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업계’ 최초 수상,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
좌절의 시간 이겨내고 크리스천 기업가로 ‘우뚝’
"1천억 매출 세계적 기업의 꿈, 직원들과 함께”
굴지의 기업이나 천재적 디자이너만 수상하는 것으로 알았던 독일의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를 국내의 한 작은 디자인 회사가 수상해 디자인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주로 병원 외관을 디자인하고 제작하고 있으며, 사옥도 부천 외곽지역에 위치해 있는 주식회사 드림디자인(대표:이승진)이다.
크리스천 기업가 이승진 대표는 28년 동안 관련 업계에 종사하면서, 하나님이 주신 꿈과 비전을 이루겠다며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디자인 분야에서도 하대 받던 간판 관련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꿈을 이번 수상으로 이룬 셈이다. 평소 ‘간판’이라는 용어보다 자신이 직접 만든 ‘사인(Sign)’, ‘사인업계’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이 대표는 자신이 하는 일에 누구보다 자부심이 크다. 그는 “기도하면서 작품을 출품했는데, 하나님께서 선물처럼 레드닷을 수상하게 하셨다”며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려드렸다.
“‘간판’이 아니라 ‘사인’으로 도전!”
독일 노르트하임 베스트팔렌 다지인센터가 주관해온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는 독일 IF와 미국 IDEA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손꼽힌다. 드림디자인의 출품작은 요양병원 산책로에 노인들을 위해 설치한 ‘보이스 사이지니’(Voice Signage)이다. 쉽게 말해 노인들이 안전하게 산책할 수 있도록 인체감지 센서와 음성안내 기능을 탑재한 새집 모양의 디자인 작품이다.
오는 11월 독일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공개될 예정이지만, 고령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사회적 여건과 친환경을 고려한 디자인적 요소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별히 이번 수상이 의미 있는 것은 국내 ‘사인업계’ 최초라는 점에 있다. 드림디자인은 주로 병원 사인 디자인을 주로 맡고 있다. 이번 수상 작품도 포항의 한 요양병원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발 빠르게 수상 소식이 알려지자 디자인 작업을 의뢰하는 병원들이 쏟아지고 있고, 협력을 제안하는 디자인 업체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간판쟁이’라고 낮게 여기던 것을 생각하면 이승진 대표에게는 격세지감이다.
“그동안 업계에서 저만 ‘사인’이라고 우겨온 거죠. 우리 디자이너들에게도 현장 시공이 아니라 현장 디자인이라고 강조합니다. 우리가 손을 대면 병원의 패러다임이 바뀐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어요. 우리의 디자인 결과를 보면 병원장님들 대부분 만족하십니다. 우리가 디자인하면 병원의 가치, 건물의 가치가 올라가니까요.”
이 대표의 자신감이 대단하다. 실은 드림디자인에 작업을 의뢰하면 일반적인 업체보다 비용이 더 드는 편이다. 하지만 만족도가 높다 보니 이미 일을 같이해본 병원장들의 추천으로 대부분 계약이 이뤄진다.
흔한 말로 비싼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재는 반드시 좋은 것을 사용한다. 이승진 대표는 하청업체에서 저가 물품, 재생 물품을 쓰는 모습을 보고는 아예 사옥 인근에 3층 건물을 임대해 제작 공장까지 차려버렸다.
“새벽에 혼자 기도하고 있는데 비용 부담을 이야기하는 원장님들 말씀이 갑자기 확 다가오는 겁니다. 울컥했습니다. 이분들이 돈 벌게 해드려야겠다는 마음이 가득 차니까, 소통도 잘 되고 계약까지 잘 되는 겁니다.”
“성장가도, 그러나 무너졌어요”
이승진 대표는 청년 시절 금식기도 중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며, 왠지 모를 이끌림에 간판 관련 디자인을 시작했다. 회사 이름 ‘드림’도 새벽기도 중 떠오른 이름이다.
창업 초기 성장가도를 달릴 때가 있었다. 하는 것마다 일이 잘 풀렸고 돈도 참 많이 벌었다. 그러나 어느 기업가든 부침이 있기 마련이다. 이 대표도 초심을 잃어버린 나머지 무너졌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무엇보다 신앙인답지 않았던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아리다.
