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근본적으로 ‘공유주의’에 뿌리를 둡니다. 성경이 강조하는 중요한 덕목 ‘공유’는 단순히 물질적 자원을 뛰어넘는 총체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교회 뿐만 아니라 이 사회에서 우리 삶의 ‘필요’를 채우는 모든 행위이자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총회장 변세권 목사(온유한교회)가 신간 <공유하는 삶이 아름답다>를 펴낸 가운데, 29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북 콘서트’를 개최하고 저자 강연에 나섰다.
변세권 목사는 이 책에서 구약의 만나사건, 안식년제도, 희년제도와 신약의 초대교회 성도들의 삶, 바울의 가르침 등을 근거로 ‘자발적 공유주의’가 성경의 주요한 교훈임을 증명한다.
특히 바실리우스를 비롯해 크리소스돔, 아우구스티누스 등과 같은 교부들의 가르침을 근거로 공유주의가 기독교 역사 속에 면면히 살아 움직여 왔음을 기술했다.
나아가 근대 기독교 역사에 족적을 남긴 루터, 불링거, 칼빈, 웨슬레 같은 신학자들과 아브라함 카이퍼, 로날드 웰네스, 앙드레 비엘레 같은 개혁가들이 가르치고 주장하는 공유주의적 사상을 밀도 있게 그려내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현대교회가 공유주의를 구현할 수 있는 실천적 대안을 제시하며, 섬김과 사귐의 공동체로서 교회를 강조한다.
이날 북 콘서트에서 “공유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된다”고 말한 변세권 목사는 “모든 자원은 하나님으로부터 왔음을 인정하고, 성도들이 이 자원을 나눔으로써 세상에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보여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공유’의 삶은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는 밑거름이다. 교회가 지역사회와 연대해 활동하면서 ‘사회적 영향력’을 키울 때, 교회는 성장한다. 성도들이 이웃을 돌보고 지원하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룰 때,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고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간 <공유하는 삶이 아름답다>는 총 9장으로 이뤄져있다. △1장 서론 △2장 신구약 성경에서 공유주의 △3장 교부들의 공유주의 △4장 종교개혁 개혁자들의 공유주의 △5장 종교개혁 전통의 공유주의 △6장 근대 개혁자들 관점의 공유주의 △7장 현대교회에서 공유주의 적용 △8장 공유주의 구현을 위한 실천적 대안 △9장 결론 등이다.
특히 예루살림의 ‘초대교회’를 조명하며 오늘날 교회가 공유주의를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살핀 변세권 목사는 “교회는 성도들의 필요를 알고, 이를 채워주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소그룹 모임, 나눔의 날, 봉사활동 등을 정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또한 재정 투명성을 높이고, 성도들이 교회의 재정 운영에 참여하도록 도모해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무엇보다 예장 합신을 이끌어가는 교단 총회장으로서 변세권 목사는 공유주의 실천에 타 교단과 교회의 연합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변세권 목사는 이미 교단 안에서 자발적 공유주의를 활발히 실천하고 있다.
변세권 목사는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목회학 석사), 연세대학교 정경대학원(교육학 석사)을 졸업하고, 미국 Louisiana Baptist University에서 ‘초대교회의 전통에 따른 역사적 개혁교회에서의 실천을 위한 공유주의에 관한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합신 108회기 총회장으로 섬기고 있는 그는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목표와 다짐으로 임하고 있으며, 자신이 속한 강원노회에 부양위원회를 만들어 개척교회나 미자립교회를 지원하는 일 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우리 합신만 잘 먹고 잘 살고, 다른 사람이 못 살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공유는 그리스도인 개인의 사명이자 교회의 사명이다. 미자립교회를 지원하고, 바른 신학을 세우는 일에 힘써 한국교회 안에 공유주의 실천이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평에 나선 합동 신학대학원 대학교 이승구 석좌교수는 “이 책은 신약 사도행전 앞부분에 그려지고 있는 초대교회는 교회가 ‘공유의 공동체’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며 “신간 <공유하는 삶이 아름답다>가 이러한 가르침에 순종해 그리스도인들이 십자가와 부활의 빛으로 사는 일에 의미 있게 사용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북 콘서트에 앞서 열린 예배에선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전 총장 조병수 목사가 ‘각 사람 위에 하나씩’(사도행전 2:1~4)을 주제로 설교했다.
그는 “이 책은 오늘날 교회와 신자, 그리고 세상을 향해서 ‘공유’의 삶을 살자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물질의 공유’는 가장 먼저 ‘영적 공유’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라며 “성도들이 성령을 받고 은혜를 받는 오순절적 체험을 할 때 진정한 성경적 의미의 공유를 실천할 수 있다”고 권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