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 삶이 된 안경사…“6만 8천명에게 밝은 세상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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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 삶이 된 안경사…“6만 8천명에게 밝은 세상 선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4.06.25 17:4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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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크리스천’ ②수원 샤론안경원 최병갑 원장

성경에서 야고보는 ‘행하지 않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약2:17)’이라고 했다. ‘행함’을 통해 드러나는 믿음이 성도의 진짜 믿음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야고보의 고백처럼 자신의 신앙과 믿음을 말뿐이 아닌, 실천적인 매일의 삶 속에서 드러내는 이들이 있다. 본지는 그들을 ‘행동하는 크리스천’이라 칭하기로 했다. 두 번째 인물로 30년 동안 6만 8천개가 넘는 안경을 기부하고 소외된 이웃을 대상으로 무료 시력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샤론안경원’의 최병갑 원장을 조명한다.

육체의 눈을 넘어 ‘영의 눈’ 뜨게 하다

대개 사람들은 ‘나눔’에서 특별한 이유를 찾는다. 그러나 이미 ‘나눔’이 일상이 되어버린 이들이 행하는 나눔엔 대단한 이유가 없다. 그저 하나님께 거저 받았기에 기쁨으로 받은 것을 나눌 뿐이다. 수원 샤론안경원 원장 최병갑 장로(64‧수원중앙침례교회, 수원생명의전화 이사장)에게 나눔은 일상을 넘어 ‘삶’이 되었다.

수원 샤론안경원 원장 최병갑 장로는 30년 가까이 전국의 소외이웃과 노인,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무료 시력검사를 진행하고, 안경을 나누는 봉사를 실천해왔다.
수원 샤론안경원 원장 최병갑 장로는 30년 가까이 전국의 소외이웃과 노인,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무료 시력검사를 진행하고, 안경을 나누는 봉사를 실천해왔다.

1998년부터 30년 가까이 전국의 소외이웃과 노인,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아낌없는 안경 나눔을 펼쳐온 최병갑 장로를 지난 21일 수원 구운동 샤론안경원에서 만났다. 현재 그가 기증한 안경의 개수는 무려 6만 8천여개에 이른다.

그의 기부내역서에는 결식아동과 독거노인, 장애인, 해외 난민들을 위해 아낌없는 나눔을 펼친 이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처음엔 안경 기증 3만개를 목표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목표의 2배가 넘는 안경을 기부했다. 6만 8천여명에게 ‘밝은 세상’을 선물한 셈이다.

그는 지방의 산골마을을 다니며, 직접 시력을 검사해주고 안경을 선물한다. 그저 안경을 나누었을뿐인데, 흐린 눈으로 세상을 보았던 이들은 이제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된다. 여기에 복음까지 전하며 육체의 눈과 함께 ‘영적인 눈’을 뜨게 만들었다.

“교회 선교활동을 통해 자기 집 근처에 안경원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시력검사조차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이들을 만났습니다. 그런 이들 눈에 안경을 씌워주니 그동안 흐렸던 세상이 또렷하게 보인다며 감탄하는 모습을 보는 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습니다. 안경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길 때마다 세상을 밝힌다는 마음으로 섬겼는데, 이렇게 풍성히 베풀고도 잘 살아가는 것을 보면 하나님이 나누는 삶에 복을 주시는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이야 지방에서도 안경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가 처음 봉사활동을 펼친 1990년대 후반만 해도 지방 시골 마을에서 안경원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안경원에 가도 비싼 가격에 안경을 살 엄두도 내지 못한 노인들도 많았다. 그들에게 최 장로의 나눔은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일이었다.

서울에서 ‘밑바닥 영업’부터 시작

그의 나눔은 자신도 어려웠던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 아닐까.  충청남도 조치원에서 태어난 그는 7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가족의 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공부를 더 이상 하기 어려워 1978년, 열여덟의 나이에 무작정 서울에 올라와 구로공단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한 달 고생하고서 받은 돈은 고작 3만 원.

모태신앙인 그는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교회에 나가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안경 도매업을 하고 있었던 청년부 회장의 추천으로 처음 이 일에 뛰어들었다. 그러면서 영업의 자질을 키웠고, 사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나눔’에도 재미를 붙였다.

최 장로는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주일학교 교사로 섬기면서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눈이 밟혀 학용품도 기증하며 가진 것을 나누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그때부터 베푸는 삶이 시작된 것 같다”고 전했다. 당시 안경 도매업에 뛰어 든 그는 남대문에서 안경을 떼어 서울 시내 안경원들을 돌며 판매를 시작했다. 서울에서부터 경기도 의정부, 성남 곳곳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며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영업을 배웠다.