“사업이 잘되니 거만해진 거죠. 일 핑계로 룸 사롱에서 술도 많이 마시고 눈 뜨면 호텔이었던 시기였습니다. 주일에만 크리스천이었어요. 그러다 회의 중 쓰러졌는데 일주일만에 병원에서 깨어났습니다. 잘 되던 사업도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말 그대로 회사는 망했고, 자신 때문에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죄스러운 마음에 죽겠다고 양화대교에 오른 적도 있다. 농약을 들고 아버지 산소도 찾아갔고, 자신을 괴롭히려고 6개월 노숙 생활까지 했다. 가정생활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게 됐고, 믿었던 사람들은 배신하고 등을 돌리며 떠나버렸다. 그래도 그 곁에서 죽지 않도록 지켜준 믿음의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마음을 다잡고 명맥만 남아 있는 회사로 돌아왔을 때는 단 한 사람도 남지 않았다.
“마음을 다잡고 우연히 지나다 들른 곳이 성만교회였어요. 점퍼 입은 사찰 집사님 같은 분에게 목사님을 뵙고 싶다고 했더니 자신이라는 겁니다. 20년 전 그렇게 이찬용 목사님을 만나 펑펑 울며 쏟아낸 후 제대로 신앙생활을 해오고 있습니다. 말만 신앙인 말고 실천하는 신앙인이 될 수 있도록 조언해주시는 제게는 친형님 같은 분입니다.”
“꿈꾸던 일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언제나 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녹록지 않은 일이다. 시시때때로 위기는 오지만, 이제 이승진 대표는 견고하게 하나님의 사람으로 서 있다. 비결이라면 기도에 있다. 지금도 집무실 한켠에는 틈이 날 때마다 무릎 꿇고 기도하는 작은 기도실이 마련되어 있다.
“제 특기가 금식하면서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쿵’ 하고 감동을 주시면 움직여야 한다고 우리 목사님이 말씀하곤 하시는데, 회사를 운영하면서도 늘 떠올리고 있습니다.”
이승진 대표가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목표는 부를 쌓는 데 있지 않다. 설립 초기 하나님과 사람을 위한 기업을 만들겠다는 포부는 여전하다. 코로나 기간 계약이 거의 성사되지 않을 때 수억원이 넘는 부채를 져가면서도 직원 30명 전후를 유지했다. 한달에 단 한 건의 일을 할 때에도 사람을 버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떠나는 직원에게 상처받을 때도 없지 않았지만, 오히려 다시 드림으로 돌아오곤 한다. 진심은 통하는 법이다. 하나님께서 새로운 사람들을 더해주면서 더 큰 비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라고 이 대표는 고백한다.
“저는 하나님의 일을 하고 싶고, 우리 직원들에게 경제적인 자유를 주고 싶습니다. 일반 업계보다 월급을 많이 주고 있는데, 실력에 맞게 연봉의 앞자리까지 바꿔주고 싶어요.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우리는 비전을 보고 함께 달려갈 것입니다.”
이번 레드닷 어워드 수상은 어쩌면 이승진 대표와 드림디자인이 꿈과 비전을 힘차게 나아갈 추진체가 될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 실은 누구도 이번에 수상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지 않아도 일감이 많은 상황에서 출품 준비까지 하면서 불만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언제나 꿈을 꾸는 ‘비저너리’(Visionary)이다.
이 대표는 “꿈꾸던 일이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모두의 동의를 구하면서 앞으로 나가는 건 불가능하지만 비전을 나누며 함께 우리 직원들과 꿈꾸고 싶다. 오프라 윈프리가 매일 3가지 감사를 쓴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 역시 매일 감사와 비전을 기록해왔다. 그 기도의 기록들이 지금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승진 대표의 명함과 드림디자인 사옥 곳곳에는 ‘하나님의 기적이 상식이 되는 회사’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크리스천 기업가로서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각오가 담겨 있다. 특별히 이 대표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이 더 당당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계약 단계에서 신앙인인지 물어본 후 그렇다고 하면 10%를 그 자리에서 할인해준다.
“우리 크리스천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격려해드리는 겁니다. 원장님들에게도 병원이 잘 되면 저처럼 누군가에게 해주시면 고맙겠다는 말도 전하고 있답니다.”
드림디자인 이승진 대표는 앞으로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하나님께서 레드닷 어워드를 수상하게 하신 만큼, 1,000억원 이상 매출을 달성하는 세계적인 디자인 기업, 연 100억 이상 공헌할 수 있는 크리스천 기업으로 성장하는 바로 그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