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한국침례회가 5일 오후 2시로 예정했던 제114차 정기총회 선거 후보자 공개토론회가 파행을 맞이했다. 토론회 파행과 더불어 장경동 목사(중문교회)와 이욥 목사(대전 은포교회)의 총회장 후보 등록 무효, 사회법 제소 등 문제가 터져나오며 침례교 내부는 혼란에 빠져있다.

이날 현장에서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차성회 목사)는 총무 후보인 김일엽 목사와 의견을 모아 토론회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총회장 후보인 이욥 목사가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에 토론회의 정상적인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욥 목사가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이욥 목사는 지난 4일 같은 총회장 후보인 장경동 목사와 함께 선관위로부터 후보 등록 무효 판정 및 공지를 받았다. 선관위는 앞서 두 차례에 걸쳐 양 후보에게 후보 자진사퇴를 권고했지만, 양 후보는 응하지 않았다. 이에 선관위는 지난 4일 후보 등록 무효 결정을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이욥 목사는 선관위의 발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4일 밤, 법원으로부터 후보 자격을 인정받았다. 선관위가 후보 자진사퇴를 권고했을 때, 법원에 침례총회를 상대로 후보 등록 무효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다. 이욥 목사는 법원으로부터 선거 시까지 후보자격을 무효로 한 결정을 정지한다고 판결을 얻어내 후보 자격을 회복했다.

장경동 목사의 경우 송기상 목사(인천 숲으로교회)가 침례총회를 상대로 제기한 ’총회장 후보(장경동 목사) 등록 효력 정지 가처분’이 받아드려져 사실상 출마가 불가능해진 상태가 됐다. 이에 이욥 목사가 단독 총회장 후보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김일엽 목사는 “총회장 후보가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총무 후보 혼자 공개토론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토론회를 진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선관위원장 차성회 목사는 “일정대로 선거가 이루어지지 않아 송구하다. 선관위는 선거의 주체로서 한쪽으로 치우지거나 외압에 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욥 목사의 총회장 후보 자격 회복에 대해서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후보권을 인정한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 그대로를 본다면 대의원권과 피선거권을 임시 인정되는 것이다”고 전했다. 또한, 차성회 목사는 법원의 이욥 목사 후보 등록 무효 정지에 대한 판결에 항소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공개토론회는 갑자기 비공개 진행으로 전환돼 혼란을 가중했다. 공개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총회를 방문했던 몇몇 대의원들은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한 질의응답도 마련되지 않았다.

김태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