장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하나님나라 중심의 목회 신학을 정립해 실천해야 한다. 교회가 각자도생의 문화와 물질 중심주의를 극복하고 참여와 돌봄 나눔이 실천되는 생명 중심의 공동체로 변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