“서울 시내 안경원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신발이 닳도록 돌아다녔습니다. 10년 가까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영업을 뛰었고, 한 번은 겨울에 짐을 너무 많이 실어서 빙판길에 넘어져 사고가 났던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모두 저를 지켜주신 하나님의 은혜 덕분인 것 같습니다.”

‘나눔이 일상’이 된 안경사 이야기

최 장로의 나눔활동은 IMF 시기에 본격화됐다. 모두가 힘든 시기였지만, 꾸준히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안경원을 운영해온 결과 단골고객의 주문이 끊이지 않았고, 오히려 매출이 상승했다. “하늘에 상급을 쌓는다”라는 그의 신조대로 그가 받은 것을 이제는 베풀어야 했다.

1998년 수원역 노숙자와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안경을 맞춰주면서 처음 기증을 시작했고, 2004년 수원중앙교회에서 열린 ‘세계침례대회’에 선글라스와 안경테 7천여개를 나눈 것이 본격적인 나눔의 행보가 됐다. 그때부터 그의 나눔은 전국 방방곡곡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갔다.

교회에서 의료봉사활동, 이미용봉사, 선교활동을 통해 시력검사를 진행하고, 안경과 선글라스, 돋보기를 기부해왔다. 2004년부터는 몽골을 시작으로 필리핀,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베트남, 네팔 등 11개 미개발국과 낙도 오지국가에도 선교사를 통한 기부활동을 실천했다. 그렇게 기부한 것이 6만 8천개다. 기부영수증을 받은 금액만 해도 40억에 달한다. 차곡차곡 모아두었다면 서울에 작은 빌딩이라도 사둘 수 있는 금액이다.

최병갑 장로는 1998년부터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어려운 이웃을 대상으로 시력검사와 안경기증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의 행보대로라면 남는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의 곳간은 동이 나지 않는다. 쌓이는 대로 베푸는 그의 삶을 살피고 채우시는 하나님의 도우심 덕분이다. 안경을 기증하면서 행여 장삿속이라는 소문이 날까 모든 나눔 활동에 이름을 내걸지도 않았는데 전국에서 알음알음 소식을 접하고 안경 주문하는 이들이 많다.

안경을 시중가보다 30~5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도 고객의 발길을 끄는 이유다. 최 장로는 “도매업자로 오랫동안 일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물건을 더욱 저렴하게 납품받을 수 있다. 저렴하게 안경을 구입해 사용한 이들은 대를 잇는 단골이 된다”면서 “안경은 거품이 심하고 비싸다는 인식 속에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청년의 때에 유혹 견디기를”

타고난 강직한 성품은 그가 곁길로 새지 않도록 도왔다. 바쁜 와중에도 주일성수를 지키고 한결같이 성실하고 정직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이며 도매업계에서 신용을 쌓았다.

최 장로는 “도매업을 하면서 소매상에 물건을 납품했지만, 갚지 않고 외국으로 도망가버린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제가 누군가의 돈을 빚지고 갚지 않은 적은 없다”며, “돈보다 신의와 신용을 지키는 제 모습을 거래처에서도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영업일을 해왔지만, 그에겐 평생 술과 담배를 입에 대지 않는다는 철칙이 있다. 첫째는 신앙 때문이고, 두 번째는 술담배 하는 비용을 아껴 다른 이를 돕기 위함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흠이 되지 않기 위해 어떤 권세가를 만나도 술 한잔을 받지도 먹지도 않았습니다. 처음엔 공격도 받았지만, 일관되게 거절했더니 이제는 만나는 사람들이 알아서 술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크리스천으로서 저의 작은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본이 되길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그가 가진 것이 없어 나누기를 버거워하는 크리스천 청년들에게는 적은 돈이라도 우선 나눌 것을 제안했다. 그럴 때 나누는 습관이 생기고, 나눔의 손길이 모일 때 세상이 바라보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을 향한 시선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이제껏 계산 없이 베풀었더니, 하나님의 은혜로 더욱 채워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사람들은 술 담배도 하지 않고, 골프도 안 치니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안경 봉사하며 복음을 전하는 일이 얼마나 기쁜지 모르니 그럴걸요? 저를 사용해주시는 하나님께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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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기 2024-06-26 14:06:40
나눔 실천에 감사드립니다!

천선희 2024-06-26 08:48:38
존경스럽습니다